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흔히 한국은 6·25 전쟁, 한강의 기적, 한류 열풍, 단일 민족 국가, 최근에는 강남스타일 같은 키워드로 정의되고는 한다. 이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우리의 어린 시절, 그리고 현재진행형으로 우리 머릿속에 자리 잡았으며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이에 대해 별 의문을 가지지 않고 이를 한국의 정체성으로 받아 들여왔다. 그러나 아무리 단결력이 뛰어난 한국인이더라도 누구나 한번쯤은 ‘나는 한국인인가?’라는 의문을 가지곤 한다.
21세기가 시작된 2000년도에 출간된 철학가 탁석산의 「한국의 정체성」은 이러한 의문을 독자와 함께 고민해보기 위하여 나온 책이다. 저자는 철학의 난해함과 비현실성에 대한 의문을 표하면서 이 책을 시작한다. ‘철학도 결국엔 학문이며, 과학처럼 현실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는 저자의 생각에서 시작된 이 책은 한국의 정체성에 대한 탐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 ‘보편적’과 ‘세계화’라는 두 용어에 대한 의문, 정체성 판단의 기준 등 크게 세 부분으로 고찰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