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리뷰어 츠바이크를 만나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우리에게 뛰어난 전기 작가로, 그리고 소설가로 널리 알려진 인물입니다. 그의 평전과 소설 대부분이 국내에 번역되어 그의 작품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지요.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정신분석학과 예술사 그리고 문학에도 조예가 깊었던 그는 자기 시대를 꿰뚫어 보는 당대적 시대정신과 역사적 통찰력이 남달랐으며, 그에 더해 인물 분석 능력과 문학적 심미안, 유려하고 상상력 가득한 문장력까지 갖춘 작가였습니다. 우리는 그의 작품에서 이러한 그의 재능이 한껏 빛을 발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그가 당대의 최고 유명 작가로 손꼽혔던 이유이자 현재까지도 그의 명성이 시들지 않고 그의 작품이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이유일 겁니다.
츠바이크는 전기 작가와 소설가로 정평이 나긴 했지만, 누구보다 훌륭한 리뷰어이기도 했습니다. 리뷰어로서 그의 면모는 아직까지 제대로 소개된 적이 없는데, 바로 이 책 『모든 운동은 책에 기초한다』를 통해 우리는 리뷰어 츠바이크의 진면목을 비로소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서론
슈테판 츠바이크의 <모든 책은 운동에 기초한다> 에서는 책의 위상과 그 효험에 대해 “지금 우리 삶에서뿐 아니라 그 어디에서나 책은 모든 지식과 학문의 시작을 이루는 알파와 오메가다. [...] 책을 사랑하는 자는 스스로의 눈만이 아니라 셀 수 없는 이들의 영혼의 눈으로, 그들의 놀라운 도움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헤쳐 나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슈테판 츠바이크, 『모든 운동은 책에 기초한다』, 오지원 옮김, 유유, 2019, 26쪽.
라고 표현했다. 그가 말한 것처럼 책, 나아가 문장과 문자는 고대로부터 거의 모든 고등 지적 활동의 기반이었고, 정보전달과 문학에 관련해서는 특히 불가침적 위상을 확보했었다. 그러나, 21세기의 폭발적인 기술발달로 인한 디지털, 또는 영상 매체의 유행은 그 위상에 도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실제로 어느 정도 대체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