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포은집》은 고려 말기의 충신인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 1337~1392)의 시문집이다. 정몽주 사후 47년 뒤인 1439년(세종21)에 장남인 정종성(鄭宗誠)이 수집, 편차하여 목판으로 간행하였고 초간본이 처음 간행된 이후 모두 14차례 간행되었다.
정몽주는 동방 성리학의 조종(祖宗)으로 추숭된 유학자이자 정치, 경제, 문학, 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 공적을 남긴 인물이다. 동시대의 목은(牧隱) 이색(李穡)은 정몽주를 ‘동방 성리학의 조종’이라고 극찬하였다. 성리학에 관한 저술이 전해지지 않아 구체적인 모습을 알 수 없지만, 《포은집》에 남아 있는 시문을 통해서도 그러한 면모의 일단을 알 수 있다.
정몽주는 ‘만고불변의 충절’이라는 절의(節義)의 대명사로 일컬어졌고, 또한 효성이나 학문, 교육자, 정치가, 외교관, 문장가로서의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부모상에 3년 동안 시묘하여 정려(旌閭)를 받았고, 성균관 대사성으로 신진 사류를 양성하였다. 원(元)?명(明)이 교체되는 고려 말의 혼란기에 일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명나라와 일본에 수차례 사신으로 가서 훌륭히 소임을 수행하였고, 조선으로 왕조가 바뀔 때에는 고려의 사직을 보위하려 하였다.
이러한 부모에 대한 성효(誠孝)와 국가에 대한 충절은 정몽주의 빼어난 자질에서 나온 것이고 또한 성리학에 대한 깊은 체득에서 자연스레 발현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