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김광순 소장 필사본 고소설 100선 시리즈. 「최현전」은 주인공 최현을 중심으로 그 부친과 아들에 이르는 삼대기 구조의 군담소설이다. 일반적인 고소설에서 주인공은 초왕이나 위왕 등으로 봉해지는 것으로 내용을 마무리한다. 그 왕비로 봉해지는 여인은 당연히 앞서 그와 결연했던 여인이다. 왕이 된 주인공이 그 땅에서 직접 나라를 다스리는 모습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물론이며, 그 지역 출신의 여자를 왕비로 삼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
그리고 작중에서 ‘6국’이라 불리는 나라들에 대해, 작자는 예로부터 중국의 변방에 있었던 이민족의 이름을 그대로 붙여서 오랑캐로 설정하였다. 그러나 작중인물의 태도와 말투. 생각, 작자 자신의 서술에서도 그 ‘오랑캐’에 대한 경멸이나 화이관(華夷觀)은 조금도 나타나지 않으니, 「최현전」은 더욱 특이한 고소설이다.
한때 고소설을 아동문학으로 간주하고, 그에 걸맞는 각색을 가해 재구성한 후 ‘전래동화’라는 이름으로 도서 시장에 내놓았던 일련의 소설들이 있다. 「최현전」의 마무리는 그 소설에서 간혹 나타나던, 현대적 사상이 바탕에 깔린 진행과 강조된 해피엔딩을 떠올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