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민초들의 삶에서 길어 올린 풍자와 해학의 작가 김주영이 1975년에 발표한 첫 소설집, 가 재출간되었다. 1970~80년대에 출간한 첫 작품집을 젊은 평론가의 새로운 해설과 함께 복원하는 '소설 르네상스' 시리즈 가운데 한 권이다.
김주영 초기 소설의 주인공은 대개 도시 정착에 실패한 뜨내기들인데, 소외된 사람들을 조명하는 작가의 시선은 인간을 극단적으로 변질시키는 도시의 악마적인 힘을 겨냥하고 있다.
생존을 대가로 타락과 위선을 부추기는 도시 문명과 도시인의 그늘을 비판적으로 조명하고 있는 이 작품집에서 특이한 것은 그 탈출구를 모색하는 방식이다. 작가는 낭만적인 유토피아를 상정하는 대신, 규범을 거스르는 당돌한 악인들을 통해 긴장과 생명력을 이끌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