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b통섭학자 최재천 교수가 먼저 맛보고 권하는 56가지 책 요리의 향연
《과학자의 서재》에서 못다 한 최재천 교수의 맛깔나는 책 이야기! /b
책 읽기를 즐기며, 책 쓰기를 게을리하지 아니하고, 책 모으기에 열심인 우리 시대의 지식인 최재천 교수. 그가 자신의 저서 『과학자의 서재』에서 못다 한 ‘책’ 이야기를 모아서 『통섭의 식탁』에 푸짐하게 차려냈다. 저자는 요즘 취미 독서에만 빠져 있는 젊은이들과 지적인 자극을 받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기획 독서’를 제안한다.
경제학자인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은 경제학을 요리와 버무려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다. 경제학은 간단한 거래에서부터 연금에 이르기까지 우리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므로 경제학은 좋건 싫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는 의도로 독자들이 읽기 쉽도록 쓴 역작이다.
이번에는 동물학자로 익히 알려진 최재천이다. 그의 독서는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넘나들고 있는 탓에 그의 생각은 깊고도 넓다. 이런 다양한 독서로 인해 그는 평소에 여러 책에 서평을 쓰고 있다. 서평은 책의 내용을 꿰뚫어보지 않고서는 쓸 수가 없다.
<통섭의 식탁>은 이러한 그 동안의 서평들을 간추린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의 서평을 저자 나름으로 분류하고 이를 몇 개의 영역으로 묶어 이를 식탁에 차려내 놓았다. 음식을 먹을 때는 먹는 사람의 기호에 따라 젓가락이 가는 법이다.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밥과 함께 여러 반찬을 고루 입에 넣고 씹으로 입안에서 버무려 먹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리 대접에 여러 반찬을 고루 넣고 비빈 다음 먹는 것이다. 어떻게 먹든 음식들은 서로 섞이게 마련이다.
그 섞임이 맛의 오묘한 조화를 가져온다. 저자는 이를 통섭이라고 부른다. 통섭은 그가 처음으로 제안해서 우리 사회에서 한때 지적 돌풍을 일으켰던 용어다. 이제 나는 그의 상차림을 둘러보면서 군침을 삼킨다.
곧 맛있게 밥을 비벼먹을 작정이다. 먼저 추천 메뉴로 눈길을 보낸다. 강한 향이 코끝을 자극하며 입맛을 돋우더니 달큼 쌉쌀한 맛이 군침을 돌게 한다. 거기에 별도로 차려진 애피타이저는 무려 여덟 가지나 된다.
어떻게 골라도 다 맛이 있을 것 같지만 그러다 배가 먼저 불러버리면 메인 요리를 먹을 때 식욕이 갑자기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래서 가급적 애피타이저를 몇 가지로 나누고 그에 따라 메인 요리를 맞추기로 했다.
왜냐하면 메인 요리 또한 너무 풍성하기 때문이다.
‘통섭의 식탁’은 최재천 교수님께서 직접 추천하신 음식 중 일부를 소개하는 책이다. 저자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섭렵하여 얻은 통찰력으로 여러 가지 음 식을 맛있게 요리해서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과학자답게 생물학, 진화론, 생태 학, 사회생물학, 유전학, 뇌과학, 분자생물학, 신경과학, 인지심리학, 행동경제 학, 동물행동학, 문화인류학, 역사학, 지리학, 철학, 종교학, 미학, 음악, 미술, 건축, 디자인, 영화, 사진, 무용, 연극, 스포츠 등등 정말 많은 분야의 지식을 총망라했다. 특히나 흥미로운 부분은 한국음식문화사였다. 김치부터 비빔밥까 지 한식 세계화 프로젝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잘 정리되어 있었다.
셰프 추천 메뉴는 선입견과 조금은 다른 이야기를 한다. 과학을 모든 것이 숫자로만 표현되어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역사 과학이라는 분야도 존재한다. 동물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들의 정신력이 할 수 있는 일들은 무엇인지, 요리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같은 주제에 대해 설명한다. 에피타이저와 메인 요리는 사람들과 동물 행동을 주로 제시한다. 하인리히는 경쟁을 피하는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삶을 영위하면서 예리하게 주변을 관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는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는데 그것은 남성과 여성의 차이이다. 남성은 많은 개체에게 자신의 유전정보를 퍼트리려 하고 암컷은 가장 우수한 형질의 자식을 생산하려 한다. 피를 나눈 형제라고 하지만 그 형제들끼리 종종 서로 투쟁을 한다는 것도 흥미롭다. 유전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디저트는 저자의 의견을 주로 제시한다.
- 진리의 행보는 우리가 애써 세운 학문의 구획을 자유로이 넘나들지만, 우리는 학문의 울타리 안에 갇혀 진리의 옆모습 또는 뒷모습만 보고 있다. 나는 이제 학문의 국경을 넘을 때 여권이나 비자를 검사하는 거추장스러운 입국 절차를 생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창의성에는 애당초 경계라는 게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 창의성이란 통합적 사고와 상상력에서 나온다.
창의성도 훈련이다.
- 지속가능성이란 이 지구가 우리 세대가 쓰고 난 다음 오나전히 소멸하거나 원상태로 복구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우리 다음 세대가 이어받아 살아야 하는 곳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다음 세대의 행복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개발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책을 읽기 전에 ‘통섭의 식탁’이라는 문구에 대해서 쉽게 이해가 가지 않아서 통섭이라는 단어에 대하여 먼저 찾아보았다. 통섭이란 ‘막힘이 없이 여러 사물에 두루 통함, 서로 사귀어 오가다’라는 뜻으로 사용되는 단어였다. 통섭이라는 단어에 식탁이라는 단어가 붙은 ‘통섭의 식탁’, 책 표지에 풍성한 지식의 만찬이라는 문구를 보니 책 내용을 간단히 예상할 수 있었다. 수많은 지식들을 두루두루 소개한 다음 그것들의 공통점을 파악하거나 함께 사용하는 방법과 사례들을 적은 책이라고 생각했고,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책 내용은 내 생각과 꽤 비슷했다.
이 책은 문과를 졸업하고 사회복지학과로 온 학생들이 읽기에는 조금 생소하고 어려운 내용일수도 있다. 과학에 관한 내용들이 많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도 연구, 과학, 유전, 학자 등과 같은 단어들이 많이 등장하고 주를 이루고 있었다.
「통섭의 식탁」 독후감
OECD 가입국 들 중에서 한국 시민들의 독서량이 제일 낮은 편에 속한다는 것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정부나 사회단체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독서를 권장하고 있지만 바쁜 현대인들에게 독서는 사치일 인 경우가 많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서인지 최근 들어 독서를 통해 인문학적 소양을 길러야 한다고 권하는 책들이 서점에 많이 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이화여대 최재천 석좌 교수가 내놓은 이 책 또한 다양한 분야의 양서들을 소개하면서 독자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권유하고 있다. 미국의 명문대학교인 하버드에서 수학하면서 그는 세계적인 학자 에드워드 윌슨의 제자가 되었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연결해서 지식의 통합을 꾀하는 ‘통섭’이론을 주창했던 에드워드 윌슨에게 저자는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국내에서 통섭학자로도 유명한 그가 이 책을 통해서 말하고 싶은 핵심 또한 바로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통합이다. 통섭이야말로 미래 사회에 꼭 필요한 21세기 형 인재들에게 요구되는 자질이며, 이 자질은 기획독서로 길러질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 책은 그런 기획독서를 할 때 읽으면 좋은 책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책의 제목처럼 식탁위에 차려진 음식으로 비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