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b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여성 지식인, 김선주의 첫 책!/b
‘언론인’ 김선주가 지난 20년 간 쓴 글들의 고갱이를 담았다. 멀리는 1993년 9월에 씌어진 글부터 올 5월에 쓴 칼럼까지 거의 20년 세월 동안 널리 읽히고, 세월의 무게에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빛나는 성찰을 던져주고 있는 102편의 글이 한데 모였다. 적지 않은 글들이 당대의 현실에 대해 시시비비를 던지는 시평의 성격을 띠고 있음에도, 오래 전 글과 최근의 글이 서로 성김없이 적절히 어울리고 호응한다.
지난달 우연하게 직장내 독서동호회를 만들자는 의견이 나왔다. 이름은 텐인원, 일년에 열권의 책을 읽자는 취지로 지어진 이름이다. 자유롭게 책을 읽고, 좋은책 소개해주고, 읽은 책 서로 나누어 읽으며, 자발적으로 토론하는 분위기가 좋아 가입의사를 밝혔고, 이렇게 해서 모인 사람이 열명이다. 동호회 이름과 팀구성원의 수가 일치되는 것이 우연만은 아닌 것 같다.
동호회를 결성하고, 각자 읽고 싶은 책을 한권씩 신청하고, 자신이 읽었던 책을 두권씩 기부하여 30권의 문고를 만들었다. 책을 읽고 싶은 충동이 저절로 생겨나니 이 또한 동호회의 긍정적 효과라 할 수 있겠다.
얼마전 인터넷에서 제목을 접하고 읽고 싶었던 터라 이번에 동호회를 결성하면서 읽고 싶은 책으로 신청을 하여 구입하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 김선주는 47년생이니까 올해 65세다.
신문에서 연재한 그동안의 칼럼들을 한데 묶었기 때문에 그 당시에 시대적 상황과 사건들, 그리고 인물들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이 책에 가장 첫 번째 챕터의 제목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였다. 그리고 그 첫 번째 챕터의 문을 연 칼럼은 먼 이웃보다 우선 가까운 이웃부터 돌보는 것이 사람의 도리가 아닌가라는 저자의 질문을 담고 있었다. 우리는 신문이나 TV를 통해 아프리카 기아들이나 동남아시아 빈민들을 돕자고 외치는 목소리를 자주 접하게 된다. 나 또한 개인적으로도 아프리카 난민 아동과 결연을 맺고 있기 때문에 우리 사회에서 이런 기부 문화가 정착되는 것에 매우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당신 이웃의 캘커타’에서 멀리 있는 사람을 돕는 것은 쉽지만 가까운 이웃을 돕는 것은 어렵다고 말하는 저자의 글을 보면서 마음 한구석이 뜨끔했다. 후식으로 마시는 고급 커피 한잔을 아껴 아프리카 난민 아동을 돕는 다는 사실이 나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그 따뜻함은 아이를 향한 사랑보다는 나의 자선이 뿌듯했던 이기심에 가까웠다. 블로그에 기부 사실을 공표하고 아이의 사진을 가지고 다니며 행복했던 나의 그런 행동들은 어쩌면 저자가 말하는 위선에 가까웠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