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떨어져 지내던 ‘나'는 어느 날 대구 장관동이 마당 깊은 집에서 가족과 함께 살게 된다. 이 집에는 주인집을 포함해서 모두 여섯 가구가 살고 있었다. ‘나'는 삯바느질로 가족을 부양하는 어머니를 도와 신문 배달로 약간의 돈을 벌지만 형편은 나아지지 않는다. 그러던 중, ‘나'는 주인집에서 벌어진 크리스마스 파티를 구경하고 온 일로 어머니에게 심한 꾸지람을 듣고 가출하게 된다. 그러나 역으로 찾아온 어머니를 따라 귀가한 ‘나'는 어머니의 사랑을 느끼며 예전보다 열심히 어머니를 돕는다. 얼마 뒤 마당 깊은 집에 같이 모여 살던 정태 씨는 월북혀려 했다는 혐의로 징역을 살게 되고, 아래채를 허물겠다는 주인집의 말에 세 들어 살던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진다
김원일의 『마당이 깊은 집』은 한국전쟁 전후를 배경으로 쓴 소설이다.
한국전쟁은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최대 비극이다. 우리 사회는 한국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세대와 경험한 세대가 함께 살고 있다. 그래서 여러 갈등이 많은 것 같다. 나는 한국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세대이기 때문에 한국전쟁이나 그 후유증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한반도는 전 세계의 어느 나라보다 격동의 20세기를 지내온 파란만장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제는 지나치게 많이 사용해서 상투적으로까지 들리는 “격동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이 다. 우리 근·현대 소설에는 그런 역사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이러한 아픈고 서글픈 역사와 이러한 역사 속에서 그 아픔과 슬픔을 고스란히 감당해야만 했던 서민들의 어려운 삶들. 이러한 역사 속 감정들은 우리 세대들이 공감하고 느끼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에 우리는 역사책을 읽으며 큰 흐름만을 짚어볼 수 있을 뿐이다. 그 시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한 진정한 감정을 느끼고 전달 받으려면 그 당시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소설이나 영화, 혹은 연극과 같은 예술작품을 통한 '공감'이 필요한 것이다. 나는 현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이 우리 윗세대가 격었던 힘든 고난의 역사를 지나오면서 가져온 역사의식에 동조해야한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표지부터 마음에 들었다. 원고지에 만년필로 쓴듯한 소설, 그리고 그 글에 화살표로 다른 내용을 넣고, 때론 지우고 퇴고한 흔적들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요즘 세상에 원고지에 글을 쓰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고 하겠지만, 컴퓨터와는 다른 느낌과 기분이 원고지에서는 난다. 사람이 쓴 듯하고, 사람을 위해서 쓴 듯 한 그런 냄새. 그래서 나는 이 책의 표지부터가 좋았다. 다음으로 ‘마당 깊은 집’에 애착을 가지는 이유는 내가 대구 시민이어서 일 것이다.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기도 한 이 소설의 내용엔 유난히 대구의 지명에 관련된 내용이 많다. 수성교 라든지, 칠성시장, 경북대학교, 수성중학교, 달성공원 등.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곳곳을 책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고, 지금은 너무나 변해버린 도시를 1950년대에는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알 수 있어서 더 정이 갔는지도 모른다. 소설이 대구 사투리로 쓰여 진 것도 한 몫을 했는데, 내가 혹 서울이나 전라도 사람이었다면 이 소설을 읽으면서 한 장에 한번 꼴로는 고개를 갸우뚱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대구 시민으로서 작가가 처음 의도한 대로 어느 것 하나 보태지도 빼지도 않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
‘나’의 가족이 세 들어 살고 있는 ‘마당 깊은 집’은 주인집을 포함하여 여섯 가구가 살고 있다. 주인집은 8명이 살고 있는데 경북 의성군에서 여러 대에 걸쳐 알려진 토호 집안이다. 삯바느질로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돕기 위해 ‘나’는 신문배달원을 하지만 딱히 형편이 나아지지 않는다.
6·25 전쟁 직후 마당 깊은 집에 사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낸 작품이다. 사회주의자 아버지가 월북 후 실종된 길남이네, 퇴역장교이자 상이군인인 준호아버지, 평양에서 피난 와 월북 미수로 체포되는 정태씨, 일제 시절 요직을 거친 주인집 사람들은 당대 사회를 압축해서 보여준다. 6·25 전쟁의 처참한 잔해와 더불어 현대사회에서 생각해봐야 할 모습들(특히, 가족의 소중함과 전쟁이 낳은 참혹한 이면)까지 날카롭게 보여준다.
사람과 마음을 잃어버리다. :: 6·25 전쟁으로 바라본 전쟁과 삶
인류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 가지를 고르라 한다면 단연 전쟁이다. 남의 것을 탐내서, 남을 미워해서 전쟁은 끊임없이 발생했다. 역사는 승자가 쓰는 기록이며, 승자의 이야기라 한다. 승자는 돈과 명예, 권력을 얻는다. 그렇다면 승자들은 전쟁이 끝난 뒤에 마냥 행복했을까? 어쩌면 돈과 명예보다 더 큰 사람과 마음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전쟁에는 승자가 없다. 하지만 성숙하지 못한 우리 인류는 수차례의 전쟁을 반복하고 후회하는 것을 계속하고 있다.
전쟁이 사람들 다 버려 놓았이오 –132p
살인 사건으로 비단 신문이 잘 팔린다는 이유만이 아니라 내 마음 또한 어머니 말처럼 더러운 세월에 세상을 살아내기가 하도 지겨워, 숨바꼭질할 때 숨은 아이가 술래에게 말을 않고 그냥 집으로 가버리듯, 순경이 아무리 기를 써도 범인을 잡지 못하게 되기를 바랬다. -80p
전쟁 직후 사람들의 삶은 어느 때보다 더 빈곤하고 처참해졌다. 남의 것을 몰래 훔쳐 생계를 꾸리기도 하였다. 어쩌면 지금 당장의 삶을 살아가기 위한 방법이었겠지만, 비굴한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때로는 정직한 사람이 바보가 되는 악순환 속에서 끊임없이 갈등했을 것이다. 아마 살인사건으로 신문이 잘 팔리던 길남이도 그러한 마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저 말을 곱씹어서 이해하려 하면 할수록 느껴지는 게 있다면, 전쟁으로 인해 마음까지도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한다.
→주인공이 어머니께 받은 내복은 면으로 짰다고 나와있고 우리나라에 합성섬유가 들어온 60년대 중반 이전이므로 순수한 천연 면으로 된 소재일 것이다.
스테이플 섬유인 면의 특성상 부드럽고 함기성이 높아 소설의 배경인 추운 날씨에 보온성을 높일 수 있었을 것이다.
면섬유는 셀룰로오스분자의 기본 단위에 3개의 수산기를 가지는 친수성 섬유로 흡습성이 우수하여 피부가 쾌적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도와주므로 내복을 만들어 입기에 적합하다.
면은 강도가 중간 정도이고 초기탄성률이 커서 강직한 섬유임에도 불구하고 무릎과 팔꿈치 부분이 닳은 것은 누나에게 물려받을 정도로 오랜 시간 사용하면서 신체나 주변의 물체와 마찰이 반복되어 마모강도가 작은 편인 면섬유가 마모된 것으로 생각된다.
주인공의 경제 상황으로 보아 코마사가 아닌 카드사일 것이고 광택은 적을 것이다.
합성섬유와 혼방하거나 방추가공을 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므로 형체의 변형과 구김이 많이 생겨 탄성회복성이 좋지 않은 면섬유가 엉덩이 부분이 늘어났다가 완전하게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6.25는 한국에 일어난 비극중의 비극이다. 우리사회에서 6.25를 경험해보지 못한 세대와 6.25를 경험해본 세대가 함께 뒤섞여 살고 있다. 그래서 갈등도 많이 일어나는 것 같다. 나는 6.25를 경험해보지 못한 세대이기 때문에 6.25 전쟁이나 전쟁 직후의 참상에 대해서는 거의 모른다고 할 수 있다. TV나 드라마, 영화속에서만 그려진 낭만적인 모습은 절대로 아닌것 같다. 김원일 작가님의 <마당 깊은 집>은 이러한 6.25 전쟁 직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원일 작가는 이 6.25를 직접 경험했고, 그것을 자전적인 소설로 그려낸 것이 이 <마당 깊은 집>이라고 한다. 그만큼 고생을 많이 겪으신 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