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알베르 카뮈의 대표작 중 하나인『페스트』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3번으로 출간됐다. 페스트가 휩쓴 도시 오랑을 통해... 『페스트』가 담고 있는 극한 상황과 폭력, 그리고 진실이라는 문제제기는 오늘의 독자들에게도 여전한 울림으로 첨예하게 다가가리라 기대된다.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는 질병이라는 극단적 조건을 들이대어, 인간이 공유하는 두 얼굴, 이성과 본능, 연대와 이기, 의무와 절망을 현미경에 올려놓는다. 책장을 넘기기 전에는 '인간 존엄'이나 '보편 윤리' 같은 낭만적 서사 등을 떠올렸으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난 뒤 남은 감정은 오히려 기묘한 허탈감과 잔잔한 각성이었다. 카뮈는 영웅적 감동을 연출하기보다, 위기에 처한 인간이 얼마나 재빨리 변질되고, 동시에 얼마나 고집스럽게 평범성을 지키며 버텨 내는지를 담담히 기록한다. 결국 독자는 소설 속 알제리의 항구 도시 오랑시를 휩쓴 페스트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현실을 비추는 구형 거울임을 부정할 수 없게 된다.
소설은 마치 역학 보고서처럼 건조한 문장으로 시작한다. 어느 날 아침, 건물 복도에서 발견된 첫 쥐 사체는 "별것 아닌 불청객"쯤으로 취급된다.
언론도 시 당국도 "청소 문제"로만 여긴 채 발 빠른 조치를 미루고, 그틈에 쥐 떼는 거리마다 죽어 나뒹구는 초현실적 풍경을 연출한다. 의사 베르나르 리외가 날카롭게 감지한 첫 환자 사망 이후, 오랑시의 일상은 예고 없이 흔들린다. 카뮈가 전염병을 ‘비유’가 아닌 ‘사실’로 제시하는 순간, 독자는 이 사태를 초현실적 재앙으로 소비하지 않고, 피부에 닿는 생활의 균열로 체험하게 된다. 이는 20 세기 중반 팽배했던 기술 만능·진보 낙관론에 균열을 내는 문학적 장치이자, 오늘날 "위기는 늘 통계 뒤에서만 오리라는" 우리 태도를 겨누는 일종의 미러 테스트다.
<줄거리>
1940년대, 오랑 시에 살고 있는 의사 리유는 어느날 길거리에서 피를 내뿜으며 죽어가는 쥐를 목격하고 이 상황이 페스트의 전조임을 알아차린다. 리유는 공무원들에게 페스트가 발생했음을 알리지만 공무원들은 현실을 외면해 오랑 시는 초기대응에 실패한다. 이후 국가가 공식적으로 페스트를 선포하자 도시는 폐쇄되고 사람들은 공포를 느낀다.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어떤 계기로 인해 책을 펼치게 된다. "페스트"를 읽게 된 나 역시 그러했다. 이 소설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단순한 흥미라기보다는, 시대의 맥락과 개인적인 경험이 맞물리며 생긴 호기심이었다. 최근 몇 년 사이, 전 세계를 뒤흔든 팬데믹 상황은 우리 모두에게 커다란 상처와 질문을 남겼다. 질병 앞에 무력해지는 인간, 무너지는 일상, 공포와 냉소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민낯. 이러한 현실을 마주하며 인간 존재에 대해, 그리고 우리가 공유하는 사회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안고 있었던 나는, 인류가 직면했던 유사한 상황을 문학이라는 렌즈를 통해 바라보고자 했고, 그 중심에 있던 작품이 바로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였다. 단지 과거의 역병에 대한 기록으로서가 아니라, 실존과 연대, 부조리와 저항을 통찰하는 문학적 성찰로서 이 책을 읽고자 한 것이다. 또한 이 책이 단순한 감염병의 확산을 다룬 소설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본질과 한계를 탐색하는 실존주의 문학의 결정체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 역시 나를 매료시켰다.
더불어, "이방인", "시지프 신화" 등 카뮈의 다른 작품들을 통해 그의 문체와 사유의 깊이에 이미 어느 정도 매료되어 있던 나로서는, "페스트"를 읽는 것은 하나의 필연적인 여정이기도 했다. 단순히 문학적 교양 차원을 넘어, 인간으로서 나 자신을 마주하기 위한 내면적인 탐색이었다. ‘왜 인간은 고통 속에서도 연대해야 하는가’, ‘부조리한 세상 속에서 우리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가’와 같은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스스로 대답을 찾아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나는 "페스트"의 페이지를 조심스럽게 넘기기 시작했다.
1. 작품 개요와 줄거리
『페스트』는 알베르 카뮈가 1947년에 발표한 작품으로, 프랑스령 알제리의 작은 도시 오랑에서 발생한 전염병 사태를 다룬다. 주인공 리외는 의사로, 도시에서 벌어지는 페스트와 싸우며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소설은 쥐들이 죽어 나가는 이상 현상에서 시작한다. 처음엔 가볍게 보였지만, 곧 사람들 사이로 퍼지며 도시 전체가 봉쇄되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주인공은 아픈 아내를 요양소로 떠나보낸 뒤 홀로 남아 시민들과 함께 이 상황을 맞닥뜨린다. 기자 랑베르, 자원대장 타루, 신부 파늘루 등 여러 인물들이 등장해 각자의 방식으로 재난에 맞서거나, 혹은 탈출을 시도한다. 도시가 봉쇄되면서 식량 부족, 불안, 폭동, 미신 같은 인간적 문제들이 연달아 발생한다.
점점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자 민간 자원대가 조직되고, 사람들은 사태를 수습하려 애쓴다. 그러나 희망을 주던 신약은 충분치 않았고, 심지어 어린아이조차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모습을 모두가 목격한다. 이런 장면들은 등장인물들에게 큰 충격을 준다.
처음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는 극한의 재난 상황에서 사람들이 보여 주는 연대와 책임감을 살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한 번쯤 들어 보았을 법한 고전이지만, 직접 정독한 기억이 없어서 이번 기회를 통해 차분하게 살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는 전염병을 소재로 다루면서, 그것이 단순히 질병을 넘어 인간과 사회를 깊이 있게 되돌아보게 만드는 소재라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소설의 배경은 알제리의 해안도시 오랑입니다. 어느 날부터 쥐가 떼죽음을 당하며 불길한 조짐이 보이는데, 이는 곧 전염병이 퍼진다는 신호가 됩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시민들도 점차 이상한 사망 사례가 증가하고 전염이 빠르게 확산되자 공포를 느끼기 시작합니다.
오랑이라는 해안 도시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처음에는 조용해 보였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쥐들이 시내 곳곳에 쓰러져 있었다. 흔한 풍경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그 정체 모를 상황을 확인하고자 들떠 있었다. 그러다 감염 증세로 쓰러지는 주민들이 등장했고, 이 도시가 아주 무서운 공포에 발목이 잡힌다. 그것은 페스트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병이었다. 소설 속에서 막 시작된 재앙은 별안간 파도처럼 덮친다. 사람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의료진조차 명확한 해답을 못 찾는다. 그 혼란스러운 분위기는 책을 읽는 이로 하여금 불안감을 느끼게 만든다. 숨 쉴 틈이 줄어드는 듯한 긴장감이 도시 전체를 뒤덮는다.
그곳에서 의사로서 자기 일을 다하려는 리외가 보인다. 그는 소설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다. 병이 막 번지기 시작할 때부터 환자들을 돌보며 몸을 가누지 못할 만큼 바쁘게 움직인다. 도망칠 수도 있었지만, 그는 남아야 했다. 어느 날, 리외가 느끼는 피로와 절망이 독자에게도 전이되는 것처럼 보인다. 환자들의 증세는 너무나 치명적이었다. 살릴 수 있는 가능성이 희박해 보였지만, 리외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한다. 그의 행동에 담긴 신념은 말로만 표현하기 어렵다. 이 작품을 읽는 동안 지친 마음으로 의사라는 존재가 갖는 책임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타루라는 다른 인물도 나온다. 그는 도시에 잠시 머무르려 했을 뿐이라고 여겨졌으나 점차 깊이 관여한다. 그는 자원봉사에 적극 나서며 감염자와 접촉하는 위험도 감수한다. 때로는 회의감에 빠지지만, 행동은 멈추지 않는다. 타루는 도시를 외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어느새 그 또한 이곳의 일부가 된다. 독자가 그의 언행에 집중하게 되는 순간이 생긴다. 낯선 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용기, 혹은 희망 같은 것이 어렴풋이 펼쳐진다.
1. 책 내용 요약
‘페스트’는 알제리 오랑시를 배경으로 의사인 리외가 페스트를 치료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처음에는 오랑시의 길거리에서 쥐들이 죽어갔고, 그러던 와중에 건물의 수위이던 미셸이 열로 죽게 되었다. 리외는 페스트의 전염성을 깨닫고, 유행병이라는 것을 인지하지만 당국은 심각성을 경시했다. 그러나 사상자가 점차 증가하여 도시는 봉쇄되고 페스트의 발병이 공식적으로 선언되었다. 페스트 상황에서 도시에 있는 인물들은 다양한 변화를 겪기 시작했고, 그중 랑베르와 같이 도시를 은밀하게 탈출하려는 사람과 마을에서 자신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페스트를 신의 처벌이라고 말하는 파늘르 신부 등이 있었다. 랑베르는 이후,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에 동정심을 느껴 마을을 떠날 때까지 리외 의사가 페스트와 맞서는 것을 돕는다. 이후에도 페스트의 심각성이 완화되지 않자 오랑시에서는 마을을 탈출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정부의 통제 속에 마을은 척박해져 간다. 랑베르는 이러한 상황에서 탈출 기회를 가지지만,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기 위해 스스로 남겠다는 결정을 한다. 특정 시점을 기점으로 페스트로 인한 사망자가 감소하기 시작하고, 마을의 문이 열리게 되자 마을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재회하며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인상 깊은 장면
‘페스트’의 전개 과정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절망적인 전염병 상황 속에서 리외와 타루가 보여준 헌신적인 모습이다.
알베르 카뮈는 페스트를 통해 나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가 뭔지 생각해보았다. 우선 사람들의 연대의 중요성과 환경 따라 선택을 강요당할 때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특히 하기 싫은 일을 강요받을 때 꾸준히 해야 한다고 느꼈다. 의사 리가 그랬던 것처럼 환경에 따라 선택을 강요당해도 묵묵히 해내 간다면 미래의 희망을 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배경이 알제리인데 아프리카에 있는 나라이다. 거기서 페스트가 급격히 퍼지면서 생기는 사연이 소설의 주된 내용인데 코로나 시대가 지나고 나서 이걸 읽으니 감회가 상당히 새로운 편이다. 페스트가 퍼진 상황에서 소설 속에서도 엄청난 통제를 해버린다. 사망률은 페스트가 더 무시무시한 거 같다.
아무튼 일리가 있는 조치이다. 가장 서글픈 것은 소설 내에서 가족이나 친구 같은 주변 사람들이 페스트로 목숨을 잃는 것이다. 이 책의 주된 화두 중 하나가 ‘재난은 대비가 가능한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런 것이다. 오랑이 페스트가 창궐한 것, 그건 결과론이라고 볼 수도 있다.
'페스트'에는 카뮈 사상의 정수가 녹아 있습니다. 그의 실존주의 철학은 부조리와 반항, 자유와 연대의 변증법으로 요약됩니다. 카뮈는 부조리한 세계를 인정하면서도, 그에 맞서 반항하고 연대할 것을 주장합니다. 이는 니힐리즘이나 허무주의가 아닌, 진정한 휴머니즘의 실천입니다. '페스트'는 이러한 카뮈의 사상을 예술적으로 구현한 걸작입니다.
문학적으로도 '페스트'는 뛰어난 성취를 보여줍니다. 객관적이고 절제된 어조, 사실적이면서도 상징적인 묘사, 다양한 인물들의 시선과 내면 심리의 탐구 등은 카뮈 문학의 미학을 잘 드러냅니다. 이는 단순한 재난 소설을 넘어, 인간 실존의 깊이와 복잡성을 탁월하게 형상화한 문학적 성취입니다.
'페스트'를 읽고 나면, 우리는 깊은 성찰과 감동을 느끼게 됩니다. 작품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부조리한 세계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재난과 고통 앞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카뮈는 연대와 희망, 반항의 메시지로 답합니다. 그것은 우리 각자가 '페스트' 속 영웅들처럼, 어둠 속에서도 서로를 위해 촛불을 밝히는 것입니다.
오늘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고통받는 우리에게 '페스트'는 더욱 깊은 공감과 울림을 줍니다. 작품 속 인물들의 고투는 의료진, 자원봉사자 등 우리 시대의 영웅들을 연상시킵니다. 또한 재난 속에서 연대와 공동체의 가치를 일깨우는 작품의 메시지는,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욱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페스트'는 단순히 과거의 전염병을 다룬 작품이 아닙니다. 그것은 보편적 재난 속 인간 조건과 실존의 문제를 탐구하는 휴머니즘의 서사입니다. 나아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갈 우리에게, 연대와 희망의 지혜를 전해주는 귀중한 고전입니다. '페스트'가 전하는 카뮈의 메시지는 오늘도 우리 곁을 밝히는 인류애의 불빛으로 남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