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운명을 바꾸는 선택 앞에
우리는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가?
동쪽으로는 20년 후의 미래, 서쪽으로는 20년 전의 과거의 시간이 흐르는 동일한 마을이 있다. 마을과 마을 사이는 철책으로 단절되어 있어 마음대로 이동할 수 없다. 오직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의 슬픔을 달래기 위해서만, 고위 공무원인 자문관의 허가를 받아서 비밀리에 과거나 미래의 마을을 방문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다. 하지만 어렸을 때 아버지를 여읜 오딜 오잔은 다른 마을을 방문할 기회가 생기더라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과거나 미래를 방문한다고 해도 진정한 위로는 받을 수 없다고 믿는다. 그러던 어느 날, 오딜은 우연히 동쪽 마을에서 온 방문객을 목격하고 곧 그들이 에드메의 부모님인 것을 알아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오딜이 사랑하는 에드메의 죽음이 곧 예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예정된 사건을 막으면 시간의 흐름을 바꾸고 마을 전체에 걸쳐 혼돈과 절멸을 초래할 수 있기에 오딜은 쉽게 행동에 나서지 못한다. 오딜은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는 것과 질서에 순응하는 것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데…….
스콧 알렉산더 하워드의 소설 《시간의 계곡》은 시간과 기억, 선택의 무게를 철학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이 소설은 동쪽 마을에서 20년 후의 미래가, 서쪽 마을에서 20년 전의 과거가 흐르는 독특한 세계관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마을을 나누는 철책은 단순히 물리적 경계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시간을 초월하고자 하는 욕망과 한계를 상징한다.
작품의 주인공 오딜 오잔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그녀를 구하고 싶은 충동과, 그로 인해 초래될 혼란 사이에서 고뇌한다. 이러한 이야기는 단순히 흥미로운 판타지적 설정을 넘어, 시간의 본질과 상실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를 성찰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