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문득 뒤를 돌아보게 하는 정희성의 시집!
정희성 시집『돌아다보면 문득』. 시대의 모순과 상처받고 소외된 사람들의 슬픔을 시로 써온 정희성 시인이 7년 만에 펴낸 다섯 번째 시집이다. 38년 동안 시를 써온 시인의 내공의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번 시집에서는 절제된 언어와 더 깊어진 여백의 미를...
시집의 두께만큼이나 별 다른 부담 없이 읽혀 내려갔다. 하지만 두께가 얇다고 무게가 가벼운 것은 아니라는 걸 깨닫게 해 준 시집이다.
이 시집을 쓴 정희성이라는 시인은 알지 못했다. 나이, 성별, 출생지, 직업 등 그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단지 그가 쓴 시들을 읽으면서 느껴진 것들로 나는 그에 스며들 수 있었다. 시를 쓴 사람에 대해 유추해보려고 하거나, 그에 대한 어떤 정보를 알아내려는 의도로 시를 읽지 않았음에도, 시를 읽으니 그가 내게 스며들었다. 어떤 시대에 살았는지, 그의 성향은 어떻고, 어떤 생각을 하는 지 등이 천천히 내 마음속에 들어왔다. 시를 읽었다는 표현보다는 느꼈다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다. 정의성 시인, 그의 시들은 강한 색체를 띠지는 않지만 은은하게 스며드는 매력이 있다. 잉크 한 방울을 물에 떨어트리면 잉크는 천천히, 그러나 곧 그곳의 물 전체를 물들이듯 그의 시는 그런 느낌을 준다. 아무렇지 않게 읽지만 결국 깊은 곳에 있는 공감을 끌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