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역사 교육을 둘러싼 세계 각국의 갈등과 논쟁, 저자 나름의 교육론과 해결책이 담긴 책으로, 저자들은 역사가 학교 교육과정의 중심에 서야 한다는 점, 그리고 역사가 학생들에게 유의미한 과목이 되기 위해서는 시대에 맞는 방법론들을 동원해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한다.
물론 모든 부분에서 저자들의 생각이 같지는 않다. 역사 교육이 봉사해야 하는 지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크게 갈린다. 어떤 학자는 역사가 공민적 가치와 바람직한 시민정신을 배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른 학자는 시민 교육의 도구로서가 아니라 역사적 의식을 배양하고 학생들에게 풍부한 탐구 방법을 소개하는 지적 탐구 분야로서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 같은 이견에도 불구하고 저자들은 역사 교육이 국가주의건, 민족주의건, 지역주의건, 세계주의건 특정한 표준이나 규범을 지향하는 것은 역사학의 본질과 충돌하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어떤 규범적인 표준을 통해서가 아니라 맥락화를 통해 학생들이 그들 주변의 세계를 자신의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역사를 가르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총 4부로 구성되었다. 제1부에서는 탈민족/탈국가 세계에서 새로운 교육과정을 만들려는 다양한 움직임들이 소개되고 있다. 제2부의 핵심 주제는 새로운 교육과정으로 나아가는 데 놓여 있는 함정이다. 제3부에서는 새로운 역사 교육 담론들이 소개되고 있다. 제4부는 '학생들이 역사를 배우는 방법에 관한 토론'이다.
고등학교 시절, 역사 선생님께서는 수학, 영어만큼 역사 또한 중요하다는 사실을 줄곧 강조해오셨다. 우리가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보다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여하튼 난 선생님의 영향을 받아 한국사, 세계사 시험이 있을 때면 남들보다 흥미를 가지고 공부했던 것 같다. 역사 말고도, 난 교육에도 관심이 많다. 어느 새부턴가 주장하는 글쓰기나 논설문을 작성할 기회가 있으면 우리나라 교육세태를 비판하는 글을 자주 쓰고는 했다.
그래서 난 기초필수 수업이 있던 어느 금요일, 시간이 남아 학교 도서관을 둘러보던 중, 이 책에 눈에 띄었다. 사실 다른 나라가 어떻게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치는 지에 대한 관심은 전혀 없었지만 이번 기회에 역사 관련 책을 읽어보기로 하고 <세계의 역사 교육 논쟁>을 집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