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조은 교수가 1986년 도시 빈곤 지역인 사당동에서 금선 할머니 가족을 만나면서부터 시작합니다. 이 연구는 33년이 지난 현재도 지속되고 있으며, 4대를 이어 지속되는 도시빈곤의 이야기를 가감없는, 그러나 따뜻한 시선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1) 공통질문: 이 글의 주인공인 금선할머니 가족의 삶에서 '빈곤문화'는 어떻게 대물림되는 빈곤의 원인이자 결과로 작용하는지 생각해봅시다.(250단어/낱말 내외)
이 책은 ‘가난’이라는 것이 세대를 거치며 어떻게 고착화되는지를 기록하였다. 이 책의 주 대상이 되는 금선 할머니 가족의 삶을 살펴보면, 이들 가족이 처음부터 빈곤한 것은 아니었다. 금선 할머니네 친정은 여관을 운영했다. 이 사업은 하층민들의 주 생계원이기는 하였지만, 꽤 넉넉한 형편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시댁도 마찬가지로 여관사업으로 경제 사정이 그리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다. 빈곤이 아니라 오히려 경제적으로는 사회 계층적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었다.
철거를 앞둔 불량 주거 지역에 대한 현장 연구 (1986년 시작)
-빈곤 현장에 대한 문화기술지(ethnography)
-UNICEF(철거 지역의 아동에 대한 관심)의 지원으로, 2년 반 계약 연구를 진행함.
-계약 이후에도 조은이 다른 곳의 지원을 받아 계속해서 연구함.
-가장 최근 발표물로는 다큐멘터리 ‘사당동 더하기 33’(2020년)이 있음.
-긴 연구, 시간에 따라 연구팀/방법/주체/과정/기법/기기/관점/해석의 시각도 변함.
‘사당동 더하기 25’는 조은이라는 작가의 장편소설로, 서울 사당동의 재개발 지역 철거민이었던 할머니와 어린 시절 함께 살았던 화자(나)의 이야기이다. 화자는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여 혼자 살게 되면서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집 근처 빌라에 입주하게 된다. 그곳에는 이미 세 가구가 살고 있었고, 집주인 아 주머니는 세입자 중 한 명이었다.
할아버지께 직접 들은 바로는 약을 먹으면 일정 시간동안 몸을 움직일 수 있으셨다고 한다. 그런데 언젠가 한 번 친구가 그 할아버지가 주민들에게 드센 질책을 받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 국가에서 기초생활수급자로 생활비도 지원해 줄 텐데, 왜 쓰레기들을 주워 와서 자기 집 주변에 모아두는 것이냐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고 얼마 뒤 그 할아버지를 도와주게 되었을 때 그것에 관해 물어봤다. 할아버지는 자신의 자녀들 때문에 국가에서 지원금이 나오지 않는데 자녀들이 돈을 보태주지 않아 일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애석한 답변이었다. 요즘은 그 할아버지를 본 적이 없다. 돌아가셨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게 내가 간접적으로나마 알고 있는 가난이다. 그 외에는 가끔 노숙자나 거지를 보며 딱함을 느끼고 ‘어쩌다 저렇게 됬을까‘라고 생각을 해본 것 뿐이다. 가난에 대한 개념이나 전반적인 느낌은 거의 미디어를 통해 얻은 것 같다. 확실한 것은 아직까지는 가난은 나와는 다른 세계의 것이라는 것이다.
사당동 더하기 22는 1986년부터 2008년까지 사당동 철거재개발 현장에서 임대주택으로 이사한 정금선 할머니의 삶의 자취를 기록한 영상이다. 22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가난은 변하지 않았다. 금선할머니 가족의 가난의 연대기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에이브럼슨은 연구를 통해 노년기의 불평등, 계층화 매커니즘을 건강, 신체, 구조적 불평등, 문화, 관계망의 불평등까지 다섯까지 차원으로 설명하였다. 늙는 것 또한 계층화의 과정이며, 신체의 노화는 사회 계층화 과정에서 가장 근본적이고 불가피한 부분이었다. 본인이 주목하고 싶은 것은 바로 구조적 불평등과 문화이다. 노화는 비차별적이지만 모두가 동일한 선상에서 겪는 과정은 아니다. 다양한 정부의 복지 혜택과 안전망에도 불구하고 노년의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는 까닭은, 개인과 지역 수준의 물질적 차이 때문이다. 그러한 차이는 노년기에도 지속적으로 선택과 기회에 영향을 미친다. 사당동 철거민의 삶을 생각해보자. 지역과 공동체적인 측면에서 철거민의 상황과 공간은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나는 도시에서 나고 자랐다. 도시는 나에게 있어서 포근한 삶의 터전이었고, 일상의 배경이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이런 나에게 ‘도시 속 빈곤’이란 글자로만 배운 개념에 그쳤다. 그러던 작년 여름방학 때, 한 달 동안 우리 지역의 무료 급식소에서 급식 봉사를 했다. 배급이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그 무더운 여름에 줄 서서 기다리시던 어르신들을 보며 내가 가장 먼저 느꼈던 감상은 부끄럽게도 우리 지역의 빈곤층의 숫자에 대한 막역한 놀라움이었다. 무료 급식을 받을 만큼 빈곤한 계층의 사람들이 과연 우리 지역에 존재할까 하는 의문을 품고 있었는데, 두 눈으로 확인한 숫자는 엄청났다. 그 많은 사람이 어디서 나왔을까? 숨어있다가 급식을 받을 때만 나온 걸까? 그 사람들도 나와 같이 섞여 우리 지역에서 우리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렇지만 책으로만 도시 빈곤을 배웠던 나는 그게 우리 사회의 일이라고는 말하지만 직접적으로 내가 살아가는 지역의 일이기도 하다는 건 인지하지 못했다.
서구에서 근대적 학문이 처음으로 성립되던 시기에 유행하던 것은, 객관성과 신뢰성을 기반으로 하는 실증주의적 방법이었다. 이러한 실증주의적 방법은 인간과 사회를 자료로서 객관화하기 위해, 모든 것을 수치화하여 양적 자료를 형성하는데 그 목적이 있었다. 질적 연구방법은 이러한 실증주의적 방법론에 반하여, 인간에게는 느낌이나 감정, 직관 상상력 등 수치화 할 수 없는 많은 부분이 존재한다는 비판점에서 출발한다. 물론 다양한 범위를 포괄하는 질적 연구를 하나로 정의할 수는 없으나, 굳이 정의를 내려 보자면, ‘연구자가 연구 대상이 행위하고 생각하는 일상에 참여하거나 그 일상을 관찰하면서, 연구대상이 갖고 있는 경험 세계와 가치관을 당사자의 주관적 시각으로 이해하는 연구방식’ 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 책, 『사당동 더하기 25 - 가난에 대한 스물다섯 해의 기록』은 이렇듯 문자화된 지식이 얼마나 무미건조한지를 가장 강렬하게 보여주는 책이 아닐까 한다.
1. 내용정리
이야기는 한 가족에 대한 한 교수의 25년간의 관찰 스토리다.
1장 : 조은 교수의 철거를 앞둔 불량 주거 지역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는 단계를 보여준다. 처음 연구를 하기 위해 사당동 주거 지역을 찾아가는 여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다음으로는 마을에 대한 첫 느낌을 서술한다. 상상했던 것 보다는 평화롭고 여유로워 보이는 마을 전체 풍경에 놀란다. 하지만 집안에 들어가 보니 실상은 다르다. 2평이 채 안 되는 공간[ 3~4가족이 일명 ‘칼잠’을 자는 형상에 저자는 놀란다. 다음으로는 연구 대상 가구 22가구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다. 다음으로는 질적연구를 위해 한 가족을 선정한다.
이 책은 조은교수가 1986년 서울 사당동 재개발 지역에서 만난 가족을 25년간 따라다니며 기록한 참여관찰기록문이다. ‘가난’이란 대부분 사람들은 삶이 어려운 것, 힘든 것, 배고픈 것 등 이론으로 배워서 알고 있어 어느 정도 이해할 수는 있지만 100% 이해할 수는 없다.
가난을 100% 이해하고 경험한 사람들은 소수일 뿐이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보았을 때에는 보편적인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우리나라의 보통 사람들은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을뿐더러 학교도 의무화되었고, 이제는 6.25때의 원조 받는 나라가 아닌, 원조를 해주는 나라로 부상했기 때문에 가난이 보편성을 넘어섰고 이제는 소수만이 겪는 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가난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으며, 사당동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사당동 판자촌에서 하루하루 일용직으로 벌어서 목숨을 연명하고 죽지 못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가난이 과연 대물림 되지 않을 수 있는지, 그 사람들이 맨몸으로 세상과 맞설 수 있는지가 의문이 간다.
I. 서 론
우리는 우리가 경험한 것까지만 본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세상을 이해한다. 그 이외의 것들은 책이나 기타 정보 자료를 통해서 알게 된다. 하지만 절절함으로 경험하지 않은 것은 그냥 하나의 지식일 뿐 그것을 백 프로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한 경험 중에 대표적인 것은 가난이다. 가난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소수의 사람들이다. 물론 아프리카의 빈곤한 국가에서는 대다수가 가난하지만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봤을 때는 가난함은 보편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가난이 보편성을 넘어섰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적극적으로 해외 원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가난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다만 적극적인 관심을 갖지 않으면 우리는 그것을 볼 수 없다. 그런데 가난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가난이 뭔지를 알려고 하는 것은 어쩌면 가난하지 않은 자의 사치이자 취미에 지나지 않게 생각될 수도 있다. 따라서 그러한 행동은 도가니를 쓴 공지영 작가나, 도가니를 영화로 만든 황동혁 감독에 대해 소외된 계층에 마이크와 카메라를 들이대고 돈을 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러한 비판 속에서도 자신의 행동을 해 나가는 사람들마저 없다면 감추어진 진실을 알기는 더욱 힘들다.
<중 략>
이처럼 가난은 그들만의 죄가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알 수 있다. 또한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주거 복지 해결이 가난을 벗어나는 근간이 될 수 없다는 것도 임대주택에 살았던 이들 가족을 통해서 알 수 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어쩌면 우리가 당연하다고 느끼고 누리는 것들에 대한 잠시 동안의 경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맛있는 음식도 먹어본 사람이 아는 것처럼 계획하고 실천하고 성취하는 과정의 흐름을 그들이 몇 번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경험할 수 있다면 그들도 분명 변화의 희망을 갖고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