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또한 젠더, 인종, 섹스, 개인과 국가간의 관계, 외교 정책 등 다양한 이슈를 서로 치밀하게 연관지어 가며 한국 매춘 여성들이 자신의 일에 대한 사회적 천시와 국가 안보의 강화 속에서 어떻게 주변화되었는지 그리고 국 의존적 사회에서 어떻게 비가시화되었는지 보여준다.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노동자, 북한이탈주민….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담론에서 차별과 편견의 피해자로 흔히 등장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저마다의 사연과 아픔으로 본인의 목소리를 내기까지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렵게 목소리를 내도 소수자의 완전한 자유와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세대가 바뀌는 긴 세월 동안 굳건히 맞서 싸워야 한다. 한국전쟁 이후 가정이나 생계 수단이 없는 소녀들과 여성들은 식량과 피난처와 일을 찾아 미군이 야영하는 지역에 모여들었다. 이 여성들은 가정과 생계를 위해 미군에게 성을 팔았고, 지역 주민들에게 ‘기지촌 여성’으로 불리며 비난받고 손가락질당하는 소수자가 되었다.
한국정부와 주한 미군 지도부의 고위 인사들은 수많은 경로를 통해 기지촌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았다. 1970년대 초반 지역 문제를 상관들에게 정례적으로 보고했던 미 사령부 관계자들은 한국 측이 기지촌 생활을 개선하는 데 협력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최고사령부와 합동위원회가 개입해 달라고 긴급히 요청했다. 그 당시 합동위 의장 로버트 키니는 기지촌 정화를 위해 한국 저부의 고위급에 압력을 가하도록 주한미군 총사령관과 미 대사를 설득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한 그는 합동위원회의 한국인 위원들의 협조를 강력히 요구했다.
게다가 워싱턴도 한국 정부에 압력을 가했다. 외무부보고서는 71년 8월 하비 대사가 닉슨 대통령이 미 국무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에게 보낸 편지를 한국 외무부 장관에서 전달했을 뿐만 아니라 인종 문제를 종식시키라는 두 장관의 명령을 해외 사령부들도 전했다고 말했다.
1969년 7월 24일,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괌으로 가는 도중 “미국은 아시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축소하고자 하며 아시아의 방위는 아시아인의 힘으로”하도록 격려하고 한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원래 ‘괌 독트린’이란 불렸으나 ‘닉슨 독트린’으로 더 잘 알려진 이 외교 정책 변화는 베트남에서 철수하라는 미국 여론의 압력, 미국 경제의 전쟁 유출, 동남아시아에서 “영광스럽게 철수”한다는 자신의 캠페인 공약을 지키려는 새 대통령의 의도, 그리고 1960년대 후반 중국-소련 불화로 유발된 지정학적 도전들과 기회들을 만족시키려는 새 행정부의 열망에서 비롯된 결과이다. 1970년대 초반 내내 닉슨 행정부는 아시아 동맹국들에 대한 미국의 안보약속을 유지하고 가중된 짐을 아시아 동맹국들과 나누어진다는 전제에서, 아시아 국가들과의 새로운 관계를 위해 이 전략을 발전시켰다.
19-20쪽. 한국전쟁(1950~1953)과 1955년 미군이 한국에 항구적으로 주둔한 이래, 한국인과 미국인에 의한 성매매는 한, 미관계를 결속시키는 매개가 되어 왔다. 1950년대 이후 많은 미국 남성들이 군사 전략과 한국의 GNP 수치보다 한국의 기지촌 매매춘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다고 해도 관이 아닐 것이다. 전쟁 때문에 백만명이 넘는 한국 여성들이 미군에게 성을 제공하는 일을 해왔다. 그리고 수백만의 한국인과 미국인들이 전투에서 함께 피를 흘리고 섹스를 통해 피를 섞어 아메라시언 자손을 가짐으로써 특별한 유대감을 나누었다.
한국 내 미군을 중심으로 한 매매춘은 몇 푼의 돈을 벌기 위해 거리를 다니며 미군들을 호객하는 여성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한국과 미국 두 정부에 의해 후원되고 규제되는 체계로 되어 있다. 미군과 한국전부는 그러한 여성들을 ‘바 걸’ ‘호스티스’ ‘특수 인터테이너’ ‘비지니스 우먼’ ‘위안부’라고 불러 왔다. 또 한국인들은 이 여성들을 ‘양갈보’와 ‘양공주’라는 매우 경멸적인 이름으로 불렀다. 이 연구가 밝히고 있듯이, 한, 미정부는 그러한 매매춘을 양국의 ‘우호적인 관계’를 진전시키고 ‘남한 사람들의 자유를 위해 열심히 싸우는’ 미군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한 수단으로 보았다.
처음에 책 목록을 봤을 땐 다른 책을 읽으려고 했다. 왜냐 하면 이 책의 제목이 너무 선정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책들은 모두 대출 중이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첫 페이지를 읽었는데 매춘부 여성들의 삶에 대해 나와 있었다. 선정적인 제목 때문에 그러한 생각을 가지고 책을 읽어서 그런지 책의 내용들이 다 그러해 보였다. 이 책은 캐서린 H.S. 문 이라는 재미교포 학자가 주한미군 기지 주변의 기지촌 여성들에 대해 연구한 내용이다. 그리고 읽으면서 매춘부들의 삶과 기지촌이 왜 동맹과 관련이 있지? 하며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책을 조금 더 읽어나가니 왜 그러했는지 이해가 갔다. 매춘부들이 젊은 미군들의 성욕을 풀어주고 술 등을 팔면서 그들의 스트레스 등을 풀어주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매춘부와 기지촌을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