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수많은 옛이야기의 주인공들은 왜 하나같이 집을 나서 길을 떠나는 걸까? 길 떠나는 주인공들은 이제 막 자아가 생겨나고 세상을 인식하기 시작하는 소년소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오래된 이야기들은 소년들의 여행을 통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 장화홍련전, 심청전, 장자못 전설, 지하국...
왜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모두 길을 떠날까?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부분이었는데, 새삼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 나는 주인공들이 특별하기 때문에, 남들과 다르기 때문에 여행을 떠나고 모험을 한다고 생각 했다. 그런데 그들이 가지고 있었던 것은 우리와 다른 ‘특별한 무언가’가 아니었다. 다만 그들에게 무언가 ‘특별함’이 있었다면 그 것은 길 떠남 이라는 이야기의 화소이자 인생의 전환점이다. 어떤 이는 버려졌고, 어떤 이는 쫓겨났다. 그런 그들에게 세상은 이제 너는 세상 밖에 놓여졌으니 스스로 힘껏 살아보라 한다. 잔인하지 않은가? 준비되지 않은 여행을 떠나라니. 선택하지 않은 삶을 살라니. 그러나 그들은 굴하지 않는다. 의연하게 대처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스스로 길을 만들고 삶을 개척해나간다. 물론 길을 떠났던 모든 이들이 성공했던 것은 아니다. 항상 행복한 결말로 끝나지도 않는다. 그러나 나는 적어도 이곳에서는 성공적인 삶을 살았던 이들에 대해 논하고 싶다.
이 책에서 길 떠남의 요소로 처음 맞이하는 이야기는 아주 유명한 ‘백설공주’ 이야기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익숙한 것만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인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도전은 자칫 위험해 보이고, 익숙한 것들에 머무르는 것이 편안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도 그렇다. 하지만 이 책은 이러한 우리들에게 길을 떠나 보라고 말을 하고 있다. 어려운 방법이 아닌 어렸을 적 , 학창시절 한번쯤 들어봐 익숙하고 친근한 이야기들로 말이다.
집과 숲의 상징을 ‘백설공주’와 ‘바리데기’이야기로 풀어냄으로써 ‘집 떠남’이 지니는 기본적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바리데기는 최소한의 준비도 돼있지 않은 상태에서 넓고 거친 세상에 훌쩍 던져졌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바리데기는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앞으로는 어디로 갈 것인지를 물으며 계속해서 자신의 길을 찾아나간다. 이처럼 바리데기는 ‘숲’으로 표상된 거친 세상에 훌쩍 던져진 상태에서 스스로 자기 길을 찾고 자신의 삶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