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외국인 용역노동의 실태를 고발하다!르포기자 권터 발라프의 인권 사각지대 잠입 취재기『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보잘 것 없이』. 유럽을 넘어 전 세계를 울린 독일인 르포기자 권터 발라프가 언론매체에 보도되는 것 이상으로 심각해지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을 둘러싼 사회문제를 꼼꼼하게 짚어내고, 외...
일단 조금 별나다고 생각한 면도 없지 않았다.
왜 그렇게까지 해서, 자신을 숨기면서 까지, 많이 위험하진 않았을까?
하지만 이 모든 의구심과 안일함은 소량의 페이지를 넘기면서 부끄러움에 휩싸여 불타올랐다.
부분가발과 남유럽사람 같은 날카로운 렌즈, 서투른 쾰른 사투리.
사소한 변신하나로 말 그대로인 ‘가장 낮은 곳으로’ 떨어지는 일은 너무 쉬웠다.
가장 낮은 곳에선 무자비한 벌레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었다.
공장, 건설현장, 농장, 핵발전소, 인간 실험, 그리고 우리들의 친구 맥도날드까지.
독일인인 발라프가 외국인이 되어 자국을 바라보는 현실이 슬프고 암담하기까지 했다.
전혀 다른 사람이 아닌 발라프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던 알리 한명을 꺼냈을 뿐인데...
나라가 다르고 인종이 다르고 말투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막 대해도 괜찮아, 짐승만도 못해, 더러운 기생충이야’ 등등 인간으로서의 기본권마저 침해당하는 모습에 조금은 화가 났다.
하지만 한편으론 지금 이 나라 또한 가장 낮은 곳 뿐 만 아닌, 주위 곳곳에서 아직도, 여전히 외국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존재하고 있음에 할 말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