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일요일」이 언뜻 자아의 정체성 찾기라는 고전적인 주제를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게임 속 ‘나’는 여전히 게임 속 캐릭터에 불과하다. 언뜻 견고한 시스템의 틈새를 흘깃 엿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진실한 자아가 그 시스템 너머에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매트릭스의 틈새와 균열을 응시하면서도 쉽게 그 너머로의 도주를 감행하지 않는 것, 이것이야말로 「피의일요일」이라는 낯선 소설의 미덕이라고 할 수 있다.
2016년에는 한 인간의 죽음을 개인이 아닌 사회적 죽음으로 치환하고 현대사회에서 개인의 죽음이란 무엇인지, 남겨진 가족들의 존엄은 무엇인지를 묻는 김경욱의 《천국의 문》이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그동안 이미지를 구현하는 서사방식과 관념적이고 철학적인 사유를 기반으로 냉소적이고 희망을...
현실을 바탕으로 장르서사적 문법을 도입한 작품들!
2005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윤이형의 두 번째 소설집 『큰 늑대 파랑』. 지난 4년 동안 발표했던 작품들 중에서 단편 7편을 엄선했다. 표제작 <큰 늑대 파랑>은 재난 시에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등장하라는 주문을 받은 컴퓨터 프로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