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병률 여행산문집. <끌림> 두 번째 이야기. 세월이 흐르는 동안 작가는 여전히 여러 번 짐을 쌌고, 여러 번 떠났으며, 어김없이 돌아왔다. 그의 여권에는 80여 개가 넘는 나라의 이미그레이션 확인도장이 찍혔다. 작가의 이 여행노트는 오래전부터 계획된 대단하고 거창한 여행기가 아니라, 소소하지만 낯선...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는 여행산문집이다. 작가는 혼자 떠난 인도여행 중 우연히 만난 일본인 여성으로부터 받은 엽서로부터 영감을 받아 이 책을 집필 했다.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는 바람이 부는 이유, 2부는 달처럼 차고 기우는 마음, 3부는 파도 소리만 남은 밤, 4부는 다시 만날 때까지 라는 주제 로 이루어져 있다.
무작정 찾아간 도서관 아이들 책을 빌리러 가던 참에 올해가 가기 전 다 한권의 책이라도 더 읽어보고 싶은 욕심에 자료실로 향했다.
책꽂이 속의 너무나 많은 책들 속에 과연 어떤 책으로 올해를 마감할까 하는 내 눈에 당당히 들어온 책.
그동안 책과 너무나 거리가 있었던 나였기에 이병률이라는 작가와도 첫 설레이는 만남이었다. 정말 너무나 설레였다.
올해 유난히 여행의 운이 많아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유럽이라는 곳도 가보았고 그것도 오로지 나만을 위한 여행을.
이 책은 작가 이병률씨가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사진과 글로 잔잔하게 담아내고 있으며, 사진을 보며 시와 산문들을 읽고 있으면 마치 그와 함께 여행을 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이 책의 저자인 이병률 작가는 세계 각국을 여행하는 여행작가이자 사진가이다. 이 책은 그 나라는 어디가 좋고 또 이곳에 가면 이런 것이 좋다라고 하는 책이 아니다.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그만의 느낌, 그리고 그만의 추억과 지인들과의 아름다웠던 에피소드를 잔잔하게 풀어 나가는 여행 에세이집이다.
몇 달 전 간만의 휴식을 맞아 갔었던 코타키나발루행, 그 여행 가방 한쪽에 넣어갔던 책이다. 자유여행으로 갔던 여행이라 식구들은 현지 탐방하느라 투어를 나가고 혼자 호텔방에 누워서 읽었다. 창 너머로 푸른 바다가 보이고 타국의 이국적인 풍경 속에서 읽었던 책이라 더 기억에 오래 남는 것 같다.
읽어 내려가는 동안 옛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콧등이 시큰하기도 했고 작가가 찍은 여행지의 사진들은 더욱 진한 감수성을 자극하는 것 같았다.
이 책은 저자가 여행을 다니면서 찍은 사진들과 그때의 추억, 일화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있다.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라는 책은 다른 책들과 다른 점이 2가지 있다. 첫 번째는 사진이 많다는 것이다. 거의 책의 절반가량을 외국풍경 혹은 사물과 사람의 사진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용이 부족한 것이 아닌 그 내용과 사진이 한데 어우러져서 책을 읽으면서 더 좋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두 번째는 책 하단부에 페이지가 없다. 나는 어려서부터 책을 그렇게 많이 읽지 않은 편이었고 최근 들어 책의 필요성을 느끼고 책을 많이 읽어보려고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책을 어디까지 읽었고 총 몇 페이지로 되어있는지를 항상 확인하고 책을 읽는 와중에도 몇 페이지까지 읽었구나를 수시로 보는 습관이 있다. 하지만 이 책에는 어느 책에나 있는 책 하단부의 쪽수가 기재되어 있지 않다. 처음에는 불편하게만 느꼈던 부분이 책을 다 읽은 시점인 지금 생각해보니 기발한 생각이라고 생각하였다.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제목도 좋고, 그의 책은 늘 그렇듯이 군더더기가 없어서 더 좋다. 작가의 감수성에 무릎을 치면서, 아직 나의 감수성도 바짝 마른 것이 아님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그처럼 삶을 살 수 있다면. 그의 삶은 정말이지 로망 그 자체다. 마음이 가는대로, 떠남과 돌아옴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문득, 그 사람의 마음을 훔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도 여행을 좋아하고, 항상 가고 싶어한다. 떠날 수 없는 수많은 이유, 그러니까 먹고 살아야 하는 것을 넘어서서 지금까지 이룬 것을 지켜야 한다는 째째한 마음과 여러 가지로 열거할 수 있는 귀차니즘에서 떠남이 쉽지 않다.
책을 읽고,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할 글귀들로 가득했다. 나도 모르게 작가와 동일시된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여자들은 정말 ‘환장하게’ 좋아하는 책이다. 누구하나 다 읽어 보고 리뷰를 남기고 추천해준다. 정말 겉과 속 모두 ‘예쁜’ 책이라고. ‘예쁜 책’이라는 개념이 익숙하지 않은 나는 주저했다. 그렇게 미루었지만 서점 베스트셀러 칸에는 이 민트색이 오랫동안 자리잡고 있었다. 그래도 나는 외면했다. ‘예쁜 책이 뭐야...’ 그러다 결국 누군가 나에게 ‘강력 추천’ 한다며 선물로 주었다. 처음엔 썩 그리 반갑지는 않았지만, 선물 받은 책은 우선 읽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어야 매너라는 생각에 펼쳐 들었다.
- 시간을 럭셔리하게 쓰는 자, 그런 사람이어야 한다. 나에게도 여행은 시간을 버리거나 투자하는 개념이 아니었다. 여행은 시간을 들이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내게 있어 여행은 시간을 벌어오는 일이었다. 낯선 곳으로의 도착은 우리를 100년 전으로, 100년 후로 안내한다. 그러니까 나의 사치는 어렵사리 모은 돈으로 감히 시간을 사겠다는 모험인 것이다.
2. 본문 발췌 내용
- 뒷목이라서 평생 볼 수 없겠다. 마주칠 일도 없겠다, 그 사람을.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는 이병률 시인의 여행 산문집으로, 그가 여행을 하며 느꼈던 감성적인 사진들과 글들로 가득 채워져 있는 책이다. 목차도 페이지도 없이 마치 여행을 떠났다 돌아오는 듯 한 느낌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페이지마다 그가 생각하고 느꼈던 기록들이 담겨있다.
평소, 여행 산문집을 접해보지 않은 나에게 이 책은 솔직히 호감이 가지 않았다. 왜냐하면 ‘여행 산문’이라는 장르는 소설처럼 특정한 줄거리를 가지고 전개되는 것도 아니고, 이런 종류의 글을 읽어보지 않아서인지 낯설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리뷰를 하기위해 책을 구입했는데 나의 생각과는 다르게 심플한 디자인에 민트색의 예쁜 표지가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일반적인 여행 산문집은 여행을 떠나서 만나게 되는 유적이나 문화재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기에 표지부터가 고리타분하게 느껴지는데, 이 책은 표지에서 뭔가 다른 느낌이 들었다. ‘여행 산문집’이라 해서 작가가 여행한 곳에 대해 설명을 늘어놓는 그런 지루한 글일 것이라는 나의 생각과 달리, 이 책은 여행지를 단순히 설명하는 책이 아닌 새로운 느낌의 여행에세이였다. 산문집이아니라, 마치 이병률 시인의 다이어리 같았다. 그래서인지 부담 갖지 않고 편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 1# 심장이 시켰다 > 책의 첫 장에서,
「나에게도 여행은 시간을 버리거나 투자하는 개념이 아니었다. 여행은 시간을 들이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내게 있어 여행은 시간을 벌어오는 일이었다. 그러니까 나의 사치는 어렵사리 모은 돈으로 감히 시간을 사겠다는 모험인 것이다.」 라는 구절은 나로 하여금 ‘여행’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끔 하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업과 업무에 지친 머리를 식히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또는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자신을 위로하기 위한 목적으로 여행을 떠나곤 하는데, 이병률 시인은 ‘시간을 벌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고 말한다. 도대체가 무슨 말인지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으나,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어느 정도 알 것도 같다.
1. 도서감상문
가. 들어가며
내 주위의 많은 지인들이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여러 번 추천을 했고, 나도 언젠가부터 읽고 싶다고 되뇌었지만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못하다가 연말이 되어서야 이 책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를 읽게 되었다. 지인들이 추천한 것도 있긴 하지만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 책에 열광하는지 그들의 생각을 읽어보고 싶었던 생각도 강했다.
일단 책 제목부터 너무 마음에 들었다. 조용한 듯 강렬하고 가슴에 확 박히는 듯한 그 제목이 너무나 인상적이다. 또한 책 속에 담겨진 잔잔하고 감성적인 글과 사진들은 마치 내가 저자와 함께 여행을 가는 듯한 재미를 안겨주었다.
나. 일상이 된 여행
『이런 질문들을 받을 때마다 먼저 난 `어디를 가고 싶으냐` `원래부터 가고 싶었던 곳이 어디냐`고 묻는 편이다. 그동안 가고 싶어했던 곳이 결국은 그 사람을 여행하게 한다. 그것이 여행의 시작이 되고, 비행기값보다 더 값나가는 무엇이 된다.』52#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는 시인이자 방송작가인 이병률이『끌림』을 내놓은 뒤 7년 만에 소개한 독특한 여행산문집이다. 그는 자신이 직접 체험한 그 동안의 여행보따리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에 독자들에게 선물을 주듯이 화끈하게 놓는다. 그 여행 보따리로부터 낯선 이국적 정취와 그 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냄새가 물씬 풍겨나왔다. 낯선 거리 위에서 저자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세계의 어디에서인가에서 느꼈던 기억의 조각들과 바람. 그것들은 저자 이병률과 그 독자들을 스쳐간 바람의 냄새이자, 힐링의 연상이다.
평범한 우리들과 마찬가지로 일상에 쫓기며 살아가던 여행자 이병률은 낯선 타국에서 조금은 여유롭고 느슨한 시선으로 여행지를 탐험한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낯선 곳, 낯선 시간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는 듯하다. 그렇게 느린 걸음으로 낯선 곳을 스쳐가는 순간에 그 동안 잊고 살았거나 혹은 잊고 싶었던 그리고 잠시 묻어뒀던 예민한 촉수들이 하나씩 하나씩 돋아나며 인생에 대한 조그만 깨달음을 얻는다.
시인이자 방송작가인 저자 이병률은 1967년 충북 제천 출생으로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199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하였다. 나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하지만 책을 넘길 때마다 느낄 수 있는 감성적인 글과 사진들이 여타의 책들에서는 느껴볼 수 없는 무언가를 지니고 있다는 생각에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은 목차가 없다는 점이다. 책의 구성만 보아도 참으로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기에 충분했으며, 내용 역시 싱그러운 봄바람을 맞는 듯한 기분 좋은 느낌을 받게 하기에 충분했다. 책은 정보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했던 나에게 편안한 휴식과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선사해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