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 순간 한 순간은 별 볼 일 없었지만, 모아 놓고 보면 분명히 작게 빛나는 것이 있다. 지금은 너무도 우울하고, 창백하고, 시퍼렇게만 보이는 일들이, 시간이 지나면 하나 둘 잊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따뜻하게 보이기도 한다.
전작 『시간과 장의사』를 통해 상실로 가득찬 20대의 삶을 현실적으로 그려 낸 작가 이묵돌이 우울에 관한 글을 선보인다. 페이스북 페이지/인스타그램 “이묵돌”에서 2019년 11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쓴 공개 엽편들과 미공개 단편까지 서른 두 편의 글을 수록했다.
흔히들 블루Blue를 슬픔의 색이라고 말한다. 왜 그런지 설명을 해주는 사람은 없지만, 설명이 없어도 어쩐지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푸른 빛에는 사람의 슬픔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분명 존재한다. 얼마나 푸른 빛깔인지는 사람마다 달라도, 우리가 블루blue라고 부르는 색에는 모두 슬픔이 담겨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제목, 블루 노트에서의 블루 또한 슬픔을 나타내는 블루다. 영어권에서는 블루를 우울증과 연결짓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유행했던 단어로는 ‘코로나 블루’가 있다. 코로나로 인해 생긴 여러 가지 제약으로 인해 느끼는 우울감을 영어권 사람들은 코로나 블루라고 불렀다. 한국 또한 이를 받아들여 같은 의미로 코로나 블루라는 말을 썼었다. 더 이전에 쓰던 블루로는 메리지 블루Marriage Blue가 있다. 결혼 전 느끼는 우울증을 일컫는 말로, 같은 이름의 영화 또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다.
블루 노트에는 우울한 이야기들이 많다. 이별한 사람, 삶에 체념한 사람, 자신에게 불만족을 느끼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색깔이 다른 손수건처럼 정리되어 있다. 서로 다른 주인공, 서로 다른 전개에도 주요한 정서는 놀라울 정도로 같다. 바로 ‘우울’이라는 정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