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고전학자이자 30년 『논어』 탐독자와 함께하는 나의 첫 『논어』 읽기
“『논어』를 1도 모르는 초보자를 위한 책!”
누구나 살면서 한번은 『논어』를 접하게 된다.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다르게 읽히는 것이 고전의 매력이라고는 하지만, 『논어』만큼 다양한 빛깔로 독자들을 사로잡는 경우는 드물다. 자기 수양을 위한 필수 인문서로 사랑받는가 하면, 개인의 성공을 위한 자기계발서로 치부되기도 하며, 급기야는 젊은이들을 훈계하려 드는 꼰대 같은 책으로 내몰리기도 한다. 철학인 듯 종교인 듯 더 나아가 문학인 듯도 한 이 기묘한 책에 대해 호기심이 일지만, 마음먹고 이 문제작을 읽어 볼라치면 어려운 한자와 다양한 해석들, 그리고 그 해석보다 더 긴 주석들 때문에 진도를 내기가 쉽지 않다. 공자가 살았던 2,500년 전 중국 ‘춘추시대’의 정치 상황과 스승만큼이나 유명세를 떨치는 제자들의 면면까지 이해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명성 때문에 도전했지만, 바로 그 명성 때문에 『논어』를 처음 읽으려는 입문자에게 진입 장벽은 너무 높기만 하다.
저자가 가장 고심한 부분이 바로 이 대목이다. 『살면서 한번은 논어』는 『논어』의 주요 텍스트를 여섯 가지 주제로 나누어 10대 청소년부터 70대까지 누구나 편안하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로 시작하는 천편일률적인『논어』의 순서를 따르지 않고, 오늘날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스토리로 엮어 낼 만한 『논어』 구절들을 전체에서 세 대목씩 떼 내어 풀어 썼는데, 『논어』의 매력에 빠질 수 있도록 핵심 내용을 담으면서도 지금껏 잘 알지 못했던 공자의 인간적인 모습들까지 엿볼 수 있도록 다채롭게 풀어놓고 있다. 또한 적재적소에 한자의 연원과 뜻풀이를 이야기 속에 녹여 내어 ‘인仁’과 ‘습習’ 같은 논어 속의 주요 개념을 인상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마치 오랜 친구에게서 온 반가운 편지처럼 편안하게 읽히는데 저자 자신이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30여 년간 꾸준히 『논어』를 탐독한 데다가, 대학에서 매 학기 『논어』를 가르치면서 학생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독자들이『논어』 텍스트를 지식이 아닌 지혜로 받아들이기를 바라는 저자의 순수한 열망은, 여러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는 다양한 『논어』들을 충실히 소개하면서도 독자 스스로의 삶의 경험과 감성으로 고전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안내하는 책이 되게 하였다.
큰 사람은 됨됨이가 훌륭하거나 큰일을 해낸 사람을 말한다. -큰 사람을 찾아- 묶음에서는 큰 사람은 그릇이 아니다. 사람의 등급. 비교할 겨를이 없다. 말의 어려움. 바람이 불면 풀이 눕는다. 로 꾸며져 있었는데 논어에는 군자, 선비를 등장시켰다. 공자와 자공이 질문하고 대답하는 데 스승과 제자의 깨침을 가늠해 볼 수 있었다. 공자는 군자를 두고 선천적으로 얻어진 특별한 지위가 아니라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 쌓아진 덕성을 가진 사람이며 보통 사람보다 뛰어나고 보편적이면서 치우치지 않아 두루두루 넓게 보는 시야를 가진 사람이면 군자, 큰 사람의 기본조건이 된다 했다. 그런데 –군자불기-도 말했는데 이는 군자를 두고 –그릇이 아니라-는 말을 했다. 이는 어느 하나에 국한된 그릇이 아닌 용처가 분명한 그릇이 되어라. 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벗이 있어 먼 곳으로부터 오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성 내지 아니하면 또한 군자 아닌가? 논어를 펼치면 맨 처음에 나오는 글이라고 한다. 논어는 공자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이 기록하여 만든 책이다. 저자는 공자와 논어를 추려서 핵심 사상을 전해 주고 있는데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것도 있지만 우리가 들어 본 것도 새롭고 다채롭게 해설해 주었다. 공자가 말하는 배움의 길은 –진짜 안다는 것, 배워서 남주자, 묻고 묻고 또 묻고, 한 걸음 더, 나를 알아줄 이 없어도-로 묶여져 있다. 공자와 제자들이 나눈 대화는 어렵지만 저자가 쉽게 풀어주어서 배움의 길을 재미있게 읽었다.
공자는 2500년 전의 사람이다. 그는 73세를 누렸다. 공자가 살던 때에 73세는 장수한 셈이다. 그 시대는 평탄하지 않았고 개인의 삶도 윤택하지 않았다. 마음고생을 많이 했을 공자는 많은 어려움에도 73세까지 자신의 삶을 잘 다독이며 모범적인 생활을 하며 살았을 것이라 생각해 본다. 삶을 살아내면서 공자의 실행은 –스스로 답을 구하라,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라, 잘못에서도 배워라, 인생의 단계마다 이루어야 할 것, 연마의 비결-이라는 목록을 통해서 알 수 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도 공자의 지혜와 행실을 배우면 인생을 오래 살아내며 더욱 가치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30년 넘게 –논어-를 읽고 가르쳐 오고 있다고 한다. 나에게도 좋은 책은 저자 말대로 거듭해 읽을수록 철학이기도 하고 종교이기도 하고 때론 문학이기도 했다.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을 주고 새롭게 하고 꿀 송이처럼 달게 했던 성경처럼 논어도 지혜를 늘 줘서 30년을 행복하게 지냈을 저자의 모습을 그릴 수 있다. 원래 논어는 2000년 전, 내용 중에는 2500년 전이라는 말도 있긴 했지만 유구한 역사를 이어왔다. -논어-는 사회가 어려울 때 타개책으로 소환되기도 하고, 반대로 사회 발전하는데 없애야 하는 유교 관념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자기 수양을 빚는 인문 도서로 자리 잡기도 하고, 자기개발서로 치부되기도 하고, 기성세대, 꼰대의 신세대 훈계하는 이상한 책으로 몰리기도 했던 적도 있었다.
사람들이 살면서 한 번은 꼭 읽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논어-를 쓰게 되었다는 저자는 논어의 많은 구절 가운데 이야기로 엮어낼 만한 부분을 풀어내었다고 했다. 첫째 묶음은 사람의 향기 둘째 묶음은 삶의 중심 셋째 묶음은 배움의 길 넷째 묶음은 큰 사람을 찾아 다섯째 묶음은 실행의 기술 여섯째 묶음은 최선을 다한 후로 엮어져 있다. 제자들 사이에서 공자를 지칭할 때 존경의 마음을 담아 덕행이 있는 공자를 –자-로 불렀는데 –자 왈-은 –스승님께서 말씀하셨다-로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