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미국의 저명한 사회학자 조지 리처 메릴랜드대 교수는 그의 저서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에서 현대사회의 '맥도날드화 (McDonddization) ' 를 경고한다. 맥도날드화는 맥도날드로 대표되는 패스트푸드점의 규격화·편리성·효율성 등의 원리가 사회의 모든 부분을 지배하는 과정과 그것이 초래하는 불합리성을 말한다. 리처교수는 독일의 사회학자 베버의 합리화 이론을 바탕으로 맥도날드화의 불합리성과 비인간화를 날카롭게 분석한다.
조지 리처가 제시한 맥도날드화라는 개념은 여러 면에서 현대 사회가 직면한 속성을 아주 선명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맥도날드라는 패스트푸드점이 상징하는 규격화와 효율성 중심의 경영 방식이 일상 곳곳으로 스며드는 장면을 떠올리면 꽤 익숙한 경험들이 떠오른다.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에 들어가면 계산대 앞 메뉴판부터 주문 절차까지 이미 일정한 규칙에 따라 움직인다. 맛과 양도 별다른 예외 없이 균일한 수준을 제공하려고 애쓴다. 테이블이나 의자 배치는 대체로 활용하기 편리하게 배열되어 있다. 주문자의 동선과 직원의 동선이 자연스럽게 구분되어 있고, 빠른 시간 안에 식사와 결제와 퇴장이 마무리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런 모습은 겉으로 보기엔 편리해 보인다. 그러나 리처는 바로 이런 효율성 위주의 작동 원리가 사회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간편하고 효율적인 형식이 점점 더 힘을 얻다 보니, 행동할 때마다 이익과 손실을 비교하고, 측정 가능성을 중시하며, 결국 사람 사이의 상호 작용에서 인간다움을 희석시키는 방향으로 흐른다는 점을 비판적으로 관찰한다.
그가 맥스 베버의 합리화 개념과 연결 지은 이유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베버는 관료제나 자본주의가 진행되는 양상을 놓고, 인간이 점점 더 규칙과 계산 체계에 길들여진다고 지적했다. 목적과 수단이 명확하게 구조화되면, 모든 것이 수단과 끝이 분명한 절차에 따라 돌아간다. 베버의 언급처럼 사람들의 삶이 철창 안에 갇힌 것 같은 모습으로 변한다는 우려다. 리처가 말하는 맥도날드화도 비슷한 경향이다. 외관상 현대사회에서 식당을 방문하거나 자판기 음료를 선택할 때 느낄 수 있는 편의성은 무척 부드럽게 보인다.
맥도날드화라고 하는 건 맥도날드가 세계로 퍼져 나가면서 그 현상을 통해서 볼 수 있는 현대 문화에 대한 것이라고 볼 수가 있었다. 사실 맥도날드는 예전에 생긴 브랜드이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브랜드 중 하나이지만 산업혁명 이후 그런 것들을 대변하기 위한 대표성은 띠고 있지 않다고 생각을 한다.
아무튼 저자는 맥도날드화된 세계에 대해서 설파를 하였다. 그 내용은 세상이 효율적인 것을 추구하면서 돌아간다고 한 점이었다. 맥도날드는 굉장히 분업이 잘 되어 있고 효율적인 걸 추구했다. 그런 것이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지도 못했을 것이다.
나는 패스트푸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저질의 고칼로리.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패스트푸드의 모습이다. 하지만 분단위로 시간을 쪼개어 써야 했던 수험생 시절, 드라이브 스루를 통해 패스트푸드를 자주 찾게 되었다. 차 밖으로 한발짝도 나가지 않아도 배를 두둑하게 채울 수 있는 음식을 얻고, 딜리버리 서비스를 통해 집 밖에 나가지 않아도 음식을 얻을 수 있다. 그 뿐인가, 주문하고 나서 음식이 나오는 것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수험 생활 시절, 덜컹거리는 차 안에서 먹던 패스트푸드는 이상하리만큼 그저 그런, 보통의 맛이었고, 배를 채울 수는 있었지만 밥이 아닌 ‘연료’를 채웠다는 생각에 가슴이 허전했다. 대학생이 된 이후에도 그러한 경험 때문인지, 패스트푸드, 특히 햄버거는 잘 먹지 않는다.
조지 리처가 지적하는 부분 또한 내가 수험생활을 하며 느꼈던 감정들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그가 말하는 ‘합리화의 불합리’가 그러했다.
조지 리처(George Ritzer)는 『The Mcdonaldization of Society』에서 ‘합리성’이라는 현대 사회의 주요 동력을 맥도날드를 통해 말한다. 맥도날드화(McDonaldization)란 맥도날드가 합리성을 내세워 패스트푸드를 미국을 넘어 미국 밖의 세계까지 그 영향력을 펼치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단지 음식에 한정되지 않는다. 맥도날드화는 패스트푸드 산업을 넘어 교육과 의료, 정치, 언론, 가정 심지어 태어나고 죽는 데까지 모든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한다. 우리 삶 전 분야에 걸쳐 관여하고 있는 맥도날드화의 특성을 리처는 효율성, 계산 가능성, 예측 가능성 그리고 통제로 설명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합리성의 비합리성’이라는 거대한 그림자가 존재한다.
맥도날드와 같은 다국적 기업(혹은 거대 기업)은 날로 세계에 그 힘을 확장하고 있다. 그 힘은 효율성, 계산 가능성, 예측 가능성, 통제라는 가장 합리적인-혹은 그렇게 보이는- 특성으로 무장했다.
몇 일전 큰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충남 서산에 가야만 했다. 그런데 내가 가장 먼저 해야 했던 일은 비행기 좌석 예약과 김포공항에서 서산까지 가는 버스 시간의 확인이었다. 버스 시간은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의 배차간격을 두고 있었고, 나는 버스 대기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버스 시간 즈음에 김포공항에 도착하는 비행기 시간을 선택해야 했다. 그런데 마침 그 날은 버스 파업이 예정된 날이었다. 버스 운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해당 버스회사 연락처를 확보하고, 실시간 올라오는 뉴스에 귀를 기울였다.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를 읽으면서 처음 ATM기에서 친구와 함께 계좌이체를 하던 순간이 생각났다. 체크카드를 넣고, 타은행의 계좌로 돈을 송금하고 무인기에 카드를 꺼내는 순간, 친구와 나는 ‘세상 참 좋아졌다’고 대화를 나눴다. 돈을 송금하려면 종이에 금액과 계좌를 적어 타행이체서약서(?)를 쓸 필요도 없이, ATM기에 카드만 넣고 송금할 수신계좌를 누르고 확인만 하면, 간단하게 계좌이체가 이루어진다. 은행원을 볼 필요도 없고, 정해진 업무(타행이체, 입금조회, 계좌이체, 통장확인)에 대해 처리 가능하다. 또한 ATM기에서는 언제나 동일한 절차가 (카드 넣기→ 하려는 업무 선택→ 확인) 예측가능하며 주말에도 심지어 쉬지 않고 돌아간다.
그러한 과정은 굉장히 효율적이면서 합리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참 세상이 좋아졌다라고 느끼게 말이다. 조리 리처가 말하듯, 현재의 맥도날드화된 세상의 잘못된 점을 꼬집고자 과거로 회귀하자거나, 예전이 좋았다는 말은 큰 설득력이 부족할 법하다.
우리 사회의 맥도날드화는 패스트푸드 체인점만이 아니라 우리 주변 생활세계의 모든 습관이 그렇게 변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맥도날드의 특징이 ‘더 빨리 더 많이 더 간편하게 자연스럽게 그러나 비인간적인줄 모르고 통제속에 길들이는 시스템’으로 이해가 된다.
그러나 나는 오래전에 나 또한 어떤 의미에서는 ‘맥도날드’ 같은 습관 속에 살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직장에서 더 많은 일을 하면 인정받거나 (누구로부터인지 모르지만) 승진이 되거나 하는 꿈을 나에게 세뇌시키며 살았다. 그러다가 이 체제의 통제가 나를 나의 영혼과 몸을 아프게 한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직장일이 그랬다. 07시에 출근버스 승차하고 08시에 첫 수업하고 5시에 끝나면 학급신문 만든다고 학교축제 한다고 저녁 9시까지 남아서 무언가를 했다. 그러다가 아이도 태어나고 내 몸도 늙어가고 아프기도 하였다. 초과근무수당 제도가 생기고 노동조합의 힘이 자기 직장에서 타율로 인한 통제가 아니라 자율적 자기 통제가 가능하게 되었던 것 같다.근무 규정도 생겨났다.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에서 다루는 대상은 맥도날드라는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이 먹어보았을 너무나도 유명한 패스트푸드 기업이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맥도날드에 ‘우리가 모르는 어떤 다른 점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나도 한번쯤은 해봤었다. 이 책은, 우리가 알게 모르게 경험하는 수많은 부조리를 맥도날드를 통해, 맥도날드에 비유해서 설명하고 있다. 즉, 맥도날드로 대표되는 '맥도날드화'는 곧 현대사회의 위기이자 모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책의 주된 개념이자 핵심 단어인 '맥도날드화' 란 용어는 베버의 '합리화'란 개념과 연관되어 있다. 1980년대 초 저자 조지 리처는 베버의 합리화 이론과 패스트푸드점의 성장에 관한 관심을 연관지어 현상을 연구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그즈음 맥도날드는 이전보다 더 널리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갔고, 맥도날드에서 모티브를 얻은 여러 비슷한 패스트푸드 사업과 그 밖의 다양한 사회분야에서 맥도날드의 복사판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사실 저자가 주장하는 ‘맥도날드화’가 진행될수록 그 현상에 대한 관심의 정도 그리고 그것이 야기하는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더 커져가고 있었다.
이 책에서는 맥도날드라는 기업을 매개체로 삼아서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사회의 부조리한 모습들을 날카롭게 비평하고 있다. 물론 맥도날드는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으며, 사회 전반적인 분야에 좋은 현상을 가져다주는 부분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 점은 이 책 전반에 걸쳐 언급되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 많은 이점들보다 ‘맥도날드화’가 사회에 야기하는 문제점과 잠재적 위험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공론에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추고자 하는 저자의 의도를 볼 수 있었다. ‘맥도날드화’에 대한 비판은 사회 각개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이 책이 좀 더 넓은 무대에서 그와 비슷한 결과를 가져오길 저자는 또한 바라고 있다.
맥도날드는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 다들 패스트푸드점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만큼 우리에게 친숙하다. 맥도날드는 맥도날드 형제가 만들어낸 것으로 단순성에 의한 효율성이 있었지만 그 맥도날드를 오늘날의 세계적인 맥도날드로 이끈 것은 레이 크록이다. 그가 만든 맥도날드는 20세기 미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발전 그 자체였으며 그 반향으로 미국과 패스트푸드 업의 범위는 널리 확대되었다. 맥도날드의 프랜차이즈화를 통한 겁 없는 성장은 광범위한 분야의 사업, 생활양식, 세계의 주요부문에 영향을 미쳐 왔으며, 점점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맥도날드화라는 개념은 우리에게 친숙하지 않지만 우리생활은 이미 맥도날드화 되어있다. 맥도날드화는 도저히 침투할 수 없을 것 같아 보이는 제도와 세계 여러 부분에서도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맥도날드화란 현대사회의 모든 부분이 맥도날드의 경영원리로 지배되고 있는 것과 그에 따른 불합리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에 의하면, 우리 사회는 맥도날드가 패스트푸드점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전략인 획일화와 규격화로 지배받고 있다고 한다. 즉, 우리의 식생활, 레저, 스포츠, 종교, 언론, 교육, 성 등 사회의 전반에 걸쳐 맥도날드화 되었다는 것이다. 생명이 태어나는 산부인과에서부터 규격화된 출산과정을 거치고, 규격화된 교육을 받고 자라며, 놀이공원에서도 정해진 놀이기구를 타며 즐거워하고 규격화된 직장의 관료제 속에서 정해진 업무를 하며 살아간다. 세상 모든 것이 규격화, 획일화되어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말하는 사회의 맥도날드화인 것이다.
읽은 소감
읽기 전에 내가 예측한 ‘맥도날드화’라는 제목의 의미는 어떤 이미지성과 브랜드의 모습일 줄 알았다. 물론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수준이 다르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우선 조지 리처는 맥도날드화를 ‘패스트푸드점의 원리가 미국 사회와 그 밖의 세계의 더욱 더 많은 부분을 지배하게 되는 과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맥도날드화가 그런 특징을 가지고 있는 걸까? 그 이유는 네 가지에 있다.
첫째 이유는 효율성이다. 미국 사회에서 맥도날드는 배고픈 상태에서 벗어나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단순히 시장에서 구입한 재료로 가정에서 가족마다 식사를 하는 것보다 모든 가족이 음식점에 들어가 밥을 먹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그것은 식사를 위해 사냥이나 야채를 채집할 필요가 없이 화폐를 지불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둘째 이유는 계산가능성이다. 계산가능성이란 곧 모든 일련의 행동을 수치화 해나가는 성질이다. 수치를 강조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패스트푸드를 만드는 데에는 질적 능력보다 양적 능력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