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사이클이라는 것이 있는 모양이다. 강세는 1~2년, 약세는 몇 십년 되는 것을 말한다. 과거 커피 가격은 인위적으로 높게 유지되었다. 대표적인 커피 산국이었던 브라질과 콜롬비아 때문이다. 냉전 당시 미국은 소련과 쿠바의 세력이 남아메리카에 들어오는 것을 경계했다. 덕분에 커피값을 높게 쳐 줌으로써 그들 국가의 항산을 보장했다. 맹자는 ‘항산자는 항심’이라 했다.
한데 냉전(콜드 워)이 끝나고 나자 상황이 달라졌다. 높은 가격 덕분에 여기저기서 커피를 만들고 있었는데 갑자가 가격이 떨어졌다. 미국의 대소련 정책이 바뀜에 따라 커피 가격을 유지시켜 주지 않았다. 그런 까닭으로 콜롬비아는 마약을 재배했다.
201쪽이다.
<다른 남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콜롬비아에서도 가격이 추락한 커피를 다른 작물로 대체하는 농민들이 늘었다. 커피 같은 중독성 약물이면서 커피보다 더하면 더했지 그에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는 상품을 만드는 열대성 작물, 그것은 바로 코카인(남미가 원산지인 작은 나무로 말린 잎에서 코카인을 채취한다)과 양귀비(두해살이 풀로 열매에서 나오는 액을 말리면 아편이 된다)였다.
그동안 미국 정부가 남미 정부를 대상으로 커피대체 작물 개발을 위해 노력해 온 결과치고는 참으로 허무하다>
커피에 그런 역사적 사정이 있음을 알게 된다. 작금에 행해지고 있는 공정커피 같은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보여진다. 커피를 단지 커피로만 봐서는 안 된다. 커피 농부들의 생업이고 삶의 터전임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