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우리 곁의 10가지 먹을거리를 통해 만나는 세계사 이야기!제2회 창비청소년도서상 교양 부문 대상 수상작『식탁위의 세계사』. 감자에서 비롯한 아일랜드 대기근부터 옥수수에 대한 러시아 지도자 흐루쇼프의 열정, 소금법에 저항한 간디의 소금 행진 등 음식을 통해 세계사의 중요한 사건과 인물들에...
식탁 위의 세계사? 제목만 봤을 땐 얼핏 저녁 식사 중에 부모님으로부터 듣는 고리타분한 잔소리와 공부에 대한 것처럼 느껴지는 제목이다. 그러나 이런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이 책의 내용들은 그야말로 ‘너무나도 맛있다.’이다. 마치 진수성찬이 차려진 만찬을 즐기는 것 같은 느낌을 읽는 내내 받았던 것 같다. 이 책은 후추, 소금과 같이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친근한 먹거리를 통하여 세계사의 중요한 굵직한 사건들을 조명하고 있는 책이다.
세계사라고 하면 다른 나라의 이국적인 이야기들을 딱딱한 어투로 열거한 느낌이 있는데 이 책은 일단 재밌다. 너무 재밌어서 한 번 손에 쥐면 끝까지 한 번에 읽히는 책이었다. 우리나라 역사도 그렇지만 중고교 시절에 시험을 위한 과목인지라 무조건 달달 외워야 점수가 잘 나오긴 했을진 몰라도 재미나 세상의 돌아가는 이치 또는 우리 옆의 사회현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지는 잘 몰랐다. 이 책의 저자는 식구들의 식탁을 챙기는 주부이자 엄마로서 식탁에 올라오는 우리에게 친숙한 음식 또는 먹거리들이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 세계사라는 양념을 쳐서 우리에게 쉽게 세계사를 알려준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먹는 음식에 담겨있는 역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먹는 소금, 감자, 바나나, 포도 등에 이렇게 많은 역사가 담겨 있을 줄은 저조차도 몰랐습니다. 그만큼 먹는 것은 우리의 삶에서 너무나도 중요하기 때문은 아닐까요. ‘웰컴 투 동막골’이란 영화에서 주인공인 군인 한 명이 촌장에게 묻습니다. 이 마을은 어떻게 이렇게 행복하고 화목하냐고. 그러자 촌장이 그 이유를 이렇게 한 마디로 정리합니다. “뭘 많이 믹이야지.” 그렇습니다. 우리가 삶을 유지하고 행복하려면 잘 먹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 먹고 있는 수많은 음식에는 조상들의 애환과 삶이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장 지글러가 쓴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가 떠올랐습니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다 같이 잘 먹을 수 있는 시대이지만 누군가는 먹지 못해 죽어가는 현실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그 먹을 것을 위해 참담한 조건에서 일을 해야 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떠올랐습니다.
세계사는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숨겨진 유적이나 유물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세계사는 도서관의 한 구석에 먼지 쌓인 채 놓여 있는 고서에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역사는 우리 생활 곳곳에서 우리와 함께 늘 숨 쉬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식탁 위에서도 말이다. 식탁 위에 음식으로 올라오는 음식재료들 속에서도 놀랍게도 역사가 숨어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들려주는 감자, 소금, 후추, 돼지고기, 빵, 닭고기, 옥수수, 바나나, 포도, 차 등 우리 곁의 친근한 먹을거리와 연관된 역사 속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가 얼마나 역사와 가까이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그러고 보면 역사라는 것이 특별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우리가 사는 삶이 곧 역사라는 점에서 의식주만큼 인간의 삶에 중요한 것은 없기에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역사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것이다. 사실 지금이야 먹을 음식이 넘쳐나지만 과거에는 먹을 것이 귀해 하루 세끼 챙겨먹는 것은 꿈같은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