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과학사와 과학철학을 뛰어넘어 인문학, 사회과학, 예술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는 과학의 진보가 누적적이라는 종래의 귀납적인 과학관에서 벗어나 근본적으로 과학적 지식의 발전이 혁명적이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과학혁명들 사이에서 과학자들이 통상적으로 수행하는 안정된 과학활동을 가리켜 정상과학이라고 규정하고, 이러한 정상과학은 '과학자 사회'는 패러다임에 의존한다. 쿤이 말하는 과학혁명이란 정상과학이 심각한 이상현상들의 빈번한 출현에 의해서 위기에 부딪혀 붕괴될 때 일어나는 현상으로서, 그 결과는 새로운 정상과학의 출현을 가져온다.
1. 책과의 첫 만남 그리고 나의 기대
토머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는 학창 시절 과학철학 수업에서 처음 접한 책이다.
당시에는 어려운 내용과 낯선 개념에 머리가 아팠지만, ‘과학의 발전은 단순한 축적이 아니라 근본적인 변화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핵심 아이디어는 내 마음속 깊이 남았다.
나에게 이 책은 단지 과학에 관한 이론서가 아니라, 삶과 사고방식의 변화를 이해하는 열쇠처럼 느껴졌다.
왜냐하면 내 삶 역시 여러 차례 ‘패러다임 전환’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서론: 과학혁명의 구조와 패러다임의 개념
토머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는 과학의 진화와 발전에 관한 기존의 이해를 뒤흔드는 획기적인 이론을 제시한다. 쿤은 과학의 발전이 단순히 누적적인 지식 축적이 아니라,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주장한다. 그는 과학사와 과학 철학에서 ‘패러다임’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며, 과학 혁명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그리고 그 혁명이 과학 공동체의 사고 방식과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쿤이 말하는 '패러다임'은 특정 시대의 과학자들이 공유하는 이론적 틀을 의미한다. 이 패러다임은 그 시대의 과학자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실험을 설계하는 방식, 그리고 그들의 이론을 어떻게 실험적 결과와 일치시키는지에 대한 규범을 포함한다. 패러다임이 안정적일 때 과학자들은 이 틀 안에서 연구를 계속하며 과학을 발전시킨다고 쿤은 설명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기존 패러다임 내에서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쌓이고, 이로 인해 기존 패러다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이 시점에서 과학은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중요한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정상과학과 비정상과학의 구분
쿤은 과학 활동을 크게 두 가지 단계로 나눈다. 첫 번째는 '정상과학'이다. 정상과학은 과학자들이 기존 패러다임에 맞춰 실험과 연구를 진행하는 일상적인 과학 활동을 의미한다. 이 시기에는 과학자들이 기존의 이론을 바탕으로 새로운 데이터를 모은다. 이 과정은 대부분 패러다임의 세부 사항을 확립하거나 조정하는 작업에 집중된다. 과학자들은 기존 패러다임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에서 연구를 진행하기 때문에, 정상과학은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한다.
토마스 쿤이 남긴 영향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그가 제시한 아이디어는 과학 철학의 영역을 넘어 예술과 인문 분야까지 깊게 퍼져나갔다. 특히나 그가 소개했던 정상과학, 혁명 등은 더 폭넓은 사유로 확장되는 밑바탕이 되었다. 과학의 발전이 축적적 과정만으로 이해될 수 없다는 주장은 꽤 파격적이었다. 그 이전에는 과학이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경향만 강조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쿤의 관점은 다르다. 어떤 지점에서 기존 체계가 모순을 버티지 못하고 한 번에 전복되는 순간이 찾아온다는 말은 많은 사람의 시선을 끌었다. 누군가는 극적인 혁신에 열광하고, 또 누군가는 불안정한 학계의 원리를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다. 하지만 그가 말했던 교체와 변화에 대한 고찰은 한동안 대단한 반향을 낳았다고 생각한다.
책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일상적으로 진행되는 과학 활동이 하나의 구속된 틀에 의해 움직인다는 관점이다. 이미 어느 정도 합의된 패러다임이 있으면, 과학자들은 그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려 애쓴다. 또 새롭게 부각되는 현상을 패러다임의 테두리 안에서 해석하려고 한다. 이런 과정을 정상과학이라 부른다. 어떤 사람에게는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체계처럼 보일 수도 있다. 큰 틀에 벗어나지 않고 기존 지식을 더욱 탄탄히 쌓아 올린다는 감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처 설명하기 힘든 문제나 예측과 어긋나는 결과가 하나둘 쌓이다 보면 아무리 튼튼해 보이던 틀이더라도 어느 시점에서 흔들릴 수 있다. 바로 그 지점이 변화의 시작이다.
전환의 과정은 한순간에 끝나지 않는다. 처음에는 사소하게 보이는 오차나 이례적 현상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려고 한다고 본다.
이 책의 저자는 위대한 책이라고 한마디로 정의를 내렸다. 첫 장을 넘기자마자 긴 호흡으로 자세를 바로잡아야 했다. 난 책 읽기를 참 좋아하면서도 위대하다고 자평하는 책을 그리 쉽게 만나지는 못했기 때문에 긴장감마저 들었다.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던 다른 책들은 예전에 읽은 적이 있어서 어렵지 않게 글을 쓸 수 있겠구나! 했다. 그런데 위대한 책 <과학혁명의 구조>를 읽으면서 내가 알고 있던 기초 과학 나아가 생활과학을 이해하는 데 또 다른 이유와 설명이 절실하게 필요해졌다. 토머스 쿤이 좋건 나쁘건 인간이라는 종이 지구를 지배하게 만든 활동인 과학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바꾸기 위해서 세상에 나왔다는 저자의 말에 지극히 공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과학사가로 유명한 토마스 쿤은 물리학자로 훈련을 받았다. 냉전 중이었기에 핵폭탄에 필요한 과학이 물리학임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냉전이 끝난 지금은 물리학이 더 이상 전쟁을 위해서 존재하는 과학이 될 수는 없다.
<과학혁명의 구조>는 지금까지 아니 앞으로도 쭉 가장 많이 인용될 학술서로 꼽히고 있다. 쿤의 업적은 과학사와 과학철학 종교적 정치적 다양한 분야를 넘어섰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근본적인 삶의 형태에서 전문적인 판단을 요구하는 삶으로의 질문까지, 세상에 대한 우리의 소통의 의식을 바꾸고 있다. 이렇듯, 20세기 후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학자인 쿤은 1996년 6월에 하늘의 별이 되고 말았다.
과학철학이 상당히 심오하고 어려운 주제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된 책이었다. 과학혁명에서 패러다임이 생기기 전에 과학적인 오류가 범벅인 상태로 여러 분파가 싹 사라지고 하나의 과학적인 패러다임이 정립되었다고 한 건 이해가 된다. 예전에는 저자가 지적을 하듯이 전기도 유체라고 보기도 하고 별의 별 이론이 다 있었다.
패러다임이 생길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진실’을 알아낸 학자들 덕분이라고 생각을 한다. 당연히 철학과 과학의 교집합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크던 중세 이후 근대에 들어서야 그 패러다임은 공고해진 것이라고 확신을 한다. 정상과학은 ‘적용’의 측면에서 발달된 점은 이해를 했다.
과학이 누적의 산물이 아니라 급진적인 진보로 인해서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것은 이해가 된다. 다만 축적, 누적이 되어서 학문이 발달하는 과정 자체를 무시할 순 없다고 생각을 한다. 연구에 대한 패러다임, 방법론 자체가 최근에 확립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그래도 예전 고전 과학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1. 과학혁명의 구조 책소개
과학혁명의 구조는 저자 토마스 쿤이 스스로 과학에 대한 발견부터 검증까지의 과정을 구조화시켜 놓은 책으로서 정상과학이라는 개념의 성격부터 혁명을 통한 진보까지 과학 혁명의 큰 흐름과 과학의 발전과정의 세세한 부분까지도 모두 담고 있는 책이다.
토마스 쿤은 당시 과학철학의 흐름과 다른 접근 방식을 채택하였으며 당시 책이 출간되었을 때 많은 과학자, 과학 철학자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지금은 기존의 자연과학적 성격에 대한 의문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서 ‘과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쓰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 책의 핵심주제
쿤의 과학관의 핵심은 근본적으로 과학적 지식의 발전이 혁명적이라는 데에 있는데, 과학의 진보가 누적적이라는 종래의 귀납주의적 과학관을 뿌리째 흔들어놓았다. 쿤은 과학혁명들 사이에서 과학자들이 통상적으로 수행하는 안정된 과학 활동을 가리켜 정상과학이라고 규정했다. 이러한 정상과학에서 '과학자 사회'는 패러다임에 의존하는 것이 특징이다. 쿤의 과학혁명은 하나의 정상과학이 심각한 이상 현상들의 빈번한 출현에 의해서 위기에 부딪혀 붕괴될 때 일어나는 현상으로서 그 결과는 새로운 정상과학의 출현을 가져온다. [과학 혁명의 구조]를 설명하는 패러다임의 개념 자체가 전문적 연구의 대상이지만, 쿤의 첫 번째 공적이 학제적 연구라는 것은 오늘날 널리 관심의 대상이 될 만하다.
3. 챕터별 내용요약
(1) 서론:역사의 역할
과학은 개별적인 발견과 발명의 누적에 의해서 발달되는 것이 아닐 수 있음. 과하기 그 당대에서 온전한 역사적 의미를 가짐. 이런 노력의 과정에서 과학의 특정 측면들이 두드러지게 부각되는데, 첫째는 다양한 유형의 과학적 질문에 대해 자체적으로 고유한 결론을 이끌어내는 방법론적 지령들의 부족이다. 둘째는 임의적 요소들의 존재인데, 이들이 과학 발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새로운 이론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기존 이론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존 이론의 재구축과 기존 사실의 재평가가 필요하다.
과학혁명은 정상과학의 전통적 공약을 깨뜨리고 새로운 공약을 수립하는 비정상적 에피소드다. 정상과학이란 기존의 공약에 입각한 연구 활동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임의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뉴턴 역학의 운동 법칙은 당시의 공약에 기초하고 있다. 정상과학의 한계를 넘어서면 비정상적 탐구가 시작되어 과학혁명을 야기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그 예다. 과학혁명은 문제의 재정의, 사실의 재해석, 이론의 재구축을 통해 기존의 질서를 뒤엎는다.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제기하여 기존 천동설을 뒤집은 것, 라부아지에가 산소의 개념을 도입하여 화학 반응을 새롭게 해석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를 통해 과학혁명은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을 일으킨다. 과학혁명의 영향력은 발견의 맥락과 정당화의 맥락을 구분하여 설명할 수 없다. 과학혁명은 사실과 이론의 구분 없이 과학자들의 세계관 자체를 질적으로 변화시킨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시공간 개념을 혁신적으로 재정립한 것이 그러하다. 과학혁명은 특정 전문가 집단에 국한되지 않고 보다 광범위한 과학 공동체에 영향을 미친다. 19세기 후반 맥스웰의 전자기학이 물리학뿐 아니라 화학, 생물학에도 큰 파급 효과를 미친 것이 대표적 사례다. 과학혁명은 과학자들 간의 부단한 경쟁을 통해 일어나며, 기존 이론의 폐기와 새 이론의 채택을 초래한다. 코페르니쿠스와 프톨레마이오스 체계 간의 경쟁, 아인슈타인과 로런츠 변환 간의 경쟁이 그러하다. 이는 단순한 확증과 반증의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과정이다. 과학혁명의 개념은 과거 교과서의 전통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교과서는 누적적 발전을 강조함으로써 과학혁명의 본질을 간과했다. 과학혁명의 개념은 과학사 서술에서 파라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가 이 개념을 처음 도입하였다. 이는 기존의 직선적 발전 관점을 넘어 과학 발전을 파라다임의 비약적 전환을 통한 혁명적 발전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내가 이 책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설명이 어려운 것도 있는 것을 느꼈다. 독서 모임에서 이 책을 놓고 긴 이야기를 했는데 비판할 점이 꽤 많이 나온 것이 인상적이다. 내 개인적으로 보기에도 큰 줄기는 간단해 보이지만 뒤로 갈수록 설명이 매우 철학적으로 변한다.
저자에 의하면 정상과학이라고 하는 것은 이론을 더 굳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새로운 것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고 했다. 정말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현상에 대해서 규명하는 것을 위주로 근대까지 과학이 발달되었다. 그러다가 20세기 들어서 과학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새로 바뀌게 되었다.
패러다임이라는 용어가 과학과 결합되어 설명될 수 있나 처음에는 거부감이 들었다. 다만 문제점을 포착하는 것에서 패러다임이라는 용어를 썼다면 과학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정상과학이라는 표현이 매우 인상적이다. 일반적으로 다수 사람들이 인지할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는 과학 지식의 집합을 뜻했다.
이미 받아들여진 사실, 과학적인 지식으로부터 문제점을 포착하고 과학을 발전시켜나간다는 발상은 적합한 적절한 설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정상과학이라는 범주도 일반에 알려져 있는 것이지 사실로 아닌, 불분명한 사실이 있기 때문에 거기서 가설이 뒤집어지는 경우도 꽤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