1984년 출간되어 학계와 독서계에 선풍을 불러일으킨 저자의 역저 『한국근대사』 『한국현대사』를 전면적으로 증보하여 내놓은 통사(通史). 조선 후기부터 전두환·노태우 정권 시기와 문민정부의 등장까지 서술하고 있는 이 책들은 원저 출간 이후 10년간 축적된 역사학계의 업적과 그동안 이용할 수 없던 북한 학계의 연구성과까지 아우르면서 원저를 전체적으로 손질하여 증보한 것이다. 근대사 부분에서는 특히 문호개방 전후의 사회경제사 부분을 남북한 학계의 성과를 수용하여 대폭 수정했으며, 현대사 부분에서는 특히 일제시대...
“다행인 것은 이제 환자라는 걸 즐기는 지경까지 왔다는 것이다”
100만 크리에이터 ‘빵먹다살찐떡’, 양유진이 처음 고백하는 난치병 ‘루푸스’ 투병
오롯한 진심으로 당신에게 건네는 유쾌하고 담백한 응원
누군가의 오랜 아픔을 마주하는 일이 이토록 환하고 유쾌할 수 있을까? 마냥 해맑게 자랐을 것만 같았던 크리에이터 ‘빵먹다살찐떡’ 양유진의 첫 투병 고백 이야기다. 틱톡과 유튜브 채널 ‘빵먹다살찐떡’으로 수많은 이들에게 다정한 웃음을 선사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지금까지 마음속에 꼭꼭 숨겨두었던, 난치병 ‘루푸스’(만성 자가면역 질환) 투병을 고백한다. 작은 방에서 홀로 찍었던 영상이 많은 이들에게 닿아 100만이 넘는 구독자를 모으기까지 괜스레 이야기하지 못했던 지난날의 아픔을 책에 조심스럽게 담아냈다.
10년 동안 난치병 환자로 살아오며 생사의 갈림길마다 자신을 일으켜 세운 사람들의 털털하고도 다정한 사랑이 저자가 이 책을 쓰게 한 동기다. 남모를 아픔으로 남들과 조금은 다른 길을 가야 했던 어린 날, 삶의 곳곳에서 나타나 삶의 방향과 태도를 가르쳐준 사람들을 위해, 또 자신이 받은 응원을 누군가에게 다시 돌려주기 위해, 저자는 용기를 내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갑자기 불쑥 꺼낸 진지한 이야기에 멋쩍은 분위기가 될까 봐, 인기를 얻었다고 책을 내는 모양이 될까 봐, ‘빵떡’ 양유진은 밤을 지새우며 글자를 지우고 또 지우며 한 글자씩 꾹꾹 눌러 자신의 진심을 담았다.
그 진심 가득한 이야기들 속에서, 저자의 내면에 섬세하게 자리 잡은 수많은 사람이 선명하게 기록된다. 고층 항암 병동에서 입원했을 때 마주한 ‘갱스터 할머니’에게 꿋꿋한 삶의 태도를 배우고, 여행 중에 만난 동네 할아버지에게 고민의 힌트를 얻는다. 결국 살아갈 힘을 주는 것은 사람이라는 것을, 그 사람들과 함께 만든 꿈이라는 것을, 그 꿈을 통해 사람들과 함께 웃는 웃음이라는 것을, 이 책은 담백하고 진솔하게 당신에게 슬쩍 건넨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나’의 아픔에 대한 고백일 뿐 아니라, ‘나’를 살게 한 수많은 얼굴에 대한 기록이다.
수전 손택 이후 20년,
‘지금 이 시대의 고통’을 다루는 저널리스트, 김인정이 세계를 향해 던지는 뼈아픈 질문
“우리는 너무 손쉽게, 너무 많은 죽음을 본다”
2023년 8월, ‘칼부림’, ‘살인 예고’, ‘무차별 범죄’와 같은 키워드가 뉴스를 뒤덮었고, 충격적인 현장을 담은 영상과 이미지가 끝없이 유포되었다.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에서 벌어진 참사의 이미지를 소셜미디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목격한 지 채 1년이 지나지 않아 일어난 일이었다.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참사와 범죄를 실시간으로 목격한 사람들은 출퇴근길 지하철도 두렵다고 호소하고, 작은 소동을 흉기 난동으로 오인하여 대피하다 부상을 입기도 했다.
뉴스와 소셜미디어가 합세해 지금 전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생중계하는 시대, 전 세계를 연결하는 저널리스트 김인정은 수전 손택 이후 20년 ‘타인의 고통’을 다시 시대적 화두로 가져온다. 이제 타인의 고통은 단순히 연민과 대상화를 넘어 더 많은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을 위해 경쟁하는 ‘고자극 콘텐츠’가 되었다. 너무 많은 죽음을 지켜보는 ‘고통 구경하는 사회’에서 죄책감과 무력감은 필연적인 수순이다. 스마트폰이 희생자가 심폐소생술을 받는 모습을 담을 때, CCTV 화면이 범죄자가 흉기를 들고 사람들을 위협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드론 카메라가 지하차도에 시내버스가 잠겨 있는 모습을 비출 때. 이러한 장면들의 효용은 무엇일까? 고통을 보는 일은 그저 사회적으로 불안감과 공포심을 가중하며, 전 국민을 트라우마에 빠지게 할 뿐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이 고통을 바라보는 시선을 거둬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는 고통을 구경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가 아닌, 목격한 뒤 우리에게 해야 할 일이 아주 많다는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저자는 국내 재해 현장과 홍콩 시위 한복판, 광주 평화광장과 캘리포니아주의 마약 거리를 종횡무진하며 고통을 변화의 시작점으로 만드는 방법을 모색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함께 뒷이야기를 씀으로써 변화를 만들어내는 ‘공적 애도’라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우리의 ‘응시’는 어떻게 변화의 동력이 되는가. 이 책과 함께, 연민과 공감, 대상화라는 한계를 끌어안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차근차근 모색할 수 있다.
『고통받고 있는 영혼』은 정신질환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나 학문적인 이론이 아니라 정신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과 그 주변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를 통해 이들을 위한 실제적인 도움을 나누고자 한다. 저자 본인이 어머니의 정신질환으로 인해 고통받은 당사자로서 가족과 함께 이 고통을 어떻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