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 칼로 싸워라’, 무슨 무협소설 같은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현대 지식정보 사회에서의 성공비밀이 담겨있는 이 제목은 기존의 시장에서 좋은 노하우를 발견하여 자신만의 방법으로 새롭게 사용하는 창의와 창조의 힘을 나타내고 있다.
먼저 우리가 하고 있는 일, 즉 업(業)의 개념을 알아야 한다. 저자는 가전제품과 컴퓨터를 건어물과 생선에 비교하여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새로운 기회를 부여받고 이를 성공으로 이끌어 내었다. 이는 컴퓨터는 워낙 빠르게 발전해서 바로 바로 공급하지 못하면 가격이 떨어지는 생선과 비슷하다고 저자만의 개념으로 표현했던 것이다.
Ⅰ 무엇을 경영할 것인가
1. 본질경영
‘업’의 개념은 자신이 맡은 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것이다. 이를 어떻게 파악하느냐에 따라 실제 업무방식 및 전략은 판이하게 달라진다. 경영진이 회사의 업을 정의하는 방법은 회사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 회사가 설정한 업의 개념에 따라 회사의 발전방향이 영향을 받고, 위기에 처한 경우에도 업의 개념을 재정의함으로써 위기극복 기회가 마련될 수 있다. 업의 개념은 기업이나 시대•환경 변화에 따라 달라진다.
업의 개념을 정의하기 위해서는 첫째, 시장을 넓게 재정의해야 한다. 타 회사와 다르게 경쟁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지는 것은 ‘재정의’에서 출발한다. 기존 시장에서 기존의 방식으로 경쟁하는 다른 기업들은 시대 및 환경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을 것이다. 둘째, 사업의 기존 정의에 도전하는 것이다. 기존의 업의 개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문학적 상상력, 입체적 사고, 발상의 전환 등을 바탕으로 생각해본 적 없는 전혀 다른 업의 개념까지 정의해보고 설정한다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비고객의 입장에서도 생각해야 한다.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고객이 이용하는 이유와 비고객이 이용하지 않는 이유’ 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한다. 고객의 니즈를 파악함으로써 이를 명확히 하는 것을 안다면 고객들로 하여금 공감을 불러일으켜 보다 나은 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은 미래의 경영전략을 세우는 데 필수적인 사항이다. 타 회사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마켓센싱’이 필요하다. 즉, 시장의 중요한 변화를 파악하는 데서 차별화되는 것이다. 전통적인 경영방식의 한계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개발 및 판매하고 시장의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마켓센싱을 잘하기 위해서는 ‘고객 접점의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고객을 알아야 한다.
‘적의 칼로 싸워라’라는 책의 공격적인 제목이 눈에 띈다. 진정한 고수는 자신의 칼을 지키면서 상대를 제압한다고 했던가. 이것은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언급하는 ‘적의 칼’이란 시장과 경쟁사의 전략을 뜻하는데 이는 기존의 전략과 전술, 상품과 서비스를 ‘자신의 방식대로’ 해석해 새롭게 활용한다는 뜻이다.
책의 저자는 1970년대부터 20여 년간 삼성에 있었다. 그 당시에는 삼성의 도전과 국제화, 압축성장이 이루어지고 있던 시기였는데 저자는 이 시기동안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또 극복해나갔다. 이 책에서는 경영자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어려움, 즉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지, 우리의 고객은 누구이며, 우리의 경쟁자는 누구인지, 시장의 변화를 이해하는 능력과 지속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경영의 요소는 무엇인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또한 그 해결방안 중 하나로 ‘다름’, ‘차별화’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적의 칼로 싸워라’ 라는 책을 올해 여름방학 한양대학교 주최의 ‘브랜드 데이’에서 이명우 교수님의 특강을 통해 소개받게 되었고 그 자리에서 교수님께 직접 선물을 받게 되었다. 교수님께 죄송한 말씀일 수 있으나, 처음에 책의 제목, 부제목, 목차등을 확인하였을 때에는 시중에 있는 많은 자기계발서의 한 종류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책의 전체적인 골자는 교수님의 경험. 즉, 실제적인 기업경영의 전략을 기반으로 한 경영전략, 또 그것을 넘은 자아 성찰을 할 수 있는 하나의 틀과 같았다. 크게, 본질, 관계, 생각, 전략, 소통, 조직, 지속가능의 줄기로 이루어져있는데, 이는 결국, 기업경영의 큰 로드맵과도 같으며, 크게 확장시키자면, 스스로에게는 자신의 경쟁력과 가치를 개발하데 필요한 고려요소라고 생각이 되었다. 이 책의 주제이자, 부제목인 ‘남다른 가치를 만드는 차별화경영’ 이라는 말처럼 책을 읽는 내내 경영대신 나 스스로를 대입해 보곤 했다.
대학교에 들어와 경영학과생으로서 경영에 관한 책을 많이 읽었다. 경영에 관한 기초적인 이론에서부터 세부적으로 그 안에 마케팅, 조직 행동이나 관리에 관해서까지 관련 책들을 읽어왔다. 책에 실려 있는 이론들을 읽어가면서 항상 하나의 의문점이 내 머릿속에 머물렀다. ‘이런 이론들이 과연 현장에서는 정말로 통하는 것일까, 그냥 맹자 왈 공자 왈 하는 것이 아닐까’ 이론들을 현장에서 적용하고 활용하는 충분한 실무 경험자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이명우 교수님의 ‘적의 칼로 싸워라’는 나의 목마름을 해소시켜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책은 크게 3부분으로 나뉘어져있다. 무엇을, 어떻게, 왜 경영하는가.
이 중 맨 처음 강조되는 업의 개념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업은 모든 경영인들의 고민의 근간이자 경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다루는 재화와 서비스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이 밑바탕엔 깊은 성찰이 깔려있는 게 업이다. 업의 개념을 파악하고 제시해야만 그 이후에 개인과 조직의 미래비전을 설정하고 나아갈 수 있다. 일의 본질을 확실히 정리해야 고객과 경쟁자의 영역을 고민하고 재정의하며 마켓 센싱의 핵심을 파악하고 궁극적으로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에 대한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 중 략 >
이 책에서는 마지막으로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이자 꿈이라고 할 수 있는 지속가능경영에 관해 설명한다.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서는 승자의 덫을 경계하며 원조효과에 자만하지 않고 등로주의경영을 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하루에도 수많은 기업들이 생겨나고 사라진다. 이중에는 생겨난 지 얼마 안 되어 도산한 기업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 위치에 올라가거나 한때 1위 자리에 있다가 물러난 기업들도 있다. 힘겹게 밑바닥부터 올라가 최정상에 올라섰던 기업이 다른 기업들에게 자리를 넘겨준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자만’에 빠진 것이다. 시장의 변화는 하루가 다르게 빨라지고 있다. 매일 새로운 기술과 제품들이 등장하고 소비자들은 이를 빠르게 흡수하고 더 새로움을 요구한다.
적의 칼로 싸워라 남다른 가치를 만드는 차별화경영 24
경영인이라면 비즈니스 현장에서 수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게 된다. 이 책의 저자 이명우 역시 교수 이전에 삼성전자, 소니코리아 등의 기업에서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몸으로 부딪쳐 배우고, 머리로 고민했던 경영인이었다. 이 책은 33년간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통찰력을 담고 있으며 기업에 주어진 미션을 어떻게 해야 잘 수행할 수 있을지 그만의 경영관이 잘 드러나는 책이다. 경영이론만이 아니라 실제 자신의 현장 경험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저자의 경험은 특히 참고할 만하다.
<중 략>
오래 살아남는 승자가 괴는 세 가지 비결
늘 깨어 있으라(시장의 변화에 늘 깨어 있도록 노력해 업계의 변화를 주도)
스스로 자기잠식하라(자신의 텃밭을 스스로 자기잠식할 정도의 자기혁신 필요)
과거의 성공방식은 지워라(급변하는 시대에 과거에나 통했던 방식의 집착은 해태와 진로의 몰락처럼)
성공적인 비즈니스란 결국 높은 가치를 창출해 내는 일이다.
높은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방법이 적의 칼을 사용하는 전략이다. 결국 적의 칼로 싸운다는 것은 기존의 시장에서 좋은 노하우를 발견해 자신만의 방법으로 새롭게 사용하는 것이고, 다른 사람들이 하는 방식을 익혀 더 좋은 방식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중 략>
경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키워드는‘다름’이다.‘다름 경영’이란 성과를 내기 위해 무엇을 다르게 할지, 어떻게 다르게 할지, 언제 다르게 할지, 누구와 다르게 할지를 고민하고 실행하는 경영이다. 책에는 다름 경영을 위한24가지 전략이 다양한 사례를 통해 소개한다.IBM은 왜 경쟁사 제품까지 끼워 팔았을까?‘얼마나 이익을 냈느냐’가 아니라‘얼마나 고객이 만족했느냐’로 성과를 평가하는IBM의 고객중심경영은, 고객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를 아는 아웃사이드인 마인드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경험과 이론이 결합된 글은 쫀득쫀득하면서도 뒷맛이 오래 남는다. 그것은 경험에서 길어 올린 통찰의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