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작은 단어 안에 든 큰 세계를 탐험하는
철학자의 단어 산책
『아이라는 숲』 『다정한 철학자의 미술관 이용법』 『나는 철학하는 엄마입니다』 등의 책을 통해 자녀교육, 예술, 인문 분야를 넘나들며 철학을 ‘일상의 말랑말랑한 언어’로 전해온 이진민 작가가 돌아왔다. 신간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는 독일이라는 낯선 땅에서 살게 된 저자가 선별한 독일어 단어와 이를 둘러싼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아르바이트(Arbeit)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부터 ‘잔인하고 무자비한, 차갑기 그지없는 거대한 세상 속에서 자신의 무력함을 느낄 때 밀려드는 고통과 슬픔’을 뜻하는 벨트슈메르츠(Weltschmerz) 같은 생소한 단어까지 소개된 단어의 면면이 다채롭다. 이 책은 독자에게 새로운 단어와 만나는 지적 즐거움을 선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사회 구성원이 공유하는 단어를 통해 독일 사회의 가치와 지향을 읽어내는 동시에 우리 사회의 가치와 지향은 무엇이어야 하는지 돌아보게 한다.
책을 읽다가 이것 좀 재미있는데! 하면서 저자의 프로필을 읽었다. 지금 맥주가 샘솟는 나라 독일의 뮌헨 바이에른에 사는데 독일어를 공부하기 전 낯선 단어를 배우는 게 좋아 스페인어, 일본어, 러시아어 등 몇 개 국어를 이미 접했고 그래서 각 나라 언어의 특색을 즐기고 있었다. 이 세상이 좀 더 다정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고 배운 건 남 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강의도 한다는 그녀는 새로운 알파벳에 담긴 약속을 알아가는 일이 자기 몸에 창을 하나 내는 일이라고 했다. 그게 기쁨의 창인지 고통의 창인지 모르겠다. 나는 외국어 말만 들어도 울렁거리는 고통이 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창에는 빛이 예쁘고 바람이 신선했다고 하니 기쁨과 환희의 창이었던 모양이다. 세상에 해가 되지 않는 글과 생각을 내놓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그녀는 철학을 일상의 언어로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