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중톈, 중국인을 말하다>는 우리가 잘 몰랐던 중국인의 일상생활과 문화관습을 다룬 인문 교양서이다. 중국 CCTV「백가강단」으로 널리 알려진 이중톈의 대표작 중 하나로, 저자의 유쾌한 입담과 예리한 통찰력으로 풀어낸 중국인에 관한 해석을 담고 있다. 10여 년 동안 중국에서 세 번의 개정판이...
의복
- 중국인들은 먹는 것뿐만 아니라 입는 것도 매우 중시한다. 입는 것과 먹는 것은 여러모로 아주 상관관계가 깊다. 얼마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는 책의 내용을 들 수 있다. 자신보다 높은 사람의 신분이면 양말을 벗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심하면 목이 날아갈 수도 있다는 내용이다. 또한 모자도 마찬가지인데 이것도 모자를 쓰면 예의에 맞지 않거나 특이한 차림으로 분류되어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예의에 연결된 의복 때문에 이는 정치와도 연결될 수 있다. 옷에 따라서도 문명인과 야만인으로 나누어지며 중화민족과 그 외에 동서남북의 야만인으로 분류되곤 했다. 의복은 문화의 상징이자 표지이며 문화의 유무, 문형과 야만, 진보와 낙후의 분수령이기 때문에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다.
따라서, 중국인이 오랑캐 복장을 하면 멸시를 받은 것도 이 이유이다. 의복 같은 경우 특별할 때가 있었는데 상체 또는 어깨를 노출 할 때의 의미는 모두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벌을 줄 것을 요청하거나 누군가에게 때려달라고 하는 의미로서만 가능했다. 이 외에 어깨를 드러내는 행동은 매우 실례되는 행위였다. 자신이 나체가 되는 것이 무례를 범하는 것이라면, 다른 사람에게 나체를 보이는 것은 더더욱 실례였다. 중국인들은 형편이 정말 어렵지 않으면 보통 한두 벌의 체면이 서는 옷을 준비해두고 중요한 날 차려입었다.
이는 반드시 예쁜 새 옷은 아니며, 예의를 지킨 옷이라면 괜찮았다고 한다.
이 책은 대체로 중국인의 특성을 중국의 고대에서부터 현대 이전까지의 생활사와 사상들을 통해 분석하고 있다. “중국인이 예전에 이러이러한 이유로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했고, 그것을 보여주는 이러이러한 사례들이 있고, 이것이 현대에 들어 이렇게 작용하고 있다”는 공통적인 틀을 통해 중국 문화의 특성들을 짚어 주어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역시 중국인에 의한 중국 문화 분석이라는 점에서 종종 동의할 수 없는 부분들도 있었다. 분명 잘못된 부분이라고 생각되는 점을 인정하는 부분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 역시 중국 문화와 한국 문화의 차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또 한 가지 읽기 편했던 점은, 이전에 읽은 두 권의 책보다는 비하나 조롱의 말투가 없다는 점이었다. 개인적으로, 굳이 보는 사람이 불편할 정도의 표현을 쓰지 않아도 충분히 날카롭게 비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 역시 충분하다고 생각되지는 않지만 필요한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비판을 하고 있다.
저자가 같은 중국 문화라도 남방 문화와 북방 문화가 다르다고 한 것은 맞는 말인 듯하다.
지인들이 중국의 각기 다른 지방에서 생활했었는데, 지방마다 같은 의미라도 그것을 표현하는 단어가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 같이 모여 대화할 때 가끔 서로가 말하는 단어들을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중국 내에도 다양한 문화들이 존재하므로 ‘중국 문화는 어떤 문화다.’라고 획일적으로 규정하지 말라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저자는 중국인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 문화를 확실히 알아야 한다고 했는데, 앞으로 내가 배워야 할 것들이 많을 것 같다.
문화를 파악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자기 나라의 문화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난해하다.
자신에게는 가장 일반적이고 익숙한 것이기 때문에 잡아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한 예로 음식 문화를 들 수 있는데, 책에서는 중국 문화의 핵심이 단체 의식이고 서양 문화의 핵심은 개인의식이라고 했다.
보통 자기가 자기를 말하라면 ‘보편적’이라는 논리를 들어 으레 짐작하게 마련이다. 별다른 근거도 없이 말이다.
내가 한국인을 평가하라면 나는 그렇게 했을지도 모른다.
중국인이 중국인을 평가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했으나 이 책의 작가는 그렇지 않았다. 옛 고사와 사례를 들어 객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명했다.
이 책을 읽는 다른 나라 사람들은 그의 책으로 중국인의 성향을 오해 없이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책을 읽으면서는 중국인이 우리와 상당히 닮아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먼저 의복 분야에서 유행을 좇는 부분이 그렇다.
중국에서는 윗사람을 따르고 무리를 따른다고 했다. 그 이유는 벌떼근성과 획일성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또 그러면서 비교하기 좋아한다고 했다. 남과 비교하면서 남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야 안심을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도 그렇다.
우리도 유행을 잘 따르는데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나름의 개성을 드러내기 좋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특이함 조차 유행되면서 획일화 되는 것은 똑같은 것 같다.
어느 민족에 대한 성향을 분류하여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특정 민족이지만, 다양한 특성을 가진 사람들의 집단이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국가, 중국엔 약 13억 명의 인구가 모여 산다. 그럼에도 저자는 문화적인 특정에 집중하여 중국인의 성격과 특성을 분류적으로 분석하였다. 파편화된 흔적들을 저자 나름의 기준으로 배열하여 설명하였다. 음식, 의복, 체면, 인정, 단위, 가정, 결혼과 연애, 우정, 한담 등 총 9가지 분류하여 중국인의 성격에 대해 설명한다. 중국문화가 어떻게 중국인의 성격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끼쳤는지도 쉽게 설명하였다.
중국인의 모습은 우리의 모습과 닮은 부분이 많았다. 중국인들이 일상이 우리와 비슷한 점이 많아서 놀라웠다. 생각보다 우리와 공유하는 부분이 많아서 읽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중국인들 이야기가 우리들 이야기처럼 받아들여져 같은 곳을 바라보게 되었다. 모든 게 그렇진 않았다. 중국에서 역사는 사회의 모습에 투영되어 계속 이어지기도 했다.
이중톈 중국인을 말하다
우리나라는 1945년 해방 이후부터 70여년이 흐른 지금까지 미국을 중심으로 서구문화의 영향을 강력하게 받고 있다. 그러나 그 이전 잠시 일본 영향을 받은 시기를 제외하면 한반도는 중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지속하며 중국의 영향을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는 누구보다 중국을 잘 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1910년 경술국치 이후 100년 이상 잊고 있었던 나라가 중국이었다는 점에서, 중국에 대한 이해가 과거 우리 조상들에게 비해서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21세기 들어오면서 중국의 위상은 크게 달라지고 있다. 도광양회의 전략에서 대국굴기의 전략으로 바뀔 만큼 중국의 힘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의 관심도 미국 일변도에서 중국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중국에 대한 우리의 몰이해를 해소시킬 수 있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