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정글만리》 이후 3년 만에 펴낸 조정래의 신작 장편소설!우리 사회와 교육의 지향점을 제안하는 조정래의 장편소설 『풀꽃도 꽃이다』 제1권. 손자를 맞이한 후 유아기부터 시작되는 온갖 사교육의 실태를 파악한 저자가 3년간 집중적으로 자료를 조사하고 각급학교와 사교육 현장을 찾아가 관련 종사자를...
1. 아이를 잡는 엄마
책을 접하기전에도 학교 성적으로 인해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책을 읽고나니 이게 정말 사실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무슨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사는지는 알지도 못한채 우리 아이가 지금 몇등이고 얼마나 더 노력해야 좋은 대학을 갈 수 있는지만 고민하는 엄마들을 보면서 과연 이런 노력들이 누구를 위해서 하는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엄마들은 당연히 자기 아이를 위해서라고 할 것이다. 성적이 좋아야 학교에서도 대접받고 좋은 대학을 나와야 남들의 부러움도 사며 좋은 직장을 가기 위한 필수코스라고 생각한다. 좋은 직장을 다녀야 밥 굶지않고 떵떵거리며 존경도 받고 살수 있다는 논리이다. 물론 이런 생각이 틀린것은 아니다. 단지 자신의 아이가 이걸 원하지 않고 있다는데 가장 큰 문제가 있는 것이다. 부모의 소망대로 공부 잘하고 좋은 대학가서 엘리트 과정을 밟고 좋은 직장을 다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풀꽃도 꽃이다‘는 청소년들과 학부모를 포함한 어른들, 교직자 등 학창시절에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과 그 당시 우리나라 정부, 교육적 상황에 대하여 실제적으로 적은 책이다. 항상 공부만을 강조하며 서울대에 가서 법조계 인물이 되길 원하는 엄마와 자살 충동이 들며 그런 엄마에게서 벗어나고 싶은 아들, 화장을 하지 못하게 하고 짧은 치마를 입지 못하게 하며 스케줄을 계속 확인하는 엄마와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딸, ......
<중 략>
치열한 입시경쟁과 이러한 경쟁을 직접 몸소 체험하고 있던 필자에게 영어 선생님께서 책 한 권을 추천해주셨다. 그 책은 바로 <풀꽃도 꽃이다1, 2>란 책이다. 이 책은 조정래 작가의 장편소설로 한국 교육현실을 적나라하게 비판한 장편소설이다.
먼저, 조정래는 작가 정신의 승리라 불릴 만큼 자신의 일생을 문학에 온전히 바쳐오며 한국문학뿐만 아니라 세계문학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뛰어난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1943년생이고 전라남도 송주군 선암사에서 태어나 광주 서중학교, 서울 보성고등학교를 거쳐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그의 대표작품으로는 대하소설 3부작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비롯해, 어떤 전설, 20년을 비가 내리는 땅 등이 있다.
2000년대 들어 장편소설 인간연습, 사람의 탈, 허수아비춤 등을 발표했으며, 중국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 정글만리로 시대와 사회를 향한 뜨거운 애정을 작품으로 형상화했다. 또한 여러 산문집을 쓰고 특히 청소년들을 위한 위인전도 일곱 편을 출간했다.
이 책의 작가는 우리의 사교육 문제가 정부, 교육계, 사회, 학부모 모두의 공동책임이라고 말한다. 사실 이 말은 전혀 새롭지 않은 진단이다. 길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사교육 문제의 원인이 뭘까요?"라고 물어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대답이다.
하지만 학생들을 무한 경쟁 환경에 몰아넣고 노력하면 성적이 오르고 좋은 대학에 입학해 성공한다는 신념을 가진 정부, 학교, 교사 그리고 부모들의 행동과 정신이 현재의 우리 교육 현장일 것이란 지적엔 동의할 수밖에 없다.
조정래 작가는 강교민이란 이상적 교육자상을 설정하고 그의 말을 통해 사교육 문제의 책임자인 정부, 학교, 학부모들의 행태를 비판하고 있다. 특히 일제고사, 영어몰입 교육, 자사고 확대 등으로 학생들에게 무한대의 경쟁의식을 부추겼던 이명박 정부에 대해 직설적으로 비판하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이와 함께 아무런 비판의식 없이 이명박의 정책을 따랐던 교육부와 학교들 그리고 이명박 정부에 자신들의 속된 욕망을 투사했던 국민들도 책임이 있음을 저자는 지적하고 있다.
필자는 치열한 입시 경쟁을 간접 체험하기 위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풀꽃도 꽃이다1, 2>는 조정래 작가의 장편소설로 마침 최근 들어 학부모들의 입시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면서 이 책의 인기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이에 비례해 입시 때문에 자살하는 학생들이 연간 550명, 하루에 1.5명꼴로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이중에서 80%가 성적에 대한 비관 때문이고, 나머지 20%는 학교 폭력과 왕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공부에 대한 학부모의 과중한 기대 때문에 가출 청소년도 해마다 늘고 있는 실정이다.
예전의 부모들은 먹고 살기에 급급한 세대였지만 자식들 뒷바라지만큼은 헌신적이었다. 그런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렇지만 공부에 흥미가 없는 자식들에게까지 강요하진 않았다. 그러나 요즘 학부모들은 어떤가. 반강제적으로 공부만 강요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 인서울, SKY, 판검사에만 목표를 두고 학생들을 몰아세우고 있다.
이책은 교육에 관한 책이다. 선생의 역할, 경쟁, 영어문제, 왕따, 아르바이트 등.. 청소년 문제와 교육을 중심으로 한 여러 가지 문제를 다루고 있다. 동시에 우리나라의 교육실정을 비판한다. 나도 한때는 학생이었고 이제는 부모가 될것이므로, 다시 마주하게 될 교육 문제에 대해 한탄하고 공감하며 읽었다.
나는 어릴적 부모님이 공부하라고 시키지않아도 내가 좋아하는 과목의 공부.. 예를 들면 과학같은 과목은 굉장히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내가 부모가 되었을때 내 아이가 나처럼 좋아하는것만 배우려한다거나, 공부에 관심히 전혀 없다면 나는 그 아이에게 어떠한 욕심도 내지않고 좋아하는것에 매진하라고 할수있을까.. 내 문제라고 생각하는순간 참 어려운 문제가 된다. 하지만 공부를 해야하는 목적이 단순히 입시나 취업에 있지 않음을 아이에게도 알려줄 수 있는 부모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워낙 조정래 선생님의 글을 좋아하다 보니 책을 집어 들기는 했지만 글이 눈에 잘 들어올지 몰랐다. 학창시절, 시험이 끝나면 전체 시험 성적이 B3 용지에 복사되어 교실 앞에 나붙고 반석차는 물론 학년 석차까지 꼼꼼히 나열된 성적으로 인해 한 없이 고개 숙여야 했던 적이 있었다. 여기에 집으로 배송된 성적표는 덤이었다.
이런 삭막한 풍경 속에서 자란 우리라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이어질 뿐만 아니라 더 악화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막연히 세상이 바뀌고 있으니까 나아지려니 했으니까.
누구든 그렇게 생각했다. 입시지옥, 서열화, 학벌지상주의, 패거리문화 이런 것은 얼른 사라져야 한다고. 하지만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믿었던 우리가 어리석었다.
세상은 긍정의 믿음 자체만으로는 바뀌지 않는다. 오히려 그 나이브함을 비웃듯 더 극단을 향해 치닫는다. 우리 교육의 끝은 어디일까? 이런 현실에 나 또한 그런 순진한 희망을 양보한지는 아주 한참된 것 같다.
아이들은 성장기 동안 다양한 경험과 다양한 분야를 배우며 자신의 가치관과 흥미에 대해 탐구해야 한다.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부모는 단지 조력자 역할에 그쳐야 한다. 부모가 자식 인생 미래에 대해 결정권을 행사하면 안 된다.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며, 자신의 결정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 부모에 의해 관리되고 결정된 인생에서 책임지는 자세를 기대하기 어렵다. 책임감 없는 사회는 결국 우리 부모들이 만든 사회이다.
성인들도 나이 40, 50에 비로소 자신의 길을 찾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자신들의 성장기를 동안 주체적인 삶을 못 산 탓에 나이들어 비로소 재능과 흥미를 찾아 떠났다. 성장기는 말 그대로 성장기이다. 자신의 재능은 아무도 모른다. 자신도 모르고 부모도 모르다. 삶의 과정에서 스스로 ‘유레카’하며 발견할 뿐이다.
그러기 위해선 많은 경험과 학습 그리고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서 학습은 학교 공부를 뜻하는 게 아니라, 경험에 토대될 기초 교양 지식을 말한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원하는지는 관심 없고 오직 명문대에 가기만을 원하다. 남들보다 선행학습이 뒤쳐지면 발을 동동 구르며 불안해한다. 소위 SKY 명문대에 보내기 위해선 아빠의 무관심, 엄마의 정보력, 할아버지의 경제력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즉, 아이의 관심이나 재능과 상관없다는 의미이다. 최대한 정보를 많이 끌어 모아 적재적소에 돈을 쏟아 부어 사교육을 시키면 명문대에 갈 수 있다는 풍조가 사회에 만연하다.
부모는 아이가 대학에 가고 싶은지, 어떤 걸 배우고 싶은지, 가고 싶은 과가 어디인지 관심 없다. 가장 인기 있는 과 혹은 가장 점수가 높은 과에 진학하기만 하면 된다. 대학 진학 이후의 삶 역시 부모 자신의 뜻대로 가길 원한다. 대기업 취직이나 고시에 합격하는 것.
저자는 강교민을 통해 다양한 부류의 아이들과 부모들이 어떻게 경쟁교육 시스템에서 희생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작가 조정래 선생님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학가의 한 명이다. 그는 대하 역사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등을 비롯하여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얼마 전 중국에 관한 정글 만리라는 책으로 한중관계와 중국에 대해서 나름대로 소상하게 독자들에게 길라잡이 역할을 해주었다. 그가 오늘날 곪을 대로 곪은 한국의 공교육과 사교육에 대해 작심한 듯 일필휘지로 <풀꽃도 꽃이다>라는 작품을 발표하였다. 주인공 강 교민 선생의 입장에서 무너져가는 우리의 공교육 현장을 아무런 가감 없이 때론 담담하게, 때론 격정적으로 토로하였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하루에 1.5명의 청소년들이 학업성적과 학원폭력, 왕따 등으로 자살을 하고 일 년에 500여 명 이상이 자살하는 교육현장에서 기성세대들은 아무런 대책도 없이 스러져가는 가엾은 청춘들을 그저 지켜보고만 있는 현실에 작가는 따끔한 일침을 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