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치폴라가 선보이는 은과 ‘화폐의 여왕’ 8레알 은화 이야기『스페인 은의 세계사』. 이탈리아의 저명한 역사학자 카를로 치폴라가 생애 말년에 자신의 주 전공인 화폐사로 돌아와 저술한 책이다. 이 책은 스페인 은화의 오디세이를 통해 동서양 두 세계가 파노라마처럼 연결되는 역사적 과정을 복원해...
‘스페인 은의 세계사’를 저술한 카를로 치폴라는 이탈리아 사람으로 영어와 이탈리아어 두 개의 언어로 저작을 썼고, 미국과 유럽을 오가며 대서양을 마주한 두 대륙의 많은 대학에서 경제와 역사, 유럽과 아시아 등을 아우르는 연구와 수많은 서적을 집필한 대표적인 역사학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중세유렵의 화폐사를 전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공부하기 위해서 ‘경제사를 공부하는 사람이 경제학을 모른다면 창피한 일이다’라고 할 만큼 경제학적인 소양 또한 풍부했다고 알려져 있다. 1995년에는 “동료학자들에게 혁신 정신의 귀감이 된 역사학자”로서 노벨상에 버금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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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 치폴라가 저술한 <스페인 은의 세계사>라는 책에서는 16세기 스페인의 코르테스와 피사로가 남미대륙을 침략에 성공하였다는 사실을 필두로 포토시 은광과 우앙카벨리카 수은 광산의 발견, 호송선단의 조직, 해적과 밀수업자와의 전쟁, 8레알 은화가 전 세계적으로 널리 확산되었다는 것, 이로 인한 경제적인 패권의 이동, 아편 전쟁, 동양과 서양의 관계 등으로 이어지는 중세 세계사의 흐름을 압축해 놓았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카를로 치폴라는 이탈리아의 저명한 경제사가로서 경제학을 잘 아는 역사가로 알려져 있다. 그를 사로잡았던 연구 분야는 바로 중세 유럽의 화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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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서양 세계가 세계의 흐름을 주도하게 된 것은 언제부터인가? 단순한 이 질문에 대해 어떤 이들은 서양 세계 주도라는 말 자체에 강한 거부감을 들어낼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이 중국이 세계의 강국으로 떠오르기 이전에는 비록 일본이 어느 정도 실력을 보였음에도 아시아는 항상 비주류적 입장이었다. 근대에는 미국, 그 이전에는 유럽의 여러 강국이 세계를 누비며 현재의 모습을 만들었다는 데에 큰 이견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면 언제부터 유럽은 세계의 흐름을 주도하였는가? 또 어떻게 그런 위치에 올라갈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한 대답으로 카를로 M. 치폴라(1922-2000)는 그의 책 ‘스페인 은의 세계사’에서 그 시점은 영국이 ‘아편전쟁’에서 승리한 후이고, 이 영국이 속한 유럽이 이런 강성함을 가지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에 행운이 겹치는 일이 발생하며 이뤄진 것이라 말한다. 정말 그런가? 역사에서 시점을 나누는 것은 역사학자들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의견만큼 다양한 근거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탈리아 출신의 경제사학자인 카를로 M. 치폴라 정도라면 그의 얇은 이 책에 대해 쉽게 공격할 수 있는 이가 그리 많지 않을 정도의 실력과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저서 중 하나인 ‘스페인 은의 세계사’에 나온 내용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2. 기반의 설립
‘서양의 대두’의 시작은 스페인으로부터 시작된다. 1519년 스페인의 에르난 코르테스가 베라크루스에 상륙한다. 그리고 2년 뒤이 1521년 결국 아스테카 세력을 전멸시키고 1535년 현재의 멕시코 지역에 스페인 왕이 주권을 갖는 “신스페인” 부왕령을 수립한다. 그리고 1531년 스페인의 피사로가 툼베스에 상륙하여 잉카인들의 영토를 침략한다. 1535년 피사로는 잉카제국을 파괴하고 그 위에 페루 부왕령을 건설한다. 그리고1536~1566년의 30년 동안 스페인은 거대한 횡재를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