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수학 교수가 풀어내는 심리학의 정석
수학과 심리학. 전혀 연관성이 없는 것 같은 두 학문에는 의외로 공통점이 꽤 많다. 두 학문은 모두 과학인 동시에 예술적 속성이 많으며, 패턴을 연구한다. 수학과 심리학은 둘 다 ‘문제 풀이’가 주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 해결 과정이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이며, 때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답을 찾을 수 없을 때도 있다. 해답에 이르는 경로가 여럿일 수도 있다. 물론 두 영역 모두에서 풀이 과정 자체는 의미 있는 궤적이 된다.
이 책은 이처럼 다른 듯 닮은 심리학과 수학에 대한 융합적 접근을 시도한다. 수학이 우리의 마음 또는 인간 관계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이야기한다. 이러한 시도가 가능한 것은 오롯이 저자의 특이한 이력 덕분이다. 수학과 상담심리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2개나 갖고 있는 저자는 현재 학부에서는 수학과 심리학을, 대학원에서는 상담심리를 강의하고 있다.
트라우마를 통해서 심리적으로 더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은 이해를 한다. 다만 시간이 많이 지나고 트라우마를 옅게 인식하게 되는 시기에 그렇게 느낄 수 있다고 본다. 급수가 수렴하고 발산하는 개념을 설명하면서 작은 상처도 쌓이면 커진다고 알려준 점은 좋았다. 언어 폭력의 심각성을 또 따로 인지할 수가 있었다.
수학에서 철학 논리가 엄청 센 건 알고 있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수학 연구를 하면서도 무리수 같은 개념은 아예 미신 취급을 했다. 이 책에서 피타고라스학파가 그랬다고 나온다. 다만 수학은 무리수나 복소수 같은 개념을 도입했을 때 신세계가 펼쳐졌다고 해도 될 정도로 발전이 빨라졌다.
수학, 심리학을 동시에 전공한 사람이라니 저자는 상당히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였다. 수학을 가르치면서도 학생들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학문을 열심히 해 성과를 낸 저자조차도 수학을 왜 공부하는지 생각했다고 한다. 꾸준히 자신에게 물음을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알고 보니 심리학 박사는 나중에 취득했는데 교수로서 일을 하면서 행복감을 덜 느낀 것으로 보인다. 교수라는 안정적인 직장을 두고도 심리학이라는 또 새로운 학문에 대해서 공부하고 싶다고 느낀 지적 호기심, 도전하는 용기 모두 대단하다고 생각을 한다. 로그함수를 보면 나중에 차이가 점점 줄어든다고 한다.
수학 공부한 사람이 심리학 박사가 되었다니 상당히 흥미롭다. 저자가 공부를 다시 시작한 나이가 교수로 자리잡고 나서였기 때문에 고충도 있었으나 결국 늦게 시작하는 게 나중에 보면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걸 알았다고 한다. 심리 작용을 수학 공식으로 만든 건 이해가 어렵다.
완전 자세한 설명이 없기도 했고 심리를 간단히 수치화해서 볼 수가 있는 것인지 조금 의문이 든다. 재밌는 공식이 나온다. 사랑의 양이 심리적 거리가 가까울수록 커지고 상수값에 비례한다는 주장이다. 사실 사랑은 감정인데 이걸 숫자로 형상화, 표현화할 수가 없다고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