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켄터베리 이야기』의 구조는 유럽 문학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면을 지니고 있다.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의 경우는 페스트를 피하여 피렌체 교외 별장에 모인 젊은 남녀 10명이 따분함을 달래기 위해 하루에 한 가지씩 이야기하는 형식을 취한다. 따라서 구조적인 측면에서 볼 때 『데카메론』은 극히 형식적이며 기계적이다. 이에 비해 『켄터베리』...
면죄부 판매자의 이야기는 여관주인과 의사와 면죄부 판매자의 간단한 이야기와 함께 자연스럽게 면죄부 판매자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면죄부 판매자 이야기의 서시에서는 면죄부 판매자의 악덕스러운 교회 설교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악은 근원은 탐욕’이라는 주제로 모든 설교를 외우고 위임장으로 자신의 신분을 보장한 뒤, 천 조각과 뼈다귀등을 유물이라고 한다. 또한 어깨뼈를 야곱의 양의 뼈라고 우기며 그것을 우물에 씻은 물로 마시면, 만병통치약이 된다고 말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오늘날의 사이비 종교와 같은 것이 그 옛날에도 존재했었다는 것을 알고 웃음이 지어졌다. 이런식으로 면죄부 판매자는 자신에게 돈만주면 죄를 사하여 준다는 것과 자신의 설교를 들으면 꼭 헌금을 하도록 만들었다. 그리하여 성스러운 교회안에서의 탐욕과 악덕을 자행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