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어린 시절 화가를 꿈꾸었고, 서울대 농대를 졸업한 전공자답게 야생초에 대해서는 그 생김새나 주성분, 약효에 이르기까지 다루지 않는 것이 없다. 야생초의 생김새를 꼼꼼하게 그린 수채화가 볼 만하고, 각각의 야생초에 대한 설명이 이 수채화만큼 생생해서 당장이라도 뛰쳐나가 몇 포기 채집하고 풀씨를...
어느 일요일 저녁 시간에 모 방송국 프로그램에서 ‘야생초 편지’라는 책을 선정 도서로 정하는 것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프로그램 사회자가 그 책이 모범수감자가 쓴 책이라는 말에 더욱 끌렸고 꼭 읽어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야생초 편지’를 선정 도서로 방영한 이후 서점으로 달려가서 그 책을 사게 되었다. 책을 산 뒤 바로 작가의 프로필을 보았다.
작가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뒤 외국 유학까지 다녀온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작가는 13년 2개월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감옥에서 수감생활을 했다는 게 매우 이상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 ‘황대권’이라는 작가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기로 했다. 그분은 상당히 억울한 수감생활을 하신 분이었다. 구미 유학생 간첩 사건이 있던 그 당시 유학파 학생 중에는 답답했던 국내 현실의 도피처로 유학을 택한 사람들이 많았다.
27년의 인생을 살면서 "내 인생을 내 의지로 바꿔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내 마음 속에 품고 살아왔다. 하지만 황대권의 『야생초 편지』를 읽고, 난 다시 한번 내가 살아온 길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나가야 하나" 라는 질문에 짧게나마 한마디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책 내용에 앞서, 지은이 황대권은 뉴욕에서 제 3세계 정치학을 공부하던 중 학원 간첩단 사건에 휘말려 13년이라는 긴 시간을 감옥에서 보낸다. 정부의 조작극으로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면서 억울함에 난동을 부려 고문을 받고 2달간의 독방 생활을 하게 된다. 하지만 힘든 감옥생활 속에서도 그에게 새로운 인생의 길과 삶에 대한 의욕과 욕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든 것은 우리가 흔하게 지나쳐 버렸던 들꽃, 일면 야생초였다.
지구상에 지금까지 알려진 식물 종이 약 35만 여종 있다고 한다. 그 중 인간들이 재배해서 먹고 있는 것은 약 3천종 가량 된다고 한다. 평소에 먹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 많다는 것에 대해 나 자신의 무관심함을 질책해본다. ‘황대권’씨는 인간들이 먹고 있는 식물 이외의 야생초에도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였기에 그의 글을 통해 식물에 대한 무지함을 탈피하고자 하는 바램으로 책장을 넘겼다.
그는 화단에 냉이, 제비꽃, 괭이밥, 씀바귀, 마디풀, 방가지똥, 지칭개, 개쑥갓, 황새냉이, 벼룩나물 등을 옮겨 심고 정성껏 가꾼다. 성인장, ‘스타펠리아’를 마아가린 통에 담아 방에서 기르면서 커 가는 과정을 보고 식물이 자라고 영그는 데는 다 때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야말로 세상 만물에 적용되는 가장 기본적인 철학이 아닐까. 공부를 하는 것, 부모의 무조건 적인 사랑을 깨닫는 것,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올바르게 아는 것.. 모든 것이 강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경험과 경험이 축적되어 깨달을 만한 연륜이 쌓여 자연스레 이루어지는 것이다.
<야생초 편지>는 예전에 ‘MBC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라는 코너에서 추천도서로 선정되어 전 국민적으로 읽혔던 책이다. 덕분에 몇 권 없는 우리 집 책장 속에서도 쉽게 이 책을 발견할 수 있었고 평소 책을 많이 읽지 않는 나에게까지 읽힐 수 있던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13년 2개월을 교도소에서 보낸 황대권이라는 분이다. 그 분은 교도소에서 여러 가지 야생초를 키우면서 경험한 거나 느낀 것을 관찰일기 형식으로 써서 자신의 자녀에게 편지로 보냈는데, 그 편지들을 모으고 엮어서 출판한 것이 <야생초 편지>이다. 그래서 편지 하나하나마다 각각의 내용이 있고 제목도 달려있다. 그리고 편지에 야생초 그림도 있는데, 그건 저자가 직접 그린 것이다. 저자의 야생초에 대한 열정을 생생히 느낄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처음부터 쉽고 재밌게 잘 읽혔던 것은 아니었다. 나는 책뿐만 아니라 야생초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 아니었고 초반부는 읽히지가 않아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