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인간의 마음과 감정 그리고 삶의 조건에 대해 오랜 시간 궁리하고 들여다보고 탐색해온 정신과 의사의 우리 마음에 대한 보고서이자 속 깊은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일종의 고백이다. 흔히 병리이자 질환이라고 여겨지는 우울, 불안, 분노, 중독, 광기를 살피는 지은이는 이러한 감정들이 가장 정의하기 어렵고, 이해하기 어려운 감정 중 하나인 사랑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탐색한다.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들과 나눈 수많은 이야기와 그들의 목소리 그리고 지은이 자신의 삶에서 끌어올린 내적인 자기 고백이 인간의 마음을 탐구했던 사상가와 예술가의 생각들과 연결되어 하나의 독특한 그림을 그려낸다. 무엇보다 의사로서 혹은 치유자로서 환자의 마음을 해석하고 분석하는 사람이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자신의 삶을 관통했던 기억과 경험 그리고 자신만의 내밀한 이야기들이 잔잔하고도 깊은 울림을 갖는다. 인간의 감정과 마음에 관한 시적(詩的)이고 통찰력 있는 분석이 오랜 시간 동안 벼리고 다듬어 쓴 간결하고 빛나는 문장에 담겨 있다.
중독은 생체가 음식물이나 약물의 독성에 의해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일, 술이나 마약 같은 것 지나치게 복용한 결과 그것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병적 상태, 어떤 사상이나 사물에 젖어 버려 정상적으로 사물을 판단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국어 사전) 마음의 여섯 얼굴 가운데 –중독-은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 자꾸 하고 싶은, 중독은 블랙홀처럼, 자아를 잃어버린 좀비, 뇌가 만든 아편, 욕망은 욕망에 대한 욕망, 열정과 중독 사이, 중독 권하는 사회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분노는 분개하여 몹시 성을 냄, 자신의 욕구 실현이 저지당하거나 어떤 일을 강요했을 때 저항하기 위해 생기는 부정적인 정서 상태를 의미한다. (네이버) 책 속의 분노를 읽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화내는 것을 즐긴다. 화낼 수 있는 상황을 반긴다. 분노를 부정적인 정서로 기술하는 것 잘못이다. 그보다는 분노와 싸움을 각성과 흥분, 승리, 승리할 때 기쁨, 성공하지 못했을 때 슬픔, 고통을 창출하는 잠재력-이라고 표현했다. 분노를 <정서 심리학> 교과서에 이렇게 쓰여 있다고 해서 흥미로웠다. 보통 분노라고 함은 뉴스나 드라마를 볼 때 범죄를 일으킨 사람의 유형이 떠오른다. 병을 주먹으로 치고 물건을 부수고 흉기를 휘두르면서 공포감을 조성했다. 대체로 가출, 이혼, 절교, 왕따, 폭행 등 결과를 낳았는데 대부분 성격도 괴팍하고 다혈질이었다.
저자는 정신과 의사가 된 지 10년이 지났다. 입원한 환자, 진료실을 찾아오는 환자를 만나면서 책 속의 문장과 일상과 직업 속에서 이해하게 된 것, 알게 된 것, 그리고 자기 자신과 타인 안에서 느낀 것 있는데 –괴리-라고 했다. 괴리는 서로 어그러져 동떨어짐이라는 뜻인데 좀 더 읽어보니 의사로서 말하는 괴리는 ...뇌 과학의 정교한 명료함, 모호함과 정신분석학의 직관적 명료함, 모호함 사이의 괴리, 치료해야 하는 병리적 증상과 받아들여야 하는 숙명적 감정 사이의 괴리, 혼자 지키고 보호해야 하는 내밀함과 이야기하고 나눠야 비로소 해소되는 고통 사이의 괴리... 등 많은 괴리를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