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월 스트리트에 파란을 일으킨 바틀비의 폭탄 선언!<모비 딕>과 더불어 허먼 멜빌의 3대 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중단편 『필경사 바틀비』. 1853년에 발표된 이 작품은 당시 미국 금융경제의 중심에 있던 월 스트리트를 배경으로 타협적인 화자와 비타협적인 주인공을 대비시켰다. 고층 빌딩에 둘러싸인...
지인이 이 책을 추천해 주셨는데, 처음에 책의 제목을 들었을 때는 재미 없어
보이고, 내용이 전혀 예상가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바틀비는 사람 이름이고
필경사라는 직업은 내가 태어나고 나서 들어 볼 수 없는 직업 이었다.
더불어 책의 표지는 깃펜과 열쇠로 구성된 단조로운 흑백 구조이기에 나에게는
더욱 지루하게 느껴졌다. 고전소설이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지인에게 줄거리를 들은 후 내 생각은 달라졌다.
작품 내에서 바틀비의 행동은 나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였다.
필경사 바틀비의 줄거리는 이러하다.
미국 월스트리트에 사무소를 둔 변호사 주인공, 그는 필경사 두명 터키와 니퍼스를
지원으로 두고 있다.
Ⅰ. 「필경사 바틀비」 : 인간의 고독과 삶의 유한성
허먼 멜빌Herman Melville의「필경사 바틀비」속에서 바틀비는 그를 고용한 변호사이자 작품의 화자인‘나’의 시선을 통해서만 묘사된다. 소설 속 바틀비는 변호사의 정당한 요구에 대해‘그렇게 안 하고 싶습니다’라는 어구만을 반복적으로 내뱉으며 화자와 지속해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다. 이러한 전기 형식의 소설에서 화자와 대상 간의 거리감은 마치 독자와의 거리감과도 같다. 이야기의 첫 문단을 시작하며 변호사는 자신의 필경사인 바틀비에 관해‘내 놀란 두 눈으로 본 것, 그것이 결말 부분에 등장하는 한 가지 모호한 소문을 제외하면, 사실 내가 그에 관해 알고 있는 전부’라고 묘사하는데, 이 구절은 그와의 거리감을 더욱 심화시킨다.
이러한 서술 효과가 주는 특징 중 하나는 우리가 그 인물을 우리의 방식대로 상상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허먼 멜빌은 ‘필경사 바틀비’라는, 존재론적으로 분명한 인물을 내세우지만, 그와 관련된 정보나 사사로운 요소들은 일절 언급하지 않는다. 절대적으로 관찰자 시점에 있는 화자 ‘변호사’를 통해서만 그를 이야기한다. 그로 인해 작품은 변호사 쪽의 사실주의적 구체성과 바틀비 쪽의 모더니즘적인 추상성이 기이한 짝패를 이루는 독특한 형식을 이루게 된다.
허먼 멜빌의 「필경사 바틀비」는 이러한 작품의 특이한 형식과 기묘하고도 놀라운 서사 구성을 통해 독자들의 새로운 상상력을 자극하며 이른바 ‘바틀비 산업(Bartleby Industry)’이라 불리는 다양한 해석의 평문들을 불러왔다. 작품과 관련된 참고문헌과 논문 자료가 많아 작품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데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아야 했고, 그 과정에서 나는‘바틀비’라는 인물의 섬찟한 고독감을 더욱 섬세히 맞닿아 느낄 수 있었다.
필경사바틀비'는 ’모비딕‘으로 유명한 허먼 멜빌의 단편소설이다. 이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떠올랐다. 유사성이 거의 없는 작품인데, 왜 그랬는지는 서서히 풀어나가도록 하겠다.
이 소설은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하는 주인공이 필경 업무(요즘 같으면 복사기가 하는 업무)를 하는 직원인 바틀비를 채용하게 되고, 바틀비가 지시한 업무를 거부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중략>
바틀비는 기계처럼 일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상황에서 삶의 부조리를 느꼈을 것이다. 왜 대다수의 인간은 일을 많이 해야만 살 수 있는지, 일을 하는 이유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지, 나보다 적게 일해도 훨씬 부유한 사람은 무엇 때문인지 의문이 들었을 것이다.
이 책의 주 서술자인 변호사는 월가에 있는 한 변호사 사무실에 필경사 두 명과 사환 한 명을 거느리고 일을 하고 있다. 필경사 두 명은 특징이 아주 분명한데 한 사람은 조금 나이가 든 신사인데 ‘칠면조’라고 불리며 오전에는 차분하다가도 오후가 되면 흥분하는 경향이 있고, 또 다른 한 명인 ‘펜치’라고 불리는 젊은이는 소화불량이 있어서 오전에는 그에 따른 과민반응과 신경질이 관찰되는 반면, 오후에는 비교적 그 증상이 경미해 진다. 세 번째 직원이자 사환인 ‘생강 쿠키’는 12살짜리 소년으로 심부름을 주로 하는데, 두 명의 필경사가 자주 사 오라고 하는 과자 이름이 그 아이의 별명이 되었다. 변호사는 업무가 점점 늘어남에 따라 구인광고를 내게 되었는데 그 광고를 보고 한 젊은이가 찾아온다. 그 사람의 이름은 ‘바틀비’라고 하는데 핼쑥하지만 단정하고, 측은하면서도 고상해 보였으며, 치유할 수 없는 쓸쓸함을 지닌 사람으로 묘사된다.
주인공은 월스트리트에 사무실을 둔 나이 지긋한 변호사로서 수십 년 동안 법조계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왔습니다. 예순이 가까운 나이의 주인공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봐왔지만, 바틀비는 정말 특이한 사람이었다며 그에 대한 회고를 시작합니다. 주인공의 사무실에는 두 명의 필경사가 있었는데, 터키와 니퍼스라는 별명을 가진 두 남자가 그들이었습니다. 터키는 주인공과 비슷한 나이대로 오전에는 그렇게 꼼꼼하고 차분할 수 없는 사람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오후만 되면 안절부절 못하며 서류에 잉크 자국을 만드는 등 실수를 연발합니다. 그런가하면 20대 청년인 니퍼스는 반대로 오전까지는 늘 불쾌한 흥분상태였다가 오후만 되면 차분하게 업무를 수행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이 책은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p.41 란 말로 강한 인상을 남긴 주인공 바틀비에 관한 이야기다.
그는 원래 사서(Dead Letter. 죽은 편지. 배달 불능 우편물) 우편물 계의 하급 직원이었는데 갑자기 해고를 당했다고 한다.
이야기는 ‘나’란 변호사의 시각에서 전개된다.
‘나’는 젊은 시절부터 줄곧 평탄하게 사는 게 최고라는 깊은 확신을 갖고 살아온 사람으로서 부자들의 채권이나 저당권, 등기필증을 다루며 안락하게 살 수 있을 정도의 벌이를 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바틀비에게는 그런 삶이 허락되지 않았다.
‘나’의 사무실에는 터키와 니퍼스란 이름의 필사원 두 명과 진저 너트라는 사환이 함께 일을 하고 있다.
I prefer not to
이 책을 상징하는 한줄이다.
이책의 이야기는 1800년대에 복사기술이 없었던 기간에 법률에 관한 서류를 사람이 직접 필사하던 시기의 이야기이다 , 필사를 하던 사람을 필경사라고 불렀는데 이책은 이 책의 화자인 변호사가 고용한 바틀비라는 필경사에 대한 이야기이다. 바틀비는 자신이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듯하다가 갑자기 일을 점점 하지 않는다 , 변호사가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다른 일을 찾아봐라는 정중한 부탁에도 안 하는 편을 선택하며 변호사에게 저항한다..........
바틀비의 내면을 좀 더 들여다보자면, 바틀비가 ‘배달불능 우편물 취급소’에서 일했다는 점이 바틀비의 그 ‘완벽한 조용함’을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러브레터나 손편지가 인터넷이 발달한 지금까지도 로맨틱하고 인간미넘치는 연락 수단으로 취급되는 것을 보면, 편지라는 게 인간 사이의 관계나 인간미 그 자체를 상징한다고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바틀비가 반지, 자선 헌금, 각종 편지를 없애버리는 일을 하며 관계의 단절을 겪고 인간미를 잃게 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바틀비는 주인공에게 ‘그렇게 안 하고 싶습니다.’라고 항변하고, 자신의 일 외의 부당한 추가 노동 요구는 거절하며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존엄한 것, ‘선택’을 하며 인간미를 찾아간다고 생각했다. 바틀비의 이야기를 다시 읽고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떠올렸듯, 마지막 ‘아, 바틀비여! 아, 인간이여!’라는 탄식에서는 바틀비의 이야기가 바틀비 개인의 문제가 아닌 현대 사회의 모든 인간의 문제임을 알 수 있었다.
소로우는 『Walden』 에서 New England 사람들의 ‘얽매이는 삶’ 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그들은 모두 자기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유산, 혹은 자신이 소유한 스스로의 욕구를 등에 짊어진 채 고통을 겪고 있으며 또한 그러한 현실에 대해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고 살아간다. 주어진 현실에 그저 순응하며 다른 이들보다 뒤쳐지지 않을 만큼의, 혹은 그보다 월등한 양의 자본을 쌓기 위해 고된 노동에 매달리게 되는 것이다. 자본에 의해 자신의 몸과 정신이 일에 매이고 스스로 그러한 것에 익숙해지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소로우는 삶의 본질을 깨닫지 못하는 이들에 대해 탄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