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우리는 민주주의가 확고한 안정성을 지녔고 위기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금세 회복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믿어 왔지만, 오판이었다. 이제는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미국을 비롯해 점점 더 많은 국가가 독재autocracy도 민주주의democracy도 아닌 중간 상태, 〈아노크라시anocracy〉로 추락하고 있다. 눈앞에서 민주주의의 쇠퇴를 목격한 한국도 이 대열에 합류한 듯 보인다.
저자 바버라 F. 월터는 전 세계의 정치적 혼란과 사회적 분열을 조명하고, 파벌화와 극단주의를 심화시키는 요인을 분석한다. 이로써 오랫동안 탄탄한 민주주의를 유지해 온 국가들조차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지난 20년간 전 세계에서 발발한 내전의 횟수는 그 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다만 1860년대의 미국이나 1920년대의 러시아, 1930년대의 에스파냐와는 양상이 다르다. 간헐적인 폭력과 테러 행위가 벌어지다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갈등이 가속화되는 형국이다. 이 책은 오늘날의 내전을 새롭게 정의하면서 지금 우리가 직면한 위험에 맞서는 데 필요한 지식을 제공한다.
민주주의가 잘 발달된 나라일수록 내전이 잘 일어난다고 한 점도 신기한 주장이었다. 저자는 내전이 비단 폭력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걸로 국한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저자는 구조적인 문제가 바로 내전이라고 했다. 또 민주주의가 망가졌을 때 내전이 발생한다는 점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