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내가 ADHD면 어떡하지? 내가 ADHD였으면 좋겠다!”
세상의 리듬과 불화하며 불안정한 박자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어느 날 갑자기 프리랜서가 된 출판편집자 김의심 씨. 프리랜서의 달콤한 자유를 만끽하나 했는데, 어느새 일도 생활도 엉망이 되어간다. 자고 일어나고 밥 먹고 일하는 시간은 제멋대로고 시간 배분을 제대로 못해서 매번 다급하게 마감을 해치우는(?) 생활을 반복하며 매일 머리를 쥐어뜯고 자신을 미워하는 게 일상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갑자기 세상 사람들이 너도 나도 ADHD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내가 쓰레기라서 이렇게 사는 줄 알았는데 이게 질병일 수 있다고? 질병이라면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 아닌가? 그럼 나도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일까? 그런데 혹시 불치병 같은 거면 어떡하지?
‘내가 성인 ADHD 아닐까?’ 하는 막연한 의심과 ‘만약 질병이라면 내가 환자가 되는 것인가?’ 하는 뜻밖의 불안. 치료라는 이름의 희망과 질병이라는 낙인의 두려움. 이랬다가 저랬다가 머릿속이 복잡한 김의심 씨는 도대체 성인 ADHD가 뭔지, 왜 갑자기 사람들이 ADHD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인지, 자신이 가진 기대와 두려움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아보기로 결심한다. 그래, 모르면 물어보자. 의심 씨는 떨리는 마음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안주연 선생님의 진료실 문을 두드린다.
“김의심 씨, 안녕하세요. 시간 맞춰 오느라 애쓰셨어요. 오, 짐이 많으시네요. 펼쳐진 노트북은 여기 책상 위에 놓고 사용하시면 되고, 가방이랑 옷은 옆의 의자에 놓으시고요. 어, 위험해요, 그 종이컵은 제가 받아드릴게요.”
최근 성인 ADHD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인드맨션의원 대표원장으로 일하고 있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저자는 자신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을 연 것이 '16년도였으며 약 '18년 경부터 성인 ADHD에 대해 언급하거나 진단을 받고 싶어 하는 분들이 늘어난 것을 느낀다고
말한다.
실제로 통계를 살펴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하면 ADHD로 진단받은 30대 환자가 '18년 약 2,300명에서 '22년에약 16,300명으로 거의 7배나 급증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성인 ADHD 환자가 늘었다는 것은 느낌이 아니라 사실인 것이다.
ADHD란 무엇일까. 간단히 말해 우리 정신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컨트롤 타워가 먹통일 때 모든 것이 뒤죽박죽되는 것. 그것이 주의력 저하, 과잉행동, 충동성 등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최근에는 여기에 더해서 과집중(hyperfocus), 감정 조절의 어려움, 그리고 과도한 잡념 (또는 과도한 방황하는 마음-excessive mind wandering)도 중요한 특성으로 보고있다. 참고로 과집중은 흔히 과몰입이라고
부르는 상태, 다시 말해 자신이 흥미를 가진 것에만 지나치게 몰입하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중요한 일보다 나에게 흥미로운 일에만 시간을 쓰게 되니 내가 꼭 해야 하는 일들이 뒷전으로 밀리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또한 감정 조절이 어려워 화를 참지 못할 수 있으며 반대로 지나치게 감정이 바닥으로 가라앉기도 한다.
머릿속에서 끝도 없는 생각들이 마구잡이로 뒤엉켜서 주어진 업무(공부)나 지시를 수행하고, 정보를 기억하고, 적절하게 집중력을 발휘해 일을 기한 내에 끝내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