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팔만대장경의 경판을 검토하던 중 경판에 새겨진 십자가를 발견하면서부터 시작한다. 십자가가 경교(기독교)를 상징한 다는 것을 깨달은 수기 도승통은 신성한 대장경을 사특한 경교로서 흐려 놓으려한 경판을 새긴 각수장이, 김승에 대해 분노와 괘씸함을 감추지 못한다. 수기 도승통은 자신의 제자인 지밀 승정을 감찰로 보냄으로서 김승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 했다. 지밀 승정의 감찰 길은 쉽사리 이루어 지지 않았다. 강화도를 벗어나 개경에서 본 것은 버려진 백성들의 참혹함 이었고, 무력한 황실과, 불교의 부패였다. 무신정권이 강화도 천도를 실행함으로서, 더욱 노골적인 몽고의 침략을 받아 고려의 땅은 황폐했다. 몽고의 무리한 공물 요구로 민심은 흉흉했고, 황실은 최씨 무신정권의 눈치를 살펴야 했다. 하지만 전란 중에도 유일하게 최씨 무신정권과 그 지지를 받은 불교계만은 호의호식한다. 이 때, 불교계는 몽고의 침입으로 불타 없어진 초조대장경을 다시 제작 하고 있었는데, 불법의 힘으로 몽고의 침입을 막고자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