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현실을 바탕으로 장르서사적 문법을 도입한 작품들!
2005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윤이형의 두 번째 소설집 『큰 늑대 파랑』. 지난 4년 동안 발표했던 작품들 중에서 단편 7편을 엄선했다. 표제작 <큰 늑대 파랑>은 재난 시에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등장하라는 주문을 받은 컴퓨터 프로그램...
윤이형의 작품을 리뷰하기 전, 윤이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작가이자, 작가였던 사람. 이상문학상 대상을 받았지만, 부당함과 불공정함이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어 절필을 통해 항의한 작가이다.
그녀의 작품은 SF나 판타지적 요소가 섞여 있다. 이 판타지적 요소는 단순히 관심을 끄는 용도로 소비되는 것이 아닌, 하나의 장치로 작용한다. 이런 문학작품은 대한민국에서 흔치 않기 때문에 신선한 작가라고 생각한다. 이제 그녀의 2011년 작품인 <큰 늑대 파랑>에 대해서 리뷰를 시작하도록 하겠다.
강사라, 아영, 김재혁, 이정희는 대학 동창이다. 그들은 컴퓨터를 통해 가상 이미지 ‘파랑’을 만든다.
윤이형 소설의 현실은 부정적으로 그려지는 것이 특징이며 그 속의 개인은 고통을 받는 존재이다. 사라, 재혁, 정희 포함해 이주노동자 록밴드‘다마이’멤버들, 권이사까지. 작중 인물들 모두는 현대사회에서 진정한‘자신은 없다. 그들은 사회가 요구하는‘형상’을 가지고 좀비처럼 주체성 없이 세상을 살아간다. 혹자들은 이 작품이 현대인들의 상실된 주체성을 보여주며 이런 모습을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는 것이 이 작품의 의의라고 파악한다. 하지만 우리는 과연 작품의 인물들을 비판해야하고, 그들에게 죄를 물어야 할까, 의문이 생긴다.
수업시간 발제에서는 글 전체의 통일성을 위해‘사회’보다는‘개인에 집중해“현대인들의 주체성 상실”로 주제를 선정했다. 하지만 본 서평에서는 그와 반대로‘사회’의 문제성, 특히 사회 계급에서 비롯되는 문제성에 집중해보고 이 소설을 무산자 소설로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