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국의 아름다운 문장’ 시리즈는 한국문학의 위대한 유산이라 할 수 있는 빼어난 작품을 선별한 고전으로 꾸며진다. 초판 원본의 표지를 그대로 살려서 책의 미적 가치를 보존하고 현대에 다시 읽을 수 있는 책으로 기획되었다. 근대 수필의 최고 경지에 오른 것으로 평가되는 상허 이태준의 『무서록』이 시리즈의 첫 번째를 장식한다. 엄격한 문장가로 잘 알려진 이태준의 산문은 당대 최고라는 평가를 넘어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산문을 예술로 끌어올린 작품으로 널리 읽히고 있다. ‘무서록’은 ‘두서없이 쓴 글’이라는 뜻으로 자신의 글을 겸손하게 엮어낸 작품이다. 꾸며서 쓴 글이 아니라는 의미로도 풀어볼 수 있다. ‘무서록’은 진솔한 문장으로 고졸한 삶의 아름다움과 사유의 깊이를 담아내고 있다.
이태준 작가는 1904년에 태어나, 당시 시대적 맥락 속에서 자신의 삶과 생각을 글로 풀어낸 작가로 기억된다. 그의 에세이 모음집에서는 100여 년 전의 사고방식과 일상적 태도를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다. 특히 그의 글은 신변잡기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하면서도, 일상에 담긴 철학적 통찰을 은은하게 드러내는 점에서 독특하다. 이를 통해 그 시대 사람들이 무엇을 고민하고 어떤 자세로 삶을 바라보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책 속에서 이태준 작가가 일상의 의미를 다룬 부분은 인상적이었다. 그는 일상의 사소한 순간들에서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글로 담아내며 일종의 생활 철학을 제시했다. 이를 설명하자면, 그의 글은 당시의 평범한 날들이 단순히 흘러가는 시간이 아니라, 깊이 있는 사유와 관찰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개인적으로 내가 살아가는 방식과 비교하며, 일상에 대해 다시 한 번 고찰할 계기를 제공했다.
그의 글은 뚜렷한 이념을 강하게 내세우기보다는 삶의 다양한 면모를 담아내며, 독자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자면, 그는 길거리의 풍경이나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묘사하면서도, 그 속에 담긴 인간적인 순간들을 발견하고 이를 삶의 가치와 연결 짓는다. 이는 단순한 관찰을 넘어서, 시대를 초월한 인간적인 통찰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도 유의미하다.
책을 읽으며 나는 이태준 작가가 글을 통해 일상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감명받았다. 그는 대단한 사건이 아닌 일상적인 사소한 순간들에서도 삶의 중요한 가치를 찾아내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마치 "위대한 것은 작음 속에 숨어 있다"는 격언을 몸소 실천한 듯한 그의 태도는 오늘날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일상 속에서 배우고 느낄 점이 많음을 일깨워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