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국문학 최고의 유산인 박완서를 다시 읽는 「박완서 소설전집」 제1권 『나목』. 1931년 태어나 마흔 살이 되던 1970년 장편소설 <나목>이 여성동아 여류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되면서 문단에 등단한 저자의 타계 1주기를 맞이하여 출간된 장편소설 <나목>의 결정판이다. 2011년 타계하기까지 쉼...
갓 20대로 들어선 소녀의 이상에의 동경과 잔인한 현실인식 그리고 그 속에서의 방황이 감각적으로 묘사되어 있는 본 작품은 주인공 ‘이경’을 통해 궁극적으로 젊음을 넘어 인생전체의 통찰을 이야기 하고 있다.
저자가 그리고 있는 이경은 어머니에 대한 애정의 갈구와 죄책감으로 전쟁의 희생양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면서도 은행나무의 노란 빛깔과 나무 위로 올려다 보이는 푸른 하늘의 색체를 보며 절망 속에서도 살아 있음에 행복해 한다. 또 피란 짐을 꾸리고 풀기를 반복하고 “화안한“ 이란 단어에 마음이 설레기도 한다. 저자는 이로서 작중 인물들이 겪고 있는 전쟁과..
<중 략>
이 소설은 전쟁이 한창이던 6.25전쟁 전후를 배경으로 한다. 저자인 박완서의 경험을 소설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이를테면 미군부대의 PX에서 점원으로 일했던 부분이라거나, 전쟁 중 오빠를 잃은 것, 길거리에서 사람들의 초상화를 그려주는 화가와 친하게 지냈던 부분 등이 소설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있다. 아마 박완서의 등단 작품이니만큼 더 자기자신을 그대로 드러낸 부분이 많았으리라고 추측된다.
소설의 전체적인 주제는 전쟁으로 인한 참극이다. 집이 무너지고 가족을 잃고 정신적으로 뭔가를 크게 잃어버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목>처럼 꿋꿋이 버텨내야한다는 것이 이 작품의 주제의식이라 할 수 있다. 나목은 문자 그대로 벌거벗은 나무를 뜻한다. 잎이 지고 가지만 앙상히 남은 나무. 보통의 나무들은 가을이 지나고 겨울에 접어들 때 이 상태가 된다. 겨울이 문학적으로 보통 무엇을 나타내는가. 춥고, 영양가없고, 견뎌내기 힘든 아무튼 온갖 부정적 수식어들은 다 들어가있는 계절이다. 그 반대는? 당연히 봄이다. 겨울이 지나면 반드시 봄이 온다. 나목은 그런 봄을 기다리는 나무다. 겨울이 한창이고, 절대 끝나지 않을 것만 같지만, 어쨌든 봄을 기다리는 그런 나무. 꿋꿋한 그 우직함이 바로 이 소설의 제목이자 주제의식이다. 그럼 작품 속에서 나목이 가리키는 인물을 대체 누구일까? 여주인공 이경(보통은 경아라고 부른다)의 시선에서 바라본 화가 옥희도 씨다.
박완서의 "나목"은 1970년에 발표된 소설로, 한국 전쟁 직후의 혼란스러운 시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이 소설은 박완서의 자전적 요소가 강하게 반영된 작품으로, 전쟁의 상처와 그로 인한 인간 내면의 고통을 깊이 있게 그려낸다.
"나목"의 주인공은 화가를 꿈꾸는 여성, 경화다. 경화는 전쟁으로 인해 가족을 잃고 서울에서 혼자 살아가며, 전쟁의 상처와 혼란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전쟁이 끝난 후 경화는 생계를 위해 미술 작품 복사 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녀는 삶의 불확실성 속에서 예술을 통해 위로받고자 하지만, 자신이 처한 현실의 무게에 눌려 예술적 열정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한다.
경화는 그러던 중, 미술계에서 이름을 날리던 화가이자 현실주의자였던 중견 화가 이형식을 만나게 된다. 이형식은 전쟁의 비참함과 인간의 고통을 작품에 담아내는 화가로, 경화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형식은 경화에게 예술적 영감을 불어넣지만, 동시에 그의 냉소적이고 현실적인 성격은 경화에게 혼란을 안겨준다. 경화는 이형식의 영향을 받아 예술적 정체성을 찾으려 하지만, 그와의 관계 속에서 복잡한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진다.
이형식과의 관계를 통해 경화는 예술의 가치와 인간의 고통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이형식은 경화를 통해 자신의 예술적 영감을 얻고, 경화 역시 이형식을 통해 예술가로서의 성장을 경험
박완서는 전쟁, 여성 문제, 노년 문제 등의 사회적 문제를 지극히 사적인 영역에서 간접적 방식 으로 접근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나목>은 1970년 여류장편소설공모 당선작이자 박완서의 첫 소설로, 위의 사회적 문제 중 한국 전쟁을 대상으로 서민 여성에서 증언한 작품이다.
<나목>의 결말은 이경의 입장에서는 비극적이다. 그 이유는 두 가지 측면에서 설명될 수 있다. 먼저, 에필로그가 시작되는 대목에서 이경은 쓸쓸함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다음 구절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창밖 공기가 좀 더 찰 뿐, 바람은 이미 멎어 있었다. 그러나 나는 몸을 으스스 떨고 춥디추운 아우성 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것은 어쩌면 나무들의 울음이 아닌 은밀한 곳에서 울려오는 또 하나의 나의 몸부림 소리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남편 태수가 미처 소유하지도 상처내지도 못한 또 하나의 나. 그의 체온이 끝내 데울 수 없었던 또 하나의 나
이경의 쓸쓸함 기저에는 가을의 찬 바람이라는 계절적 배경도 있지만 보다 눈에 띠는 것은 ‘남편 이 소유하지도, 상처내지도 못한 또 하나의 나’이다. 이경이 직접 말하는 다른 나는 무엇을 지칭 하는 것일까? 이 글에서는 그것을 ‘전쟁 이전’의 이경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이경은 이 대목에서 는 우울한 여성으로 비춰지는 것과 달리 회상적 대목에서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박완서 작가의 데뷔작이자 작가 스스로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던 소설 나목은 박수근 화가를 다루면서 작가가 직접 겪기도 했던 전쟁 중의 고통을 그대로 표현한 이야기다. 작가의 다른 작품에서는 작가의 실명을 그대로 쓰면서 자전적 경험을 강조했는데, 이 소설에는 누구의 실명도 거론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작가가 여러 번 밝혔듯 미군 부대에서 일할 때, 화가 박수근을 처음 만났고 그에 대한 평전을 쓰고 싶었지만, 그와 알고 지낸 기간은 1년 남짓이라 잘 알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소설로나마 그 인물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소설에는 미군 부대 초상화부에서 영업을 하는 이경과 옥희도를 비롯한 화가들이 등장한다. 이경은 화가들은 환쟁이라고 낮춰 부르며 예술가 취급 하지 않지만, 어쩐지 옥희도씨는 예술가로 느껴졌고 그가 정말 진지한 화가라는 걸 알자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예의를 갖추게 된다.
6.25 전쟁 중에 폭격으로 두 오빠를 잃은 ‘나’는 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미군 부대 안의 초상화 가게에서 일하게 된다. 외로움과 절망감에 빠져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나’는 어느 날 초상화 가게에 일하러 온 옥희도를 만나게 된다.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옥희도의 황량한 분위기에 ‘나’는 매력을 느끼고 그를 사랑하게 된다. 그림을 그린다는 이유로 옥희도가 가게에 나오지 않자, ‘나’는 그의 집을 찾아가고 거기에서 고목이 그려진 그림을 보게 된다. 두 사람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나’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 미군 부대 전기공이었던 황태수와 결혼한다. 6.25전쟁이 끝나고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나’는 옥희도의 유작전에 가서 자신이 전에 보았던 나무 그림이 고목이 아니라 나목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도서정보 박완서, 『나목』, 세계사, 2012
책의 핵심 구절 [인용 구절] p.83
“그의 두 팔이 내 양어깨를 다정하게 감싸는 것을 느끼자 나는 더욱 세차게 흐느끼며, 오열하는 쾌감에 몸을 맡겼다.”
핵심 구절인 이유 ※ 인용 이유(200자 이상)
주인공 이경은 화가 옥도희와 대화 도중 오열한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하다 설움이 복받친 것이다. 이경은 옥도희를 어떻게 대하고자 했던 것일까? 그녀는 이후에도 옥도희의 작품에 매료되어 그것을 그린 옥도희를 사랑과 존경이 섞인 감정을 지닌체 대한다. 그의 아내에게 질투심으로 느꼈으며, 옥도희가 회장에 나타나지 않자 걱정하기도 한다.
‘나목’은 박완서 작가의 장편소설로, 전쟁 직후 한국 사회의 모습을 담고 있다. 작품에는 이경이라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녀는 옥희도라는 화가로부터 예술 혼을 이어받는다. 경아는 오빠 대신 미군 부대 PX에서 초상화를 그려주며 생 계를 유지하지만, 곧 그곳에서도 쫓겨난다. 이후 서울역 근처 여인숙에서 지내 며 밤마다 몰래 화실에 들어가 그림을 그린다. 그러던 중 우연히 고옥희라는 여성을 만나게 되고, 둘은 서로 호감을 느낀다. 한편, 가난 때문에 아버지에게 서 버림받은 옥희도는 여자친구였던 명자와도 헤어지게 된다. 그러다 미8군 무 대에서 가수로 활동하던 오란씨 여사(오경아)를 만나 함께 살게 된다.
6.25 전쟁 시절 참담한 시대적 상황이 박완서 작가의 작품에는 잘 녹아들어 있다. 6.25 전쟁을 직접적 배경으로 하지 않은 작품이더라도 사상과 배경 중 6.25 시대상을 녹여내는 것이 박완서 작가의 특징이라고 생각하였다. 작가가 작품에 녹아들어야 좋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나목>의 배경은 아직 전쟁 중인 서울의 시내이다. 소설의 화자이자 주인공은 이경이라는 스무 살의 여성이다. 이경은 어머니와 단둘이 폭격으로 한쪽이 무너진 집에서 살아가며, 생계를 위해 PX의 초상화부에서 일한다. 그곳에서 이경이 미군들과 화가(환쟁이)들 사이를 통역하여 그림 의뢰를 받는 것이다. 이름이 외자이고 어린 나이인 편이라, 그곳에서 사람들에게 ‘경아’라고 불린다. 전쟁으로 대학을 가지는 못했지만 입시를 준비하며 영어를 어느 정도 하기 때문이다.
아직도 포탄 혹은 폭격 소리가 들려오는 전쟁 중인 불안한 도시, 이경을 둘러싼 분위기도 위태롭다. 물론 비교적 보수 좋은 일자리를 얻어 생계를 꾸려나가지만 그녀의 마음에 어두움을 드리우는 것은 그녀의 어머니와의 관계다. 그녀의 어머니는 무슨 일론가 정신을 거의 놓은 상태이며 하나 뿐인 딸 이경에게도 무심하다. 이경에는 혁이와 욱이 오빠라는 두 오빠가 있었으나 모종의 이유로 이제 그들은 존재하지 않으며 그 사실이 두 모녀의 지금의 냉랭한 분위기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첫 장을 통해 암시된다.
2.
PX의 초상화부에 새로운 화가가 들어온다. 바로 옥희도 씨다. 다른 환쟁이들과는 달리 옥희도 씨는 예술 세계에 있어 이미 일가를 이룬 화가이다. 이런 직장은 처음이라는 그는 아마도 전업 예술만 하다가 생계에 쫓겨 이 길로 들어선 모양이다. 순수하고도 점잖은 모습 등 다른 환쟁이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분위기에 이경은 점점 옥희도 씨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3.
PX의 과저점에서 일하는 다이아나 김과의 대면이 등장하는 장이다. 주인공이 다이아나 김을 대하는 감정은 다소 복잡하다. 다이아나 김은 돈 많은 미군을 사귀어 결혼을 하려고 마음먹고 있다. 영어가 짧은 그녀는 이경에게 대신 연애편지를 써달라고 부탁한다. 그런 다이아나 김을 이경은 속물적이고 천박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