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사피엔스 한국문학 중.단편소설 시리즈 9권. 우리나라 근대 단편 소설의 개척자 김동인의 단편소설 4편을 담았다. 표제작 「배따라기」는 사소한 오해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혼자 방황하며 살아가는 사나이의 이야기를 그린 단편이다.
작가의 중요 작품과 작품별 해설, 작가의 작품 세계와 연보까지 작가의 모든 것을 한 권에 담아냈다. 작품의 최초 발표본과 작가 생애 최후의 판본, 그리고 가장 최근에 발간된 비판적 판본 등을 참조하여 텍스트에 최대한 정확성을 기했다.
또한, 청소년들이 작품 읽기에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작품의 표기를 다듬고, 지금은 쓰이지 않는 낯설고 어려운 낱말이나 난해한 구절 등에는 풀이를 두어 작품 감상에 부족함이나 애매함이 없도록 하였다. 최대한 편리한 독서를 위해 깔끔한 디자인으로 구성하였고, 실질적인 작품 해석, 창의적인 작품 감상을 돕도록 작품의 핵심 내용을 담아 일러스트를 제공한다.
1. 김동인 작가 소개
김동인은 1900년 10월 2일에 평양에서 태어났다. 소설가이자 문학평론가이다.
소설로 <배따라기> <감자> <명문> <광화사> <붉은 산> <운현궁의 봄> <광염소나타> <k박사의 연구> <수평선 너머>가 있다.
김동인 소설가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만든 동인 문학상이 있다.
2. 등장 인물
나 : <배따라기>의 화자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남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남자를 다시 만나려고 평양 여기저기를 다니지만 만나지 못한다.
남자 : <배따라기>의 주인공이다. 민요 배따라기를 잘 부르는 사람이다. 다혈질적인 성격으로 의처증 증세가 있다. 물론 아내를 사랑하긴 하지만 지나치게 의심을 한다. 걸핏하면 아내를 폭행했고 그러다 결국 아내를 죽게하고 동생을 떠나게 만든다. 남자 역시 고향을 떠나 이곳저곳을 떠돌며 후회하는 삶을 산다. 동생을 만나 화해하려고 하지만 만나지 못한다.
아우 : 남자의 동생이다. 형수와 불륜을 저질렀다는 오해를 받는다. 형수가 죽게 되자 고향을 떠나서 뱃사람이 된다. 동생 역시 배따라기를 잘 부른다.
아내 : ‘남자’의 아내다. 외모가 뛰어나고 친절한 성격이다. 그 때문에 동생과 불륜 사이를 의심받는다. 수차례 남편에게 폭행을 당하고, 자살하는 날도 남편에게 심한 폭행과 폭언을 당한다. 물에 뛰어들어 생을 마감했다.
소설 속 '나'는 어느 봄날 뱃놀이를 하다가 '영유 배따라기' 소리를 듣게 된다. 예사롭지 않은 실력이다. 배따라기는 춤의 일종으로 중국으로 가는 사신들이 배를 타고 떠나는 광경을 묘사한 것이다. 무대에 채선(궁중무용의 무구(舞具) 중 하나)을 갖추고 기생과 동기들이 춤추고 노래하면서 채선을 타고 떠나는 흉내를 내는 것으로 춤출 때 나중에 부르는 것이 배따라기다. 그 내용은 어부들의 신세타령이다.
'영유'라는 배따라기의 본고장에서 어느 원(고을 원님) 의 아내가 모든 부귀영화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뱃사람을 따라 바다로 떠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고 한다. '배따라기' 소리가 울려 퍼지는 곳이어서 슬프고 우울하게 만드는 곳 일수도 있고 소설의 결말이 비극으로 끝날 수 있음을 암시하는 복선일수도 있다.
김동인의 호는 금동 혹은 춘사이며 필명으로 금동인, 김시어딤, 동 문인등을 썼다. 1900년 평양에서 태어난 그는 일본 메이지 학원과 가와바타 미술 학교에서 공부를 했다. 이후 1919년에 한국 최초의 순문예동인지인 ‘창조’를 창간하고 단편 소설인 ‘약한 자의 슬픔’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그의 소설 특징은 경향성이 다양하다는 것인데 ‘감자’에서는 자연주의, ‘광염소나타’와 ‘광화사’, ‘배따라기’에서는 유미주의, ‘붉은 산’에서는 민족주의, ‘발가락이 닮았다’ 에서는 인도주의적 경향이 드러나는 다양한 경향의 소설들을 창작했다. 또한 한국어에서는 본래 발달하지 않았던 3인칭 대명사를 처음으로 쓰기 시작한 것도 김동인 작가다. 그는 염상섭과 사이가 안 좋았던 것으로 유명한데 앞서 서술한 염상섭과의 소설 논쟁 건도 그렇고 소설 ‘발가락이 닮았다’도 염상섭을 저격한 글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서론
‘배따라기’는 서도잡가의 대표곡으로 서도잡가란 평안도와 황해도 지방에서 불린 잡가이다. 김동인이 평안남도 평양 출생이라는 점을 미루어 볼 때 친숙한 소재임을 짐작할 수 있다. <배따라기>는 극동 김동인의 대표작이라 불리는 만큼 선행 연구가 많이 진행되었고 통설 또한 두텁게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통설은 허점을 최대한 방어하기 위해 중립성도 최대한으로 갖추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흔히 <배따라기>는 자연주의적 사실주의 계열에 속하는 작품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필자의 관점은 김동인이 집필한 <광염소나타>, <광화사>처럼 탐미주의적 특색이 짙은 작품이다. 따라서 작품을 형식과 내용을 나눠서 분석함으로써 본론을 통해 견해를 밝히겠다.
서도잡가
작품을 분석하기 전에 작품 제목인 배따라기가 서도잡가의 대표곡이라는 사실을 안 짚을 수가 없다. 평안도와 황해도 지방에서 불린 잡가인 서도잡가는 입창에 대하여 앉아서 부른다 하여 서도좌창(西道座唱)이라고도 한다. 서도잡가에는 <공명가>, <사설공명가>. <초한가>, <배따라기>, <자진배따라기>등이 있다. 서도 소리꾼들은 평양에서 많이 났다. 고종 때 허득선(許得善)과 그의 후배 김관준(金寬俊) 두 명창이 나서 이 두 사람에 의해서 오늘날의 모습으로 발전하였다. 그 외 종조, 김치성, 김주호, 곽풍, 최순경 등 많은 소리꾼을 배출하였다. 이러한 서도 소리꾼들의 주무대인 평안도에서 태어난 김동인이 작품의 제목을 배따라기로 선정한 간접적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작품의 화자인 ‘나’는 봄날에 빠져 유토피아를 꿈꾸다가 우연히 기자묘 근처에서 ‘영유 배따라기’를 듣는다. 노래를 쫓아 도착한 그곳에서, ‘나’는 한 ‘사내’를 만나 ‘배따라기’와 얽힌 기구하고 안타까운 사연을 듣게 된다. ‘그’는 지금의 남루하고 쓸쓸한 행색과 달리 19년 전에는 영유 고을 가까운 어촌 마을에서 가장 잘 살고, 배따라기도 빼어나게 잘 부르는 형제 내외와 가까이 살고 있었다. 또한, 형인 ‘그’는 어여쁜 아내가 있었다. 아내는 붙임성 있고 쾌활한 성격으로 누구에게나 친절히 대했다.
1919년 3월 1일, 한반도는 사람들의 만세소리로 가득 찼다. 사람들의 마음에는 만세뿐만 아니라 식민지 체제에 대한 불만도 가득 찼다. 그들의 문학은 독립을 열망하며 계몽이 아닌 다른 문학을 찾아 헤맸다. 동인지 시대에 접어들고 여러 동인지들이 탄생했다.
김동인은 대표적인 동인지 『창조』의 대표적인 작가이다. 인생의 한 면을 그려내며 이야기의 극적인 완결성을 가지고 문학이란 예술을 창조해내고자 했다. 또한 시점과 서술 방식을 통해서 개별적 인간의 주체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어느 봄에 나는 대동강으로 봄나들이를 갔다가 ‘영유’배따라기를 부르는 뱃사람을 만나고, 우연히 그와 얘기를 나누게 된다. 그리고 그가 왜 20년간 고향인 영유에 가지 않았는지를 듣고, 왜 ‘영유’배따라기를 부르는지 그에 관한 사연을 듣게 된다. 그는 동생 부부와 같이 살고 있었는데, 고기도 잘 잡고 서로 의지하며 잘 살고 있었다. 그는 질투심이 많은 성격으로 미인이었던 아내를 잘 의심했다. 특히 아내가 동생에게 잘 하는 것을 매우 못마땅하게 여겼고, 아내가 동생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것을 볼때는 아내를 때리기까지 하였다. 어느 날 아내가 동생과 한 방에 있는데, 방에서 옷매무새가 흐트러진 모습을 하게 되자 그는 격분하게 되고, 두 사람은 쥐를 잡느라고 그랬다고 변명을 하지만 그는 듣지 않고 두 사람을 내쫓는다.
이 소설은 액자식 구성을 띠고 있다. ‘나’라는 인물이 나들이를 왔다가 한 사내가 부르는 배따라기 노랫소리를 듣고, 그 사내와 만나 과거 이야기까지 듣게 된다. 조그만 어촌에 아름답고 성격 좋은 아내와 함께 살던 그는 열등감에 시달리며 살고 있었다. 그래서 아우에게 친절한 아내를 보면 시기하기도 했고, 폭력을 행사하는 때도 있었다. 어느 하루는 집에 돌아온 그가 아내와 동생이 함께 있는데다가 아내의 옷이 흐트러져 있는 것을 보고는 아내를 때리고 집에서 내쫓는다. 쥐를 잡느라 그랬다는 말을 믿지 않고 섣불리 행동했지만, 사실을 깨닫고 난 후는 너무 늦은 뒤였다. 아내는 바다에 투신하고 아우는 집을 떠났다. 괴로웠던 그는 아우를 찾아 배따라기를 부르며 떠난다. 몇 년간의 유랑 생활 중 한번은 아우를 만난 적도 있었지만 곧바로 헤어지게 되고, 또다시 그는 아우를 찾아 떠난다.
김동인의 대표작 배따라기는 1921년 창조에 발표되었다. 단편소설과 장편소설이 완벽하게 정의되지 못했던 시점에서 김동인은 이 작품을 조선 최초의 단편소설이라고 말할 정도로 기본 단편소설 분량과 흡사하다. 감자와 더불어 김동인의 대표작으로 알려져 있고, 작가의 자연주의, 유미주의 철학이 담겨있는 소설이다.
김동인의 작품에서 여러 차례 만나 볼 수 있는 액자 소설 형태로 화자인 내가 대동강의 경치를 구경 갔다가 배따라기 소리에 이끌려 만난 뱃사람의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뱃사람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자신의 사연을 말한다. 그는 좋은 집에서 아내를 만나 살고 있었다. 아내는 아름답고 금슬도 좋았지만 늘 다른 사람들에게도 호의를 보인 탓에 질투가 많았던 그는 아내에게 괜히 화를 내곤 했다. 특히 아우를 향한 친절에 과하게 분노해서 결국 둘이 쥐를 잡는 것을 정분이 난 것으로 오해해 크게 화를 냈다. 결국 아내는 집을 나가 며칠 뒤, 물에 빠진 주검으로 돌아왔고 아우도 집을 나가 보질 못했다.
미인을 얻은 자는 왜 편안할 수 없는가? 우선 이 짧은 이야기는 액자식 구성으로 전개된다. 작중 ‘나’가 서술하며 배를 타다 배따라기 노래를 부르는 사람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듣는 틀 안의 작품 구성이다. 소설이란 원래 있을 법한 이야기를 잘 발굴하는 것이기에, 사실성이 의심이 되면 작품성이 떨어지게 된다. 해서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액자 즉 이야기 속 이야기에 넣는 형식으로 구성했다.
화창한 봄날 ‘나’는 대동강으로 봄 경치구경을 떠난다. 이 것이 틀이며, 영유 배따라기를 부르는 사람을 만나게 되어 그의 이야기를 듣는데, 이것이 바로 액자 안의 작품이다. 조그만 어촌에 풍족하며, 배따라기 노래를 잘 부르는 형제가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