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하이닉스, 애플, 메타를 경험한 20년 차 개발자가 알려주는
목표 설정부터 커뮤니케이션, 시간 관리, 커리어를 올리는 기술까지
“애플에서는 단순하게 일합니다”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지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그와 애플에 관해 다루는 책은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잡스의 경영철학과 애플의 일하는 방식을 궁금해한다는 방증일 것이다. 다만 대부분 애플에서 일한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쓴 것으로, 실제 애플의 속살을 다루고 있지 못해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인 출신 일잘러로 애플에서 4년 동안 일한 개발자가 자신의 경험담을 담은 책을 출간했다. 바로, 《애플에서는 단순하게 일합니다》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스티브 잡스의 유산과도 같은 경영문화를 비롯하여 성과를 내면서도 좋은 팀워크를 유지하는 법, 의미 있는 회의를 진행하는 법, 복잡한 일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법 등 자신이 직접 겪고 배운 애플의 고유한 업무처리 방식을 촘촘하게 소개한다.
그는 책의 서두에서 애플에 입사할 당시 15년 차 개발자로 동종업계에서 잔뼈가 굵었지만, 애플의 기업문화에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고백한다. “애플의 시계는 일반기업의 시계와 다르게 작동합니다. 6배 빠르게 움직이죠. 덕분에 애플의 업무량은 어마어마합니다.” 녹록지 않은 직장생활이었지만, 저자는 애플에서 일한 덕분에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잡스의 경영철학이 깃든 특수한 조직체계에서 복잡한 업무도 완벽하게 처리하는 법, 여러 부서와 마찰 없이 소통하는 법, 냉혹한 평가 속에서 자신만의 경쟁력을 만드는 법 등 다양한 업무 기술을 체득했기 때문이다. 그 생생한 경험과 현장의 인사이트가 담긴 이 책이야말로 일류 기업인 애플이 어떻게 일하고, 그들과 같이 되려면 어떠한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알려준다. 실질적인 업무 코칭이 필요한 직장인, 자신이 속한 조직을 일류로 만들고 싶은 관리자, 사업을 준비하는 창업자라면 이 책을 읽어라. 당신의 커리어를 올릴 수 있는 마지막 열쇠가 되어줄 것이다.
나의 고찰
긴 말 필요없이, 이 책을 읽고 감사하게도 내 회사를 더 사랑하게 됐다. 저자가 말하는 애플에 대해 생각해 보자면 한 분야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대학 교수님과 같은 사람들이 모인 장소인 것 같다. 하지만 대학 교수는 자신을 위해 하는 직업이고, 애플은 결국 회사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모인 장소이다.
‘내가 사랑하는 회사, 오고 싶었던 회사라서’, ‘내 역량을 키우기 위해’, ‘내가 만든 제품이 사람들에게 사용되기 때문에’ 등 ‘나’를 위하는 척하는 모든 행동들이 결국은 ‘애플’이라는 기업의 수익과 발전을 위해 사용된다는 점을 알기에 책을 읽는 내내 약간의 불쾌감마저 느껴졌다. 심지어 저자는 본인이 그 애플에서 얼마만큼의 인정을 받고 업무를 수행해냈다는 것을 표출하는 자신감을 보이는데, 본인의 노력을 알아줘야만 한다고 말하는 아이처럼 느껴졌다.
나도 어느정도는 이해한다.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 기업에서 근무하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일지. 다만, 장점에 대해 신나게 얘기했으면 어느정도 본인이 느꼈을 애플의 잘못된 기업문화를 확실히 짚어줬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장점은 장점이고, 단점은 단점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애플이 위대해질 수 있었던 장점입니다! 책 내내 이러한 패턴이 반복된다.
내가 생각하는 외국계 기업은 훨씬 자유분방하고 수평적이며 서로 의견을 받아들이고 건전한 회의를 통해 최선의 답안을 찾아가는 곳이었는데, 이 책을 읽고 어느 회사라도 대기업은 똑같구나, 특히 애플은 더욱 심하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