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국에서 활동한 초기 미국 선교사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담은 연구서. 기존의 연구서와는 달리 미국 종교사적 관점에서 19세기말 20세기초에 한국으로 왔던 미국 선교사들을 분석하고 있다. 선교사들의 종교, 생활양식, 세계관 등을 미국 역사라는 넓은 맥락, 그리고 한국이라는 독특한 무대 속에서...
1. 궁금증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 깊이 생각해야 할 때, 나는 양화진 선교사 묘역을 찾는다. 그리고 그곳에 묻힌 사람들에게 묻곤 한다. ‘내가 어찌해야 하겠소?’라고. 그럴 때마다 무덤들은 이야기를 전해온다. 무덤들이 한 이야기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Unmarked’이다. 아무런 표식 없는 무덤. 누군가의 무덤이지만 그가 누군지 아무도 모른다는 표시. 양화진 묘역에 설 때마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의 마음을 나에게 돌려준다.
양화진 무덤가를 거닐 때마다 갖게 되는 궁금증이 있다. 한국에 들어왔던 수많은 선교사들. 그리고 이 땅에 죽어갔던 많은 선교사들. 그리고 대를 이어 한국에서 일한 사람들. 그들은 누구며, 그들이 온 곳은 어디이며, 그들은 왜 이 땅에 왔는지.
「양화진 선교사 열전(전택부, 홍성사)」,「닥터 홀의 조선회상(셔우드 홀, 김동열 역, 좋은 씨앗)」이라는 책을 통해 그 사람들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하고 살아가고 있다. 그 와중에 소개받게 된 두 권의 책이 바로 「초기 미국 선교사 연구(류대영,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와 「개화기 조선과 미국 선교사(류대영,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이다. 두 권의 책을 잡고, 어떤 책을 먼저 읽을까 고민하다가 잡게 된 것이 「초기 미국 선교사 연구」이다. 이 책들이 내가 다른 책을 읽으며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 바로 ‘왜’ 그들이 이 땅에 와야 했는지, ‘왜’ 그들이 이 땅에 왔는지의 문제를 해결해 줄 것 같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