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영어로 한국의 우수한 문학작품을 번역하여, 미국을 비롯한 영어권 국가에 한국문학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제75권 『김미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What Has Yet to Happen)』. 지구 종말 몇 시간 전을 직접적인 배경으로 삼은 이 작품은 종말을 앞둔 시간에...
1. 들어가며
다소 터무니없게, 너무 태연한 얼굴로 지구 종말의 하루 전을 이야기하는 소설이 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은 당장 내일이라는 정해진 시간에 갑작스러운 지구의 종말과 맞닥뜨린 현대인들의 모습을 그려낸 작품이다. 작품에서 말하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통해서 현재 현대인들의 삶을 통째로 비춰주고, 우리의 미래까지도 생각하게 한다.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작품의 내용과 ‘통조림’이라는 사물을 통해 본론에서 알아보도록 하자.
2. ‘나의 종말’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는 소식에 사람들은 제각기 사람을 만나고 문자를 보내는 것에 여념 없는 모습이다. ‘내가’ 내일 죽는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사람들은 평소에 연락도 하지 않던 사람에게 ‘사랑한다, 그동안 미안했다.’ 따위의 문자를 보낸다. 이것은 다른 사람을 위한 행동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다른 사람을 위하는 것처럼 보이는 행동들은 모두 ‘나’의 종말을 대비한 행동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