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황순원 특유의 소설적 서정성과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 대표적인 단편 10편을 수록한 책. 1930년부터 동요와 시를 신문에 발표하기 시작, 이듬해 시 <나의 꿈>을 「동광」에 발표하며 등단한 황순원은 간결하고 세련된 문체, 다양한 기법적 장치들, 소박하면서도 치열한 휴머니즘의 정신, 한국인의 전통적인...
농사만 짓던 순박하고 선량한 덕재가 농민동맹 부위원장을 지냈다는 이유로 어릴적 단짝 동무였
던 성삼에게 총살감이 되어 끌려가게 되었을 때, 어이없는 자신의 상황에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덕재는 ‘아, 이대로’ 내 인생이 끝나는구나‘하며 체념하듯 삶을 끝내려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당시 6.25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많은 사람들은 이념과 사상이 뭔지도 모른 채 덕
재처럼 역사의 희생양이 되는 비극을 맞았을 것이다.
우리민족의 안타깝고 슬픈 어둠의 역사는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치유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작품
속에서는 성삼이,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남과 북으로 상징되는
성삼과 덕재가 싸워야할 이유가 없음을 깨닫고 절정 부분에서 우정을 회복하는 이야기로 이어져
밝은 희망 같은 걸 느끼게 했다.
성삼은, 덕재가 농민 동맹 부위원장이 된 것도 빈농의 자식인것
도, 맡겨진 직책도 알고 친구의 결백을 오해한 것에 부끄러워 했다. 그리고 동시에 가슴한복판이
환해지는 기쁨을 느끼게 되었다.
1. 줄거리
6.25 동란의 상처가 지나간 삼팔선 접경지대의 어느 마을에 성삼이가 돌아온다. 마을의 풍경은 그대로인데 그곳에 살던 몇몇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
임시 치안대 사무소로 쓰는 집 앞에 도착한 성삼이는 포승줄에 묶여 있는 어릴 적 단짝 친구 덕재를 발견하고 깜짝 놀라게 된다. 인민군이 다 철수한 상황에서 농민 동맹 부위원장을 지낸 덕재는 북으로 가지 않고 자기 집에 머물다 붙잡히게 된 것이다. 덕재가 곧 청단으로 호송되어 총살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말을 들은 성삼이는 자신이 청단까지의 호송을 자청하고 둘은 길을 떠나게 된다.
길을 가는 동안 성삼이는 어릴 적 덕재와 함께 혹부리 할아버지네 밤서리를 했던 추억에 잠기게 된다. 추억에서 깨어난 성삼이는 덕재에 대한 알 수 없는 적대감에 그 동안 사람을 몇이냐 죽였냐고 따지게 되지만 오히려 덕재는 성삼이에게 똑같이 반문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