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다원 사회였던 고려사를 재발견하다!고구려, 백제, 신라는 700여 년간, 고려와 조선은 500여 년간을 존속한 나라였다. 그중에서도 고려왕조는 한반도 역사상 가장 진취적이고 개방적이며 다양한 사상이 공존한 다원 사회였지만 한국인의 역사 관심은 그중에서도 고대 또는 조선시대에 편중되어 있어 500년간...
21세기 초반은 지식정보사회라는 새로운 역사 발전 단계로 진입하는 세계사의 거대한 전환기다. 각기 다른 이념과 세계관 사이에서 대립과 갈등을 넘어 다양한 인종과 국가, 종교와 문화, 사상이 공존하면서 새로운 통합을 추구해야하는 시대다. 우리사회가 21세기 새로운 사회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고려 다원 사회의 역사 경험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려 왕조 역사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려인, 고려 문화, 고려를 뒤흔든 수많은 사건을 통해 고려 왕조의 내면과 속살을 고스란히 드러낼 뿐 아니라 다원 사회의 풍부한 역사 경험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 책은 크게 7부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1부 ‘천하통일, 새로운 시대를 꿈꾸다’에서는 고려 왕실의 기원을 추적하고, 궁예와 견훤 등 당대 영웅들 간의 각축을 통해 후삼국 통일 전쟁의 내면과 성격
이처럼 사상과 기술적인 측면에서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던 고려에서 본인이 진정 재발견하고 싶었던 것은 화려함을 가진 시대의 역사와 유물은 아니었다. 오히려 다원사회인 고려가 맞이한 망국의 역사였다. 고려 말기는 혁명이 필요한 만큼 혼탁한 시대였다. 백성들의 삶은 피폐해 졌으며, 왕은 더 이상 왕으로서 존재하지 못하였다. 일부 구가세족들이 국가의 권력을 장악하고 자신들의 배를 채우기에 급급했으니 고려는 그야 말로 풍전등화의 상황이었다. 결국 역사는 새로운 시대를 필요로 하는 방향으로 흘러갔으며, 조선의 건국은 새로운 이데올로기의 탄생이었던 것이다. 부정과 부패, 이를 통한 부의 불평등과 양극화의 심화는 결국 다원사회라는 긍정적인 시스템을 가진 고려조차도 역사에서 사라지게 하였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는 어떠한가? 양적으로는 충분히 풍요롭지만 과연 그만큼 우리는 평등한가? 아쉽게도 그렇지 못한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부정과 부패가 사회에 만연해있고, 부의 불평등은 점차 심해지고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고려의 역사를 반드시 ‘재발견’해야 할 이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