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세 번이나 죽을 뻔했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난 소년은 어떤 어른이 될까?
기적과 우연과 여행에 관한 이야기『구경꾼들』. 현대문학상을 비롯한 다수의 상을 수강한 작가 윤성희의 첫 장편소설 로, 온라인에 인기리에 연재했던 것을 모아 한 권으로 엮었다. 세 번이나 죽을 뻔했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난 소년이 자기 삶을 구경꾼의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스스로 연민하지 않고 누군가에게 고백하지도 않으면서. 그리고 마침내 소년은 자신의 이야기보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세상 저편 누군가의 이야기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 된다.
첫 장을 펼쳤을 때는 다소 혼란스러웠다. ‘아버지’가 모텔 카운터에 전화하며 이야기를 시작하자마자 곧바로 ‘아버지’와는 아무 상관도 없어 보이는 타인들-아버지와 어머니 이전에 방을 사용한 손님들-의 이야기를 꽤 길게 풀어놓았기 때문이다. 그러고는 아버지가 어릴 적 아이스박스에 갇혔을 때 아이스박스가 몇 번 버려졌는지와 그에 대한 상세한 사정까지 알게 되었다는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아이스박스에 오래 갇혔다고 그런 걸 알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그것은 좁은 공간에 갇혀 옴짝달싹 못 하는 채로 꼬박 이틀을 보낸 어린이가 본 환상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하지만 계속 글을 읽어내리다 보니, 이는 그야말로 이 작품을 그대로 함축해 놓은 시작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