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까칠하고 시크한, 그렇기에 매력적인 그녀가 사는 법『열심히 하지 않습니다』는 자신의 특이함과 까칠함을 그대로 드러내는 작가 사노 요코가 40대에 쓴 수필집이다. 그녀는 《100만 번 산 고양이》 등으로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감동을 준 그림책 작가이며, 다수의 수필집으로 사랑받은 수필가이기도...
저자가 이 에세이를 쓴 나이는 딱 40대이다. 차라리 엄청 늙어서 할 것 다해본 나이거나 철이 없어 뭐든 저지를 수도 있는 젊은 나이라면 불안하지도 않을 것이다. 위에 누르고 아래에서 치고 들어와 어정쩡한 나이 40대이다. 그런 어정쩡한 나이의 저자가 보는 삶에 대한 시각은 젊기도 하고 늙기도 해서 독특했다. 다소 엉뚱하기도 하지만 그게 매력이었다. 철없는 40대가 생각이 깊은 40대로 보이기도 했다.
봄은 사람에 따라 다른 감성을 자극한다. 어떤 이는 싱그러운 봄에 설레기도 하는 반면, 어떤 이는 봄만 오면 우울병이 도져 쓸쓸해진다. “나무에 싹이 부풀어 오를 때에는 온 세상이 발정 나. 인간은 연애를 하고 싶어져.” 작가의 감성은 나와 닮았다. 나 역시 봄이 좋다. 연애 중일 땐 현재 사귀고 있는 애인과의 새로운 추억을 쌓을 생각에 설렜고, 솔로일 땐 앞으로 생길 새로운 연인에 대한 설렘에 작가의 표현대로 마음과 뇌가 ‘발정났다.’
아마도 이 책을 읽기로 한 사람 대부분은 제목이 마음에 들었을 것이다. 나 또한 그러하다.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남들을 이기기 위해 열심히 살 것을 권하는 사회에서 한 줄기 단비 같은 제목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열심히 해왔던가? 그냥 그렇게 열심히 사는 것이 현대인의 미덕이었던가?
작가 사노 요코가 40대에 써내려간 이 에세이를 통해 이런 질문들에 대한 나름의 답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나 같은 젊은 사람에게는 40이라는 나이는 영원히 다가오지 않을 것 같은 먼 미래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우리는 시간과 함께 늙어가고 또 그렇게 나이 먹어간다. 저자인들 자신에게 40대가 찾아올 줄 알았겠는가? 아무튼 누구보다 지혜롭고 여유롭게 즐기며 살아온 저자에게서 삶의 지혜를 배워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