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의무와 책임감만을 지닌 이 시대 남자들을 위한 심리 에세이!『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 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문화 심리학』. 의무와 책임만 있고 재미는 잃어버린, 이 시대 남자들을 위한 심리에세이다. ‘재미는 창조다’라는 키워드로 SERI CEO, 월간조선, 신동아 등에 연재되었던 김정운 교수의...
제목이『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로 자극적이다. 제목을 보고는 공처가이거나 부인이 무척 무서운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부제가 “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문화심리학”이어서, 자기만을 생각하며 본인 위주로의 생활을 해 나가는 남자들에 관한 이야기인 줄 알고 책을 펼쳤다. 그런데 막상 책을 펴고 읽으니, 나쁜 의미가 아닌 좋은 의미로 “내가 낚인 것이구나”라는 생각이었다. 제목으로 느낀 점과 내용이 사뭇 다르다. 실제 내용은 내가 좋아하는 자기계발서다.
이 책의 주요내용은 우리의 삶이 왜 재미없는지,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 보다 더 나은 삶에 대한 희망은 어디서 오는 것인지 등에 대한 문화심리학적 해석을 하면서, 남성들의 심리문제와 자기계발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것도 아주 재미있게 다루고 있다. 필체도 딱딱한 문어체가 아니다. 또한 순화된 말만 골라서 사용한 것이 아니고 우리가 일상에서 보통 사용하는 대화하는 듯한 문체라서 더욱 재미가 있다. 처음에는 너무 진한 내용이 나와서 오히려 당황스럽기까지 하였다.
이 책은 결혼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신랑에게 선물했던 책이다. 책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지만 이 책은 재미있다고 일주일도 채 안되어서 다 읽었단다. 그런데 몇 일후 KBS의 승승장구에 작가 김정운 교수가 출연하여 한 방송을 보고 책 내용을 그대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다소 실망스러웠단다. 방송으로만 접한 나로서는 그래도 책은 다를거야 라는 생각에 미루고 미뤘던 책읽기를 시작했다.
도대체 왜 남자들은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하는 것일까??
왜 영원히 철들지 않는 것일까??
이 책은 단순히 아내와의 결혼생활에 대한 불만보다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40~50대의 가장들의 힘들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 하며 함께 이겨보자는 힐링 서적의 느낌이다.
저자 김정운은 문화심리학자로 고려대 심리학과를 졸업한 뒤 독일 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 심리박사를 취득했으며, 현재는 여러 가지문제연구소장을 역임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보다 저자는 뽀글머리를 하고, 재미있어야 한다, 놀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동네방네하고 다니는 엘리트 박사님이다.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를 읽으면서, 남자들의 민낯을 굳이 가면 씌우지 않고 들어낸다는 점에서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을 받았다. 저자와 홍상수 감독의 결론의 차이는 존재한다.
이 책을 읽은 목적은 ‘도대체 남자들은 왜 결혼한 것을 후회하는지’, ‘어떤 배우자를 만나야 후회를 덜할까?’라는 질문의 답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남자들이 괴로운 이유도, 그 해결책도 그 배우자에게 달려있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남편이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하는 이유는 “일상이 노잼”이기 때문이다. ‘일상의 재미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하여 문화심리학자로서 본질적인 고찰을 해나가는 책이다.
#0.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에디톨로지> 작가 김정운. '세상은 더 이상 정보채굴이 아닌 정보편집의 시대다.' 라는 주제의 책이었는데 한가지 현상에 대한 통찰력으로 세상을 해석해나가는 방식이 마음에 들어서 재밌게 읽었었다. 동네도서관에서 제목과 작가 이름에 시선강탈을 당해서 집어들었다.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니, 제목 지으면서 아내에게 등짝스매싱 한 대 맞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아니나다를까 서문에 그 비슷한 내용이 나와있다.
#1. 왜 사는게 재미없는가. 뻔하지만 재밌는, 뻔(fun)한 이야기.
작가는 책에서 우리가 사는게 재미 없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중년남성 (작가 자신의 나이층)의 삶이 지루한 이유를 중점으로 다루는데 꼭 그 세대 남성에게만 적용 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매일매일 뭔가에 쫓고 쫓기며 시간과 추격전을 벌이며 살아가는 현대인들 모두에게 적용이 된다.
요점은 그렇다. 우리는 행복이 뭔지 모른다. 이것저것에 쫓겨 공감을 받지 못한 채 살아간다. 주입식 교육으로 시키는 대로만 살아왔으며, 우리 생각과 감정을 제대로 말하는 방법을 모른다. 때문에 타인과 교류할 때 편집증환자 마냥 상대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만 다다다 쏘아 붙이기 바쁘다. 허나 정작 진실된 자신의 이야기는 없다. 등. 관념적으로 누구나 알고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지만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엮어 특유의 필담으로 재미있게 글을 풀어낸다.
#2. 호불호
요즘 시대성향으로 보면 조금 불편하게 읽힐만한 부분들도 있었다. 밥을 하는 역할을 아내만 맡고 있는 점이라던가, 지나치게 여자를 밝히는 것처럼 느껴진다던가. 하지만 작가의 인생과 글 속 이야기들의 맥락을 고려하면 그리 불편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자기를 깎아내리며 하는 개그처럼 느껴져 오히려 더 진솔하게 느껴졌다. 2009년에 출판되었는데 민감하디 민감한 현대 젠더감수성의 시대에 출판되었으면 분명 논란이 되었을거란 생각이 든다. 어느새 맥락은 보지 못하고 단편적인 부분들에만 집착하는 사회가 되었다.
자극적인 제목을 앞세운 에세이가 있다. 몇 해 전 TV를 통해 한 아저씨를 만났다. 자칭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교수이다. 프로그램 속에서 내 관심을 사로잡은 대목은 바로 ‘남자’를 연구하는 학자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마침 아내가 서점에 들렀다가 제목이 궁금하게 생겼다며 책을 한 권 사왔는데 바로 김정운 교수의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였다. 당시에는 표지만보고 괜히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는 것을 어필하고 싶었는지 뭐 이런 책을 읽냐며 타박했다가 몇 년간 책꽂이에 하얗게 꽂혀있는 것이 갑자기 눈에 띄어 꺼내 들었다. 왜 제목에서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고 들먹거렸을까. 가끔 후회하는 남자와 아주 가끔 만족하는 여자가 같이 살고 있는 것이 이 시대 가정의 현 주소이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나는 내 아내에게 후회하지 않게 해주어 고맙고 늘 만족해하는 것에 감사해야겠다.
나는 아내와 결혼한 것을 후회한다. 제목부터 시선을 확 잡아끈다. 그렇다고 제목에 너무 연연하지 마라. 이 책의 제목이 전부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의 중년으로서의 삶에 대해 지루지하지 않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꼭 중년 남성만을 위한 것도 아니다. 젊은 남성이라면 자신의 아버지, 그리고 다가올 자신의 중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여성도 자신의 주변 남자들에 대해 한층 깊은 이해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총 다섯 챕터의 여러 하위 항목 중 나에게 와 닿는 세 부분을 골라봤다. 중년남성의 입장이 아니기에 다소 와 닿지 않는 부분들이 더러 있다. 나에게 와 닿는 부분만 느끼면 되지 모든 것을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작가는 아내와 결혼하게 된 과정을 통해 후회라는 개념을 두 가지 측면에서 설명을 한다. 아내는 천하태평에 후회해도 금방 잊어버리는 스타일이지만 자신은 끊임없이 돌이켜 생각하고, 후회하며 괴로워하는 스타일이다. 걱정과 후회로 그 사람의 정신건강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